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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수 May 04. 2016

어떤 날들의 기록

RICHO GRD4

카메라는 어렵지만 찍는 것은 좋아한다. 촬영이라기보다는 기록에 가깝다. 셔터만 냅다 눌러대니까.

흔들리고 작더라도 사람이 들어가면 더 좋다. 설사 그게 하얗고 마른 할머니의 발뿐이라도.


중고 카메라를 하나 사서 한동안 호주머니에 매일 들고 다녔다. 출근길에 스윽 꺼내 한컷 찍고 퇴근길에 한컷, 여행에서 한컷 찍다 보니 잡다한 기억들이 잔뜩 쌓여있다. 


아빠는 아침마다 소매로 안경알을 구석구석 닦는다. 식탁에 올린 발은 엄마의 잔소리에도 굴하지 않는다.
그날은 주말이었고, 어린이집은 조용했다.
바람이 꽤 부는 가을의 어느아침이었는데, 멀리서도 할머니의 맨다리가 혹여나 춥지 않을까 걱정됐다
여수
김치를 파는 만흥주점은 통닭도 팔고 빨간 의자가 두개다.
순천
광화문
내가 본 가장 설레는 색조합의 한복들
출근길에 저 순간을 찍고싶어서 몇번이나 왔다갔다 눈치를 봤었다.
심야영화를 보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
홍콩에서의 마지막날 한 음반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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