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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 Jang Jun 07. 2024

바보 같다는 생각들

요즘 버릇이 생겼다.

'내가 참 바보 같구나.'


자전거를 타고 출근을 하면, 길이 좋은 곳을 지날 때 특히 생각난다.

별다른 장애물이 없으니 페달링을 하면서 편안한 생태가 되다 보니 딴생각이 드는 모양이다.

지금까지 인생을 살아오면서 후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나이가 드니 그런 후회들이 이불킥을 할 정도로 강하게 다가온다.


생각해 보면 나에게는 뭔가 가슴속 깊이 흐뭇해지는 행운이라는 게 없었다.

자세히 생각해 봐도 머릿속 깊은 곳에서 '이거다!'라는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다. 

물론 큰 불행을 겪지 않았으니 그것도 행운이라고 할 수 있지만, 사람이라는 게 어디 그런가?


그래서 문득 떠오르는 그 선택의 순간에 했던 행동을 되짚어보며 혼잣말을 한다.

'난, 참 바보로구나.'


자기 비하에서 오는 연민이 있기는 하지만 누구도 알 수 없기에 순전히 혼자만의 이불킥을 한다.

만약, 그때 이랬다면 어땠을까? 아님 저랬으면

생각이 꼬리를 물지만 다시금 생각해 보면 지금 이 순간에도 후회를 만들지 않을까 신경 쓰고 애쓰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 샘물처럼 솟아오르는 그 바보 같은 순간은 여전히 내 머릿속에서 여기저기 흘러 다닌다. 욕심이긴 하지만 나도 가슴속 깊은 곳에서 솟아나는 후회가 아닌 흐뭇함을 한 번 느껴보고 싶다. 그래, 안다. 그것조차도 내 욕심인 것을. 하지만 나도 그냥 평범한 인간이기에 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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