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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숙 Jun 16. 2015

문자도 (異) -1

키숙이의 즐거운 일상

벌써 동양화 그림 수업을 수강한 지 6개월째 접어들었다.


처음에는 붓으로 선을 제대로 긋지도, 먹의 농담도 대충 감으로 맞췄었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선을 얇게 그리는 것도 가능하고 먹의 농담도 대충 예상하고 그릴 수 있게 되었다.


2015년 1월 6일 첫 수업에서 그렸던 수묵 담채화

그리고 오늘!

6개월간  향상된 그림 실력에 한껏 취해있던 나를 당황하게 하는 수업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바로 "문자도" 그리기였다.


선생님께서는 2주일 전부터 어떤 문자를 그릴지, 어떤 사물을 그려 넣을지 미리 생각해 오라고 했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수업 전날이 되어서야 문자도로 그릴 한자를 정해서 수업에 참여했더니 이게 생각보다 만만치 않은 것이었다.


내가 간신히 정한 글자는 "다를 이(異)"

네모 반듯하고 부수도 어렵지 않아서 쉬울 줄 알고 택했는데, 뜻에 맞는 소재를 찾기가 어려웠다.

참고로 사랑 애(愛)를 그리신 분은 원앙을 그리셨다.


그래서 그냥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그럴싸하게 그려보자는 목표로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1. 일단 한자를 인쇄한 종이를 밑에 깔고 밑그림을 그렸다.

밑그림 그리기

인터넷에서 문자도를 찾아보니 주로 용과 잉어를 그려 넣는 것 같아서 나도  용과 잉어를 그리기로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異 한자가 네모 반듯하게 구성되어 있어서 문자도 그리기에 쉬울 거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빈 곳 없이 꽉 찬 글자라 용과 잉어를 배치하기 어려웠다.

고민 고민하다가 먼저 田의 口 대신 용이 둘러싸고 있는 모습을 그리고 인터넷에 있는 그림들을 참고하여 용을 물고 있는 잉어를 그렸다.


그리고 잉어 반대편엔 뭘 그릴까 한참 고민하다가 선생님의 조언에 따라 나무와 바위를 그렸다.




2. 먹선 그리기

선 그리기

가지고 있는 가장 얇은 붓으로 먹선을 그렸다.

옛날에는 얇은 선을 잘 못 그었는데, 이제어느 정도 그릴 수 있게 되었다. (손 엄청 떠는 건 함정)

덧) 밑그림을 그리고 나니 너무 배고파져서 콜라를 한 캔 따 마셨다. 그리고는 갑자기 딸꾹질이 시작되어서 먹선 그리는데 엄청나게 애먹었다는....
한자랑 비교

그리고는 사진에는 없지만, 잉어의 비늘도 그려 넣었다.

용 비늘은 그릴까 말까 하다가 안 그리고 색으로 표현하기로 결정!



3. 채색 시작

정신을 집중하여 채색 시작

먹선을 침범하지 않도록 정성을 다해 (꼼꼼하게) 칠했다. (엄청난 집중력을 요함)

칠해놓고 보니 노란색이 참으로 예쁘다. 이래 봬도 물감 두 개 (노란색/황토색)을 섞어 만든 색이다.


4. 계속해서 칠하기~

오늘은 여기까지


사진에는 잘 안 나왔는데 용에게 비늘 대신 주황색 반점을 그려 넣어줬다.

마르고 나면 더 진하게 그려줘야겠다.


보라색과 초록색 물감이 없어 갖고 있는 물감을 혼합하여 만들었는데 생각보다 맘에 들게 나왔다.



그리고 여기까지 채색하는 데 3시간 걸렸다.


나머지는 다음 주에 마저 그릴 예정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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