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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고인 김종섭 Nov 24. 2023

감히, 택시를 탔습니다.

택시를 탄다는 건

누군가의 집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택시는 기사의 고유한 공간이다.

집이자 사무실이며

작업 공간이고 안식처이다. 


그 공간에 손님은

감히 침범을 한다. 


남의 집에 빈손으로 들어가기 미안하니

돈을 내고 나온다. 


호스트는 다양하다.

극진하게 게스트를 맞이해 주는 이도

무뚝뚝하게 자기 일을 하는 이도

쉴세 없이 말을 거는 이도 있다.


초대를 받아 간 자리니

그 정도는 게스트가 이해해야 한다. 


남의 집에는 고유한 냄새가 있다.

1초 사이에 맞는 그 냄새로

그 집의 호감도를 결정한다. 


택시도 그렇다.

방향제가 설치된 택시,

아카시아 냄새가 나는 택시,

방금 전까지 담배를 핀 택시, 

등 모두 고유한 냄새를 가지고 있다. 


택시는 하나의 별이다. 

그곳에서 주인장은 유일한 인구이며

국민이다. 


밤이 되면 이 별은 더욱 빛난다.

빛처럼 빠르게 달리기도 하고

도시의 육교 위를 반짝이며 달리기도 한다. 


그 별에 몸을 맡기다 보면

어느새 집 앞이다. 


그렇게 주인장의 초대는 끝이 난다. 

남의 집에서 나의 집으로 들어갈 시간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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