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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서영 Oct 25. 2016

뉴욕에서 '카페'하기

18곳의 카페와 함께한 두 번째 뉴욕 여행_01

* PC로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D


지난 8월, 뉴욕 여행을 마치고 워싱턴으로 돌아가면서 꼭 날씨 좋을 때 뉴욕에 한 번 더 와야지 라는 다짐을 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볼 게 너무 많아서 '유명한' 명소들만 즐기기에도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뉴욕의 랜드마크들을 전부 다 보려고 나름 애를 써서, 허겁지겁 여행을 바쁘게 끝낸 기분이 컸다. 


여행을 마치고 워싱턴으로 가서 나름의 일상을 보냈다. 아기자기하고 차분한 워싱턴이 싫은 건 아니었지만 다시 한번 뉴욕에 가고 싶었다. 바쁘고 복잡한 그 도시가 왜 그렇게 끌리는지 모르겠지만, 그냥 가고 싶었다. 날씨 좋은 가을 즈음에 수업을 빠지고서라도 뉴욕에 꼭 가야지 생각하고 덜컥 메가버스를 예약했다. 다행히 가을방학이 우연히 겹쳐서 수업을 적게(그래도 빠지긴 빠짐 하하..) 빠지고서 갈 수 있었다. 사실 뉴욕에서 '볼거리'라고 칭해진 관광명소들은 거의 다 본 상태였다. 물론 그런 랜드마크들도 다 너무 예쁘고 좋았지만 그런 것들을 다시 보고 싶어서 가는 건 아니었다. 



도시를 느끼고 싶었다. 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뉴욕, 그 도시를 여유롭게 천천히 느껴보고 싶었다. 숙박과 교통만 해결하고 진짜 하고 싶은 대로 해야지 하는 생각으로 뉴욕에 갔다. 중요한 건 지난번에 다 봤으니까, 하는 마음에 부담감도 덜했다. 



6일간의 두 번째 뉴욕을 카페와 커피로 채웠다. 평소 내 취향을 가-득 반영한 여행이었다. 뉴욕까지 가서 고작 카페나 가다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내가 좋아하는 도시에서 좋아하는 공간에 가고,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게 얼마나 행복하던지...! 이번 여행은 혼자서도, 혜인 언니랑 둘이서도, 교환학생 친구들이랑 여럿이서도 다닌 다채로운 여행이었다. 누구와 함께 했는지, 그곳에서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에 따라 뉴욕의 카페도 각자 다른 느낌으로 기억된다.


두 번째 뉴욕에서 방문한 18곳의 카페는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에서 봤던 '핫한' 카페들도 있고, 구글 지도나 CUPS 어플을 보고 발길 닿는 대로 찾아간 카페도 있다. 커피와 디저트류를 사랑하는 나는 카페가 참 좋은데, 그 이상으로 카페를 좋아하는 이유는 공간의 감성을 온전히 느낄 수 있어서다. 작년에 마을학개론 수업을 들으면서 건축과 공간의 활용에 대해 관심이 생겼는데, 그 이후부터 더더욱 카페에서 파는 커피/디저트 외에도 카페라는 '공간' 자체에 관심이 간다. 



뉴욕에 있다는 설렘과 함께, 고소한 커피와 달달한 디저트로 매일을 보냈던 두 번째 뉴욕 여행을 회상하면서 

뉴욕 카페 18곳을 소개하고자 한다.


The bean / Cafe La Cerra / Blue Bottle / Hanamizuki /Ruby's cafe / Junior's Bakery / Caprices by sophie / Devoicion / Bean&bean / Five leaves / Serendipity 3 / Kobrick coffee / Ninth Street Espresso / Konditory / Le Pain Quotidien / Greecologies / Dominique Ansel Bakery / Woop's Bakeshop  | 이번에 방문한 18곳의 뉴욕 카페들



카페 소개에 앞서, 이번 여행에서 아주 잘 이용한 CUPS 어플을 추천하고 싶다. CUPS 어플은 뉴욕의 개인 카페들이 연합해서 만든 어플로 계정을 만들면 5잔 혹은 15잔의 음료를 Plan 가격으로 미리 사서 이용하는 방식이다. 5잔에 Basic Plan은 $11, All Drink Plan은 $18인데 가입하면 $5 무료로 주고, 추천인 코드 입력하면 $5를 또 받아서 결과적으로 아주 싼 가격에 Plan을 구입해서 음료를 마실 수 있다. 아이폰 기준으로 미국 계정으로만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어플에 들어가면 내 주변에 CUPS로 이용할 수 있는 가까운 카페가 뜬다.


*자세한 CUPS 이용 방법은 여기를 참고해주세요*

http://blog.naver.com/cheese_e/220844674756





1. The bean


혜인 언니를 만나기 전날 저녁에 혼자 갔던 카페다. CUPS를 보고 가장 가까운 카페로 찾아갔다. 이때까지만 해도 CUPS에 대한 신뢰가 별로 없어서, 이상한 카페를 알려주지는 않을까 반신반의하며 찾아갔다. 워싱턴 스퀘어 파크 근처에 위치한 The bean 은 꽤 늦은 시간이었는데도(저녁 9시) 공부하는 학생들로 가득 찼다. 안에서 마시고 싶었는데 자리가 없어서 밖으로 나왔다. 다행히 카페 바로 앞에 의자가 여러 개 있었다.



NYU 근처여서 그런지, 거리에는 삼삼오오 몰려다니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분명 혼자서 저녁까지 신나게 먹고 즐거운 마음으로 카페에 갔는데 문득 쓸쓸한 기분이 들었다. 괜히 영화의 주인공이라도 된 양 아련하게 밖에 앉아서 커피를 마셨다. 센치해진 감성에 커피잔을 벤치에 두고 사진도 여러 장 찍어보고... 남 눈치 잘 안 보는 나라서 혼자 여행하면 별별 행동을 다한다. 안에 자리가 혹시 날까, 계속 기다리다 도저히 기미가 안 보여서 바로 워싱턴 스퀘어 파크로 갔다.



2. Cafe La Cerra

목요일 하루는 호스텔에서, 다음 날부터는 토론토에서 오는 헤인 언니를 만나 함께 한인민박에 머물렀다. 하룻밤을 혼자 자고 다음날 아침에 베이글을 먹으려다가 거리가 꽤 있어서 CUPS에서 제일 가깝다고 뜬 카페에 갔다. 호스텔 주변이 딱히 번화가가 아니어서(뉴욕에서 번화가이고 아니고를 따지는 게 조금 이상하긴 하지만) 여기 역시 별 기대 안 하고 갔는데 너무너무 예쁜 카페였다.



조금 작지만 깔끔하고 정갈한 느낌의 카페, Cafe La Cerra. 진짜 뉴요커들이 자주 방문하는 것 같았다. 나이가 지긋하신 할아버지부터 바빠 보이는 직장인까지 많은 사람들이 다녀가더라. 나는 아침을 먹을 생각에 아사이 보울(Acai Bowl)을 주문했다. 플랫 화이트도 마셔볼까 하다가 오늘은 왠지 커피를 많이 마실 것 같아서 하나만 먹기로 했다.



아침에 요거트랑 블루베리를 먹는 습관이 있어서 더 만족스럽게 먹었던 아사이 보울. 생긴 게 너무 예뻐서 먹기 전에 사진을 정말 많이 찍었다. 아보카도 토스트도 먹어보고 싶었는데... 혼자 여행하면 먹는 걸 많이 못 시키는 게 조금 아쉽다. 아침부터 예쁜 카페에 기분이 너무 좋아져서 꽤 추운 날씨였는데도 신나 하면서 카페를 나왔던 기억이 난다.



3. Blue Bottle

뉴욕 여행 좀 찾아본 사람들이면 전부 알만한 Blue Bottle. 지난 8월에 머물렀던 숙소가 브라이언트 파크 근처여서 블루 보틀 한 번 맛본 이후에 아침마다 들려서 아이스 라떼를 먹었다. 뉴욕으로 당일치기 여행을 왔던 선우랑 정보 오빠를 만났을 때 내가 뉴욕에 왔으면 이건 꼭 마셔야 한다며 굳이 데려간 곳이다. 본점은 브루클린에 있는데 브라이언트 파크 주변에도 체인점이 있다. 다른 미국 동부랑 서부, 일본에도 있다고 한다.



이번에는 아이스 라떼 말고 따뜻한 라떼를 마셔봤다. 뉴욕에서 제일 좋아하는 공원이 브라이언트 파크여서 커피를 들고 바로 공원으로 갔다. 아쉽게도 공원에서 공사를 하는지 내가 좋아했던 넓은 잔디밭은 볼 수 없었다. 그래도 옆에 테이블에 쪼르륵 앉아서 커피를 마셨다. 시그니처 메뉴는 뉴 올리언스 커피인데 나는 아이스 라떼가 제일 맛있다! 따뜻한 라떼도 맛있었지만 역시 아이스가 최고. 뉴욕에서 정말 여러 곳의 카페를 가서 커피를 마셔보았지만 나는 여전히 블루 보틀 아이스 라떼가 최고라고 생각한다. 



4. Hanamizuki


12시간을 달려 토론토에서 뉴욕으로 온 혜인 언니를 만났다. 상큼하고 healthy 한 게 먹고 싶어서 워싱턴에서 맛있게 먹은 Sweetgreen(샐러드집)으로 같이 가고 있었는데 외관이 너무 예쁜 카페를 발견했다. 건물 자체가 공사 중이어서 철기둥으로 가려져있었는데도 흙 속의 진주처럼 발견한 카페!



초록 초록한 외관이 예뻐서 들어갔는데 정갈한 일본식 가정식을 함께 파는 카페였다. 그렇게 큰 카페는 아니었는데 테이블 배치가 널찍하게 되어있어서 탁 트인 느낌이어서 좋았다. 음식은 $11.5 값어치의 반의 반 정도의 맛과 양이었다. 다음에 오면 차(tea)를 마시고 싶다. 일본식 가정식은 절레절레.


5. Ruby's Cafe


저번 뉴욕 여행에서 반해서 이번에 무려 두 번이나 갔던 카페! 예전에 태티서가 나오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촬영도 했던 곳이다. 그래서 그런지 갈 때마다 한국인들이 참 많다. 다양한 카페를 가보고 싶어서 새로운 곳에 가려고 했는데 여기는 두 번 갈 만큼 내가 정말 좋아하는 곳이다.



브런치와 식사도 가능한 카페이며 새벽 12시까지 운영한다. 이번에는 선우, 정보 오빠, 혜인 언니와 저녁에 한 번, 그리고 혜인 언니랑 브런치 먹으러 아침에 한 번 갔다. 내가 좋아하는 메뉴는 브론테 버거와 치킨 아보카도 샐러드! 특히 브론테 버거에 감자튀김을 추가해서 먹으면 정말 천국의 맛이다. 가격도 뉴욕의 물가 치고 매우 합리적이고 엄--청 맛있다. 



다음에 뉴욕에 또 오게 된다면 꼭꼭 누구 데리고 가고 싶은 카페. 지난번 여행 때 마셨던 아이스커피와 바질 레모네이드도 괜찮았다. 브런치부터 식사, 음료까지 다 되는 카페이니 누가 뉴욕에 간다고 하면 꼭 제발 가달라고 하고 싶다.


(나머지 13곳의 카페도 to be continued)




안녕하세요, 박서영입니다.

지난번에 쓴 글이 우연히 메인에 올라가서 많은 분들이 읽어주셨던데 정말 감사했어요 ‎( °ټ°)♥

저는 주로 블로그에 가공되지 않은 여행기와 일상을 기록하고(제가 말이 많아서 잡다한 내용이 많-아요 크크)

다음 브런치(여기!!!)에는 나름의 주제를 잡아서 정리된 글을 쓰려고 해요!

소박한 저의 글을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포근한 하루 보내세요! (๑˃̵ᴗ˂̵)و


블로그

http://blog.naver.com/cheese_e

인스타그램 @ seoyoungpark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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