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답게 살아가기 위하여
책 <나를 위한 노래> - 이석원
1 관계의 고통과 자유로움
p.22
"아, 타인이란 존재는 결코 없어질 수도 없고 없어진다고 해서 좋은 것도 아니구나. 그들이 있어야 나도 살아갈 수 있구나.
...
그러니까 이 타인이란 존재는 있어도 괴롭고 없어도 괴로운 것이더라."
p.24 누가 누굴 안다고 믿는 것에 대하여
"너희가 뭔데 날 판단하냐고. 누구도 타인을 함부로 규정해서는 안 되는 거거든요.
...저는 이러한 행위를 요약의 폭력이라고 부르는데요. 이런 태도가 특히나 폭력적인 이유는 수정을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사람이 살면서 어, 내가 잘못 생각했구나, 하고 자기 판단을 수정할 수만 있어도 우리가 사는 이 새상이 지금과는 굉장히 다른 모습일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법원만 해도 삼심제도라 해서 세 번의 기회를 주는데 우리 개개인은 타인에 대해서 하루에도 몇 번씩 자기 안에서 법정을 열면서도 한 번 판결 내리면 끝. 되돌리지 않죠.
사람은 변할 수 있는데. 설령 어렵더라도 그럴 가능성을 포기하면 안 되는데.
...타인의 변화 가능성을 그렇게 쉽게 일축할 수 있는 사람이 자기 자신인들 더 나은 사람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까요?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어갈 수 있을까요?
p.28
여러분께 여쭙고 싶은 게 있는데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제일 중요한 게 뭘까요. 신뢰? 배려? 아니요, 이걸 하지 않으면 신뢰고 배려고 사랑이고 할 수 있는 기회조차 사라집니다. 그게 뭐냐면, 많이 들어보셨을 거예요.
거리 두기. 이 네 글자.
...사랑은 문제 해결의 열쇠라기보다는 문제를 유발하는 원인에 더 가까운 것이거든요.
p.40
바로 거절을 할 줄 알아야 된다는 것이죠. 싫으면 싫다. 못 하겠으면 못 하겠다. 사실 그것만 잘해도, 인간관계에서 받는 대부분의 스트레스를 없앨 수 있거든요.
...
그걸 할 수 있는 용기와 상대방이 기분 나쁘지 않게 거절할 수 있는 스킬. 그게 중요하더라는 거죠.
p.47
누굴 미워하지 않게 된다는 건 결국 나를 살리는 길이기도 하다는 것인데, 그래서 이 사람과 사람 간의 일이라는 것은 정말 간단한게 아닌 것 같아요. 누가 누굴 알고 이해한다는 건 어쩌면 평생이 걸릴 수도 있는 긴 여정이기 때문에.
p.49 수정에 대하여
안다고 믿는 것은 좋다. 그러나 확신하지 말자. 내 부모, 형제, 친한 친구라도 내가 모르는 부분 혹은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있을 수 있겠구나, 정도는 생각하며 살자는 거죠.
타인에 대해서 아예 판단을 하지 말자는 게 아니라 단지 조심하자는 겁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는 타인과 세상에 대해서 너무 쉽게 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점점 더 짙어지고 있거든요.
...요약이라는 건요, 당장 받아들이기에 간편할지는 몰라도 필연적으로 오해와 단정을 부를 수 밖에 없습니다. 글에는 행간이 있고 맥락이라는 게 있는 건데 그걸 다 생략하고 핵심만 남긴다? 지금 문제집을 푸는 게 아니잖아요. 그런데 300페이지짜리 책 한 권을 한두 개의 문장으로 압축하듯, 수십 년 사람의 인생 역시 한두 마디 말로 요약한다고 생각해보세요.
p.53
내가 이해받고 싶은 만큼 타인도 이해하자.
p.56
저는 어떤 경우든 기본적으로 사람 때문에 기분이 상하거나 뭔가 부정적인 감정이 들면 일단 저를 먼저 살핍니다. 왜냐하면 저는 분명히 남들보다 예민한 사람이기도 하거니와 누굴 싫어하게 되면 일단 내가 손해거든요. 부정적인 에너지를 많이 소비해야 하니까. 그래서 더 신중하게 하려는 것도 있죠.
p.60
삶의 선택지를 항상 이것 아니면 저것, 이렇게 대비되는 극단의 두 가지로 한정 지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죠. 무슨 말이냐 하면, 타인을 대하는 방법에 친절 아니면 불친절 이 두 개만 있는 건 아니거든요. 좀 건조하고 단호한 친절도 있고, 그 중간의 선택지들도 많잖아요. 서비스업에서 어떤 분들 보면, 친절하되 먼가 모를 포스도 같이 있어서 함부로 대할 여지를 주지 않는 그런 분들도 있는 것처럼요.
그러니까 남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 때문에 아까운 내 장점을 버리기보다는 본인의 타고난 장점을 잃지 않으면서도 좀 더 강한 친절, 나를 지키는 친절을 한번 모색해보시는 것이 어떨까 하는 말씀을 조심스럽게 드려봅니다
p.68
무엇보다 그런 이유로 날 외롭게 하는 사람들을 주위에 두고 살면 과연 그게 외톨이가 아닌 걸까요? 저는 뭐든 대가는 치러야 한다고 생각해요. 내 자신이 소중하다면 혼자가 되는 것쯤은 감수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저는 오히려 그런 것을 개의치 않는 게 단단함인 것 같고, 세상은 그런 사람을 결코 외톨이로 놔두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2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선택들
p.73 ...
선택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살면서 가능한 한 다양한 경험을 쌓아야겠구나, 하는 것이었어요.
p.100
왜 나는 항상 0 아니면 1일까. 0.5라는 중간의 선택지도 있는 건데. 그래서 제가 언제부턴가 교훈을 얻은 게, 뭔가를 선택할 때 항상 양자택일하는 버릇을 고치자고 마음먹었습니다. 갈등이 있을 때 손절 아니면 맞춰주는 두 가지 선택지만 있는 건 아니니까요. 대화를 시도할 수도 있고 여러 중간 지점이 있는 건데 말이죠.
p.102
감정이 들어간 상태에서는 어떠한 결정이나 행동도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관계만 역전이 되거든요.
...감정이 실린 행동은 그래서 언제나 선택할 수 있는 최악의 카드라는 것이고, 아무리 화가 날 상황이어도 일단은 기분을 누른 다음에 찬찬히 생각을 해보는 게 좋습니다. 어떻게 행동하는 게 내게 가장 유리하고 똑똑하게 처신하는 것인지를.
인내하는 것은 당장은 힘들지만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가져다줍니다. 선택은 빨리 할수록 좋은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 충분히 시간을 두고 하는 것이 좋거든요. 특히 사람에 관한 선택이라면요.
p.105
인생에서 꼭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필요한 건 아니었는데. 항상 남에게 비치는 내 모습이 어떤지에 대해서만 신경을 썼지 진짜로 내가 바라는 나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거죠.
...선택은 남이 아닌 나를 위한 것이어야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자신보다는 남을 위한 선택을 합니다.
...좀 더 자유로워지고 싶다, 남들이 날 어떻게 생각하든 아무것도 가리거나 꾸미지 않아도 될 만큼 단단하고 자유롭게 살았으면 좋겠다, 이런 바람을 항상 갖고 살죠.
저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가 자유로움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게 없으면 인생은 결코 나다울 수도 없고 행복할 수도 없으니까요.
p.109
만약 여러분께서 어떤 사람이 되길 바라면 당장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그 생각을 놓지 마세요. 그냥 갖고만 계세요. 그럼 시간은 좀 걸리지만 내가 원하는 사람에 결국 가까워집니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그런 말 믿지 마시고, 언제든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믿어보세요. 그럼 무의식 속에서 계속 다른 사람이 되고자 하는 마음이 결국 나를 변화시킵니다.
p.111
당신은 평생 글을 써야 해요. 그러니까 얼른 책을 내세요.
...누군가의 선택이 한 사람을 살린 거죠.
여러분도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많은 선택들을 하고 또 받으시길 바라면서 오늘 이 시간을 마치겠습니다.
p.124
올바르고 정확한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체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창작자도 결국 이것과 저것 중에 어느 게 더 나은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선택하는 사람이잖아요. 그래서 가능한 한 악착같이 쉬려고 애를 씁니다. 무엇보다 머리가 신선한 상태에 있어야 선택의 정확도도 높아지고 지치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
3 나는 왜 쓰고 만드는가
p.136
결국 자기가 어떤 걸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입력의 질이 달라지기 때문에 무엇보다 이 고른다는 행위, 즉 좋은 작품, 나아가 세상의 좋은 것들을 알아볼 줄 아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너무나 중요합니다. 때문에 그러한 능력, 즉 안목과 판단이라는 부분이 저는 창작 인생 전체에 걸쳐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게 모든 걸 좌우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p.139
그럼 그렇게 중요한 능력을 어떻게 기를 수 있을까요. 제가 선택한 답은 실전입니다. 사람은 자기 자신이 어느 정도의 수준인지를 스스로의 힘으로는 알 수 없습니다. 단지 안다고 믿을 뿐이죠...창작자는 그런 나와 세상의 불일치의 간격을 가능한 한 줄여야 승률을 높일 수가 있는데, 그러려면 답은 남한테 물어보는 수밖에 없다는 거죠.
...
우리가 공개적으로 무언가를 하면 세상이 반응이라는 걸 합니다. 그럼 부정적인 것이든 긍정적인 것이든 그 안에 해답이 다 들어 있거든요. 지금 내 글이 어느 정돈지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 어디에 강점을 보이는지 다 알려줍니다. 그 이상의 스승이 없는 거죠.
...다시 말해서 질문을 주신 분께서는 지금 자신의 글로 단 한 명의 반응도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겁니다. 그 자체를 피드백으로 인식하셔야 한다는 거죠. 사람들이 무반응으로 내 글에 뭔가 문제가 있다고 알려준 거라는 거예요. 그럼 뭘 해야 할까요. 고민하고 분석해야죠. 왜 내 글은 독자를 모으지 못할까. 지금 내 힘으로 손님을 불려갈 수 없으면요, 나중에 아무리 큰 회사에서 책이 나와도 결과는 같습니다. 작가는 스스로의 힘으로 어느 정도의 독자는 모을 수 있어야 해요. 다른 창작자들도 마찬가지지만요.
...그러기보다는 어디든 좋으니까 무조건 공개적으로 자주 글을 써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나중에 진짜로 마주할 세상이라는 무대는 자비가 없는 곳이기 때문에, 그 무대에 서기 전에 최대한 실전 연습을 많이 해보는 게 좋다는 거죠.
p.142
창작자로서 제가 생각하는 중요한 것들에 대해 말씀 드리고 있는데요. 구체성을 잃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구체성이 뭐죠? '어떻게'가 실종되지 않은 상태.
작가님, 글을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정말 글을 잘 쓸 사람은 이렇게 막연하게 물어보질 않습니다...작가님, 저는 장차 이런 이유로 이런 글을 쓰고 싶은데, 그래서 이런저런 방법으로 노력을 해봤는데, 제가 볼 때는 제 글이 아직 이런 점이 부족한 것 같거든요. 이 부분을 좀 더 보완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구체성은 실천력에서 나오거든요...그래서 무엇을 하든 이 구체성, 그리고 실천력의 중요성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려봤고요.
p.151
취향 -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방향. 또는 그런 경향. 혹은 그저 내가 좋아하는 것들.
사실 이 취향이라는 게 모여서 결국 본인의 안목을 형성하는 것이기 때문에 취향은 그 창작자의 인생을 결정하다시피 한다고 보는데요.
p.156
그래, 사랑을 하는 데에 방식이 한 가지만 있는 게 아닌데 나는 어째서 그렇게 오랫동안 자책을 했을까. 나는 내 식대로 내가 좋아하는 걸 대했을 뿐인데.
...나는 이런 사람이구나. 나는 이렇게 내 일과 세상을 사랑하는 사람이구나.
비록 어느 한 가지 고정된 직업적 정체성을 가질 수는 없었지만, 어쨌든 뭐든 만들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사람, 다시 말해서 창작자인 건 분명하니까 더 이상 내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전처럼 많이 하지는 않게 됐죠. 사람이 자신을 수긍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는 건 엄청 큰 선물 같은 일이잖아요. 그때 인생의 큰 짐 하나를 던 기분이었는데요.
p.158
창작자는 무슨 일이든 내가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 그것만 명확하게 알고 있으면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다는 것이죠.
...어떤 일이든 그 일을 이루는 요소드을 놓고 보면 그 안에서는 대체될 수 없는 일이 있고 대체가 가능한 일이 있거든요. 항상 그걸 먼저 구분하는 게 중요한데...제 영상에서는 이 영상 자체를 구상하고 시나리오 짜고 콘티를 그리고 적절한 배우를 골라서 캐스팅한 감독의 역할은 누구도 대신할 수가 없죠. 대신하는 순간 그건 본질적으로 다른 작품이 되어버리는 것이기 때문에.
그래서 우리가 어떤 일을 할 때 가능한 한 대체될 수 없는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일의 주도권도 쥘 수 있고 세상이 계속 나를 필요로 하거든요.
p.163
내가 직접 대패질을 할 수 없다 하더라도 중요한 건 어떤 테이블을 원하는가라고 했잖아요. 그 테이블이 얼마나 개성 있고 필요에 부합하며, 나만이 선택하고 구상할 수 있는 것인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겁니다.
창작자는 내가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를 스스로 분명하게 알고 그것을 타인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어떤 일이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여러 분야의 많은 일을 경험하고 그에 관한 세부적인 부분들까지 배우고 익힐 수 있으면 당연히 좋겠죠...그러나 제가 지금 드리는 말씀은 세부적인 기술에 관한 것이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일의 원리에 관한 것입니다...그러기 위해서는 내 가게의 기술적인 문제들을 직접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좋지만, 더욱 중요한 건 내 힘으로 내 공간을 구상하고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는 거죠.
...내가 하는 일이 크든 작든,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는 한 세상은 분명히 나를 필요로 할 것이고 그럼 나는 계속해서 그 일을 할 수 있다. 이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는 거죠.
p.167
이유는 항상 달랐지만 변하지 않는 건, 나는 뭔가를 만들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는 사람이라는 거였죠. 그랬을 때, 그 뭔가를 어떻게 해낼 것인가에 관한 고민은 평생을 해왔고 그게 결국 내 일, 나아가서는 삶 전체를 결정짓지 않았나 합니다.
...그래서 저에게는 지금 시간이 별로 없기 때문에 그 얼마 안 되는 시간 동안 잘 찾아지지도 않는 '왜'를 찾는데 아까운 시간을 쓰기보다는, 남은 시간 동안 무엇을 할 거며 그걸 어떤 식으로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 고민하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죠.
...또한 마지막으로 이 세 번의 강연을 통해서 제가 말씀드린 타인과 세상으로부터 나를 지키고, 뭐든 더 현명한 선택을 하고, 변함없이 뭔가를 만드는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제가 이야기를 드린 이유는, 모두 조금이라도 더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였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나는 왜 쓰고 만들며 왜 더 나은 선택을 고민하는가. 오로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라는 거죠.
p.172
...사람을 만난다는 건 내 영혼에 때가 묻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단지 양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그래서 누구든 만나거나 어떤 식으로든 얽히고 나면 그때마다 씻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수하듯이 마음의 때도 늘 씻어줘야 한다는 거죠.
p.174
어떤 말을 듣든 최종적인 판단은 내가 내릴 수 있는 멘털과 능력을 기르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p.176
누가 나를 평가하면 저는 그 평가를 평가합니다. 그게 내가 새길 만한 내용인지 아니면 걸러도 좋을 말인지를요.
p.177 대체할 수 없는 존재가 되는 게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하면 그런 인물이 될 수 있을까요.
항상 나만이 할 수 있는 일 , 내가 아니면 안 되는 일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걸 하려고 드는 게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가령 내가 작가라면 나만이 쓸 수 있는 글을 쓰도록 해야 한다는 거죠. 그랬을 때 누군가 계속해서 내 글을 읽고 나를 찾을 테니까요.
...왜 어떤 영화를 보면 감독의 존재감이 영화를 보는 내내 관객을 압도할까요. 그리고 둘 중 어느 감독에게 더 오래 더 많은 기회가 갈까요. 답은 굳이 말씀드리지 않아도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내가 창작자라면 어느 쪽을 지향해야 하겠는지도요.
p.178
그런데 처음부터 너무 대단한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할 필요가 있을까요?
...그런데 실제로, 우리가 창작자로 살아가다 보면 나와 비교할 만한 대상이 아닌 사람과 비교를 하면서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모할 때가 많습니다.
...때문에 무엇을 보든, 남들이 비웃든 말든 나도 할 수 있어, 라는 생각을 의식적으로 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 나라고 못 할 게 뭐야? 설령 남이 볼 땐 무모할지라도 자기 가능성을 스스로 미리 한정 지을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p.181
그래서 당신이 적어도 창작자를 꿈꾼다면 최소한 향유자로 즐기기만 하던 때와는 다른 시선으로 작품을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바로 전문성을 갖춰가는 길이니까,
p.183
다만 한 가지, 답은 내가 정하는 것이라는 걸 이제 안다.
...세상에는 오직 본인만이 답을 정하고 해결할 수 있는 일들일 있다. 그걸 스스로 정하고 깨우쳐 가는 게 어쩌면 나 자신을 찾아가는 일일지도 모른다. 긴 기다림 끝에 내가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해 깨달은 것이 있다면 그것 하나다.
이 책은 한 문장으로 '나답게 살아가기 위하여'로 읽혔다. 관계, 선택, 일의 이유. 돌이켜보니 작년 한 해 동안 치열하게 고민한 키워드들이었다. 올해는 관계에 있어서는 조금 더 나에게 솔직해지기로, 나를 위해서 그렇게 행동하고자 하고, 또 부정적인 감정에 에너지를 소모하지 말자고 생각했다. 선택과 일에 있어서는 조금 더 많이 실패해보려 하고, 나만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서 나만의 답을 만들어 나가려 한다. 나 역시 이 모든 것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조금 더 성숙한 사람으로 죽어가기 위해서이다. 내가 언제나 부족한 인간임을, 다른 누군가를 판단하고 평가할 수 없는 사람임을 늘 잊지 않아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