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출장기
벌써 세 번째 프랑스 출장이다. 일하는 브랜드가 프랑스 오리진 브랜드라 운이 좋게도 화보 촬영차 프랑스를 갈 일이 왕왕 있다. 그간의 출장에서는 늘 파리를 찍고 니스나 노르망디와 같은 먼 지역 로케이션으로 이동을 해야 했기에 센강을 달린다는 엄두도 못 내었는데 이번에는 일주일 남짓 파리에 계속 거주를 하는 터라 나의 체력만 허락해 준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 매일 운동을 하겠다는 내 마음을 알았는지 출장 전 짝꿍은 몰에서 까만색 날렵한 운동화 하나를 사주었다. 역시 짝꿍은 가만히 웅크리고 있는 나를 나아가게 하는 나의 원동력. (열심히 뛰고 있었어 마음은) 새신을 신고 뛰어보자 팔짝.
파리 도착 일일차. 시차 적응에 실패했고 대차게 뻗었다. 파리도착 2일 차 센느 모닝 드디어 시작. 밤새 하얗게 눈이 많이 왔다. 프랑스는 비는 자주와도 도통 눈이라는 것은 보기 힘든 곳이라 겨울방학을 스키방학이라고 부를 정도인데 파리에서 만난 눈이라니.
아무쪼록 14시간을 비행기를 타고 달려온 이곳은 나에겐 모두 기쁨이다. 파리에 온 것도 기쁜데 한강처럼 센강을 달리고 있다니, 여행지를 온몸으로 느끼는 방법은 역시 달리기다. 계절이 공간이 장소가 피부로 와닿는다.
다소 을씨년스럽고 스산한 파리의 겨울
묵었던 숙소가 5 구인데 길만 건너면 노트르담까지 금방이었다. 새벽의 파리는 아름답다. 공사 중인 곳들도 어째 저리 아름다운지. 노트르담에 꼽추가 살고 있으려나
그렇게 숨 고르기 하며 뛰기를 반복. 삼십 분 남짓 되었으려나 걷다 뛰다 보니 오르세 미술관에 도착했다. 뛰다 보면 뭐든지 생각보다 가깝다. 더 가깝다..
어찌된 영문인지 파리 사람들은 추위를 모르는 것 같다. 이 추위에 반바지를 입고 뛰는 것은 예삿일이고 이 추위에 굳이 낭만을 위해 테라스에 앉아서 먹고 마신다. 뛰는 중 만난 현지 러너들도 모두 반바지. 긴바지도 있을 텐데 왜 안 입는지이 대해서는 이유는 모르겠다.
그렇게 뿌듯한 아침을 열고 주말이면 문을 여는 마르쉐에 들렀다. 개고기 먹는다고 우리를 그렇게 나무라더니만, 토끼에 비둘기까지 아주 충격적인 비주얼이다. 튈르리 공원에서 봤던 비둘기가 다시 보인다.
언더 더 시 애니메이션에서 튀어나온 비주얼의 해산물도 눈에 띈다. 그렇게 시장을 하염없이 구경했다는 이야기. 여행 오면 백화점보다 시장구경이 제일 재밌더라.
아침 일찍 폐에 찬공기를 채웠던 그날의 아침. 파리 기록 끝. 벌써 파리가 많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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