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행 기내에서
세상에 5분 뒤라니!!!
그래, 난 지금 캐나다 토론토행 비행기에 앉아있는 중이다.
생각지 않은 대선 덕분에 나의 캐나다행 날짜는 자연스레 뉴스를 통해 카운트가 되었다.
대선 이후 바로 1주일 후라 뉴스에서 "이제 대선이 2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하면
'오~ 이제 3주~, 2주...'
그러다 정말 낼, 모레가 된 날은 등에 땀이 날 정도로 바빴다.
그리고, 공항을 향해 집 밖으로 나오는 그 순간까지도 나는 반찬을 만들고, 빨래를 개고, 화초에 물을 주고ㅜ
그러고서 5분 남았다는 말에 이제 진짜 출발이란 생각에 가슴이 저며왔다. 앤이 말한 이상야릇한, 기분 좋은 통증을 또 느낀 것이다^^
여행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날 지지하고, 응원해 준 사람들이 어찌나 많았는지. 식사대접에, 선물에, 옷에, 돈에 그리고 공항 배웅까지 나온 친구까지. 이 은혜를 어찌 갚을까!
노을 속 비행은 처음인가? 어쨌든 해 질 녘 이륙은 참으로 아름다웠고, 지금은 어두워졌다. 레이오버가 짧아 모든 짐을 기내용으로 패킹을 잘했다며 1차 작전 성공! 하지만 그게 다라는 거ㅠ
예정보다 10여 분 늦게 출발에-에어 캐나다는 지연으로 유명하다죠^^;- 통로 자리를 예약한 줄 알았더니 창가자리고, 앞쪽을 한 줄 알았더니 날개 정중앙이고, 가방을 앞쪽에 맡기려는 것도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갈아타는데 3, 40분으로 충분하다니까 믿어봐야지. 다행히 보딩패스를 샬롯타운까지 해줬다.
한국 출발이 저녁 7시 5분, 토론토 도착이 7시 25분. 고작 20분이면 토론토에 도착하는구나 농담하며 기분 좋게 출발을 했다. 세상에!! 아직 목적지에 닿기 전인데 두 번의 저녁을 맞았다.
한국 출발 저녁 7시 5분, 토론톤에서 샬럿타운 출발이 저녁 8시 50분!
12시간 지나 도착한 토론토. 짧은 레이오버 어떻게 지나갔을까? 두구두구~~~~~
딜레이 하기로 유명한 에어캐나다가 웬일로 33분 일찍 도착했다. 모든 공항이 이제는 한국어로도 키오스크 처리가 되니 그 앞에서 사전 펴놓고 해석할 일도 없고 모든 게 일사천리로 되는가 했는데.
검색대에서 내 가방을 열고 무언가 열심히 찾다가 결국 나에게 모니터를 보여줬다.
"what is this?" 처음엔 나도 뭔가 했는데 지압하려고 가져간 T자형 스톤 마사지기^^; 마사지기라고 말하니 바로 통과^^ 미국 노스 캐롤라이나에서 출발하는 희정샘도 나랑 같이 토론토에서 갈아탄다. 화장실도 미루고 희정샘 먼저 만나야겠다는 생각에 게이트를 향해 서둘러 갔다. 그때 두리번거리며 내가 오는 방향으로 걸어오는 익숙한 한국인의 얼굴이 보였다. 바로 희정샘이었다. 이역만리 토론토에서 희정샘을 그렇게 만난 것이다! 아~ 이제 오늘의 모든 걱정은 끝이난 셈이다. 우린 두 번이나 포옹하면서 안도하며 샬롯타운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제 샬롯타운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나도 모르는 스토리를 계속 따라가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