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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위대한 작가에 대한 예의

한강 작간님께

작년 연말은 우리나라의 어처구니없는 계엄이라는 뉴스에 모든 것이 블랙홀처럼 빨려 들어가

국내 최초의 노벨 문학상 수상이라는 커다란 뉴스마저 아쉽게도 가려져버렸다.

그래도 유튜브라는 영상물이 남아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그렇게 여러 번 시도해도 되지 않았던 노벨 문학상은

어찌 보면 제2의 예술인 번역이라는 벽에 부딪혀 번번이 고배를 마셨던 것일 게다..

푸르다, 푸르뎅뎅하다, 시퍼렇다, 서슬 퍼렇다?^^;

이런 비스름한 푸른색 같으나 전혀 뜻이 다른 서슬 퍼렇다는 표현까지

어찌 영어로 제대로 옮겨놓을 수 있을까?

그런 면에서 이번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은

한강 작가의 뛰어난 영어 실력과 번역가인 데보라 스미스의 한국어 번역이 빚어낸

빛나는 합작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직접 겪어보지 않은 시대의 고통을 담기 위해 그녀는 얼마나 스스로를 더 힘겹게 만들었을까.

그런 작품이 나오기까지 그녀의 일상은 제대로 지켜낼 수 있었을까,

그 찢긴 마음은 어떻게 달래고 제자리를 찾기까지 얼마나 아픈 시간을 보냈을까,

아니 제자리를 찾기는 한 걸까...

이런 생각에 내 마음도 먹먹해졌다.


나처럼 감정적이고 호들갑 떠는 성격이라면 나대는 심장을 주체하지 못했을 텐데

역시 한강은 한강이더라!!

시상식에서도 마치 내 집인 듯 편안하고,

그러면서 기품 있는 자태를 뽐내며

차분하게 스피치 하는 모습에 눈을 떼기가 힘들었다.


저 사람이 우리나라 사람이라니,

저런 영예로운 자리에서 홍일점으로 서 있는 저 사람이

우리 자랑스러운 한국 사람이라니.

국내에서는 이 난리를 치르고 있는데 저 밖에서는

저렇게 국위선양을 하고 있다니.

친위 쿠데타로 어수선한 국내 뉴스 속에서

한강 작가님의 노벨 문학상 수상은

한줄기 여린 빛이 되어 비춰줬다.

시상식 당일은 탄핵이 되냐 마냐의 기로에 서 있어서

그 감격조차 느낄 수 없었다.

시간이 조금 지난 지금에서야

그 감동이 뒤늦게서야 물결치는 것 같다.






춘천의 어디서도 노벨 문학상에 대한 어떤 것도 보지 못했는데

우연히 길을 지나다 카센터 벽면에 현수막이 걸려 있는 것을 보았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한다는 문구를 보고

나는 띵하고 무엇에 얻어맞은 듯

낭독을 한다면서 어찌 저런 생각도 못 했을까 하는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그곳이 내가 자주 가는

카센터라는 게 자랑스럽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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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아 있는 동안에 우리나라에서 노벨 문학상이 나왔다니!

동시대에 같은 땅에서 같은 말을 하며

한강이라는 작가와 함께 숨 쉬고 살아가고 있다니!

노벨 문학상 작품을 번역할 도구 없이 그대로 읽어나가도

내 마음을 울릴 수 있다니!!

한류는 문학에도 예외가 아니라 이제는 외국인들에게

선망의 언어가 되어가고 있다.

그런 저변에 훌륭한 문인들의 피와 땀이 있었기에

오늘에 이른 것이다.


그러면 내가 할 수 있은 일은 무엇일까?

그래 한강 작가님의 작품으로 릴레이 낭독을 하자.

2025년 1년 동안의 프로젝트로!

사람이 모이든 안 모이든 나부터 시작하자 하는 마음에 당장 현수막을 만들었다.

인스타에 올리고, 학천 테라피에도 걸어놨다.

물론 아무도 신청하지는 않았지만

어떤 역사가 씌일지 무척이나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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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월 2일부터 매주 목요일 7시부터 8시 반까지

장소는 춘천의 학천테라피 안마원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박물관 앞 릴레이 낭독

'위대한 작가를 위한 릴레이 낭독'


하다가 정 모이는 사람이 없으면

ZOOM으로 바꿔서 함께 할 사람들을 찾아봐야겠다.

아니면 혼자서 한강 작가님의 글을 다 읽어봐야지~~

이것이 위대한 예술가에 대한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니까^^


춘천에 계신 분들~~~

이 글 보고 마음이 움직인다면 함께 해보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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