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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 Jang May 27. 2024

남자가 눈물이 자주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살다 보니 눈물이 자주 난다.

예전에는 뭔가 서럽거나 화가 나서 눈물이 나왔다면 지금은 순수한 감정의 동요로 인한 눈물이 잦다.


기억해 보면 초등학교 3학년 무렵에 6.25 전쟁 영화에서 형제였던 국군과 북한군이 전투 중 죽은 형제를 잡고 오열하던 모습을 보고 펑펑 울었던 것이 생각난다. 남자의 울음이 부정적이었던 그 시절에 그렇게 실컷 울고 나니 속이 후련했다. 그때 6월은 반공과 전쟁의 비극이 텔레비전에 가득했다.


한창 젊을 때는 눈물이 그렇게 나지 않았다. 아마도 남성 호르몬이 많아서 그럴 것이다. 대부분 남자들이 그렇듯 말이다.

삶을 살고 나이가 드니 남성호르몬이 줄어들었다. 그건 확실히 느껴지는 몸의 변화다. 그와 더불어 눈물이 많아졌다. 그렇다고 예전 초등학생 때처럼 그렇지는 않다. 차이가 있다. 아무리 잘 만든 드라마라도 그렇게 눈물이 나지 않았다. 대신 어설픈 다큐멘터리라도 실제 이야기는 눈물을 만들었다.

아마도, 삶의 직간접적 경험이 쌓여서 그런 모양이다. 시간이 가면서 인생의 여러 가지 사건들은 영화나 문학작품 속의 다양한 이야기들이 실제로 일어날 수 있음을 깨달았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살다 보니 삶의 희로애락은 아득하게 지나가고 기억만이 남게 된다. 그 기억과 비슷한 일을 보게 되면 저절로 그 애잔함과 공감 때문에 눈물이 나는 것 같다. 누가 보면 주책이라고 할 수 있지만 눈물이 저절로 나는 것을 어찌하겠는가?


인생이란 생각해 보면 참 구름 같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그렇다. 예전에 우리 어머니가 할머니께 이렇게 여쭤본 적 있다.

"어머님, 세월 참 빠르죠?"

할머니의 대답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할머니와 그렇게 친하지 않았던 어머니의 질문은 또렷이 기억에 남는다.

삶의 유한함과 비극을 포함한 코미디가 눈물을 자아내는 것 같다.

그 시절을 생각하니 또 마음 한편이 아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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