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영미' 베이징 '초희'… 돌아온 팀 킴

3년의 공백 딛고 올림픽 무대...'스킵' 김은정이 key

by 글월 문
강릉컬링센터에서 훈련하고 있는 팀 킴

야구가 투수놀음이라면, 컬링은 스킵 싸움이라고 한다. 마지막 스톤을 던져서 점수를 결정짓는 데다 동료를 이끄는 중요한 자리라서다. 우리 컬링 대표팀, 팀 킴의 스킵은 김은정이다.

< 여자 컬링 준결승|2018 평창 동계올림픽 > 4년 전, 우리 컬링의 가장 선명한 기억도 '스킵'이 중심이다. 일본과 준결승에서 만난 대한민국은 연장전 11 엔드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스킵은 팀 당 8개의 스톤을 쓰는 컬링 경기에서 마지막 2개의 스톤을 던지는데, 당연히 우리의 마지막 스톤 2개는 김은정의 몫이었다. 그리고 김은정은 7번째 스톤을 하우스 중앙에 가장 가까이 있는 일본 스톤을 쳐냈고, 마지막엔 한국 스톤을 하우스 중앙에 올려놨다.

그리고 우리 컬링은 평창에서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땄고, 색깔은 은색이었다. 상대를 존중하는 컬링의 문화에서 역사적으로는 적으로 만났던 한국과 일본이더라도, 양 팀을 이끄는 '김은정'과 '후지사와'는 서로를 대우하며 경기했다. 이 순간을 김은정은 이렇게 표현했다.

[김은정/컬링 국가대표 : 그때 저랑 후지사와 선수가 반대편을 보면서 스쳐 지나가는 그 순간을 찍은 사진이 되게 한국에서 유명했어가지고…]

영광의 순간을 누렸던 한국과 실패의 시간을 겪어야 했던 일본의 이후 4년은 크게 달랐다. 팀 킴은 3년의 시간을 지도자 부조리를 고백하는 데 써야 했고, 일본은 차곡차곡 실력을 쌓아 올림픽 자격대회에서 우리를 눌렀다. 하지만 한국은 포기하지 않았고, 우리 대표팀은 다시 '팀 킴'의 이름으로 뭉쳤다. 다만 변화는 있다. '영미' 열풍을 불렀던 김영미가 후보로, 막내인 김초희가 세컨드로 올라왔다.

[김은정/컬링 국가대표 : 선영이 계속 가! 선영이 멀리 가야 돼! 끝까지!]

[김은정/컬링 국가대표 : 초희 계속 가! 계속 가! 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컬링에도 적용된다. 컬링팀은 역사적으로 스킵이 동료를 모아서 나가는데, 그래서 팀 이름도 '스킵'의 성을 따서 붙이는 게 전통이다. 공교롭게도 우리 대표팀은 모두가 성이 '김'씨여서, 약칭 '팀 킴'이라고 부른다고 알고 있지만, 사실 스킵 김은정의 성이 '김'이라서 '팀 킴'이다. 사실 우리 컬링 대표팀도 의성여고 학생 김은정이 당시 의성에 처음 생긴 컬링 센터를 친구 김영미를 불러 함께한 게 시작이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김영미는 팀을 뒤에서 받쳐주고, 막내 김초희가 팀을 이끈다.

[김은정/ 컬링 국가대표 : 초희가 세컨드으로 주전으로 바뀌게 되면서, 되게 힘들었을 텐데 묵묵히 노력을 제일 우리 선수들 중에서는 노력을 많이 한 선수가 아닐까 생각을 하고 있고, 가드를 다 열어서 하우스를 비우는 샷도 물론 잘하지만 요 근래에는 상대 스톤 위에다 프리즈를 하는 샷 같은 것도 되게 많이 성장을 해서 되게 좋아진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 조금 언니들한테 '이렇게 얘기해도 되나'라는 생각이 있는 것 같아서, 작전에 있어서 '언니.. 이건 어때요?' 이렇게 물어볼 때가 있는데 좀 확실히 '언니 이것도 괜찮은 것 같은데요.'라고 충분히 자기 생각을 더 자신 있게 말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베이징 향하는 '팀 킴'


취재진의 질문도 김은정을 향해 많이 쏟아졌고, 김은정도 동료들에게 이렇게 주문을 해야 한다. 올림픽을 2주 앞두고 각오를 밝힌 컬링 대표팀. 3년의 공백 동안 팀 킴은 오히려 더 단단해졌다.

[김은정/컬링 국가대표 : 아무래도 저희 선수들이 어려운 시간을 겪으면서 저희 선수끼리 진지하지만 꼭 필요한 대화들, 이런 부분을 하는 거에 있어서는 평창 때보다 훨씬 더 좋아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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