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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니 Feb 27. 2019

변신의 귀재

3월이 되면 나는 변신술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것이다. 월요일은 학생, 화수목요일은 건축가, 금요일은 교수, 주말은 글 쓰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사실 이 경계가 아주 명확하지는 않아서 필요에 따라 월요일이나 금요일에도 실무 관련 전화를 받고, 주말에도 일이나 공부가 연장되는 경우도 왕왕 있다.


현대 사회는 일종의 복잡계라 한 가지 직업만으로 살아남기 힘들다고들 하는데, 나의 경우는 이에 대처하기 위한 고도의 전략이라기보다 그냥 살다 보니 그리 되었다. 그렇다고 수동적인 어쩔 수 없음이라기보다는 능동적인 호기심에서 발화한 탐색 쪽에 가깝다.


이렇게 다양한 롤을 수행하는 것의 장점은 그 안에서 적절한 변화와 균형 잡기가 이루어진다는 사실이다.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지만 학생으로 계속 배워나가기에 아이들에게 계속 새로운 것을 전해줄 수 있고, 반대로 학생의 입장에서 아이들의 마음을 한번 더 가늠해볼 계기가 되기도 한다.


실무와 교육 현장의 병행은 아이들에게 책 속에만 존재하는 지식이 아닌 실무 현장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지식과 현실 감각을 갖출 수 있게 돕는다. 한편 스스로 매주 강단에 서는 것을 통해 실무 현장에서 부딪치는 한계와 고됨 속에서도 지향해야 할 이상향을 잊지 않게 된다.


전문가를 지향하는 시대를 지나 작금은 큐레이팅의 시대이다. 한 분야에 대한 깊은 지식뿐 아니라 다양한 분양의 폭넓은 지식의 병행이 요구된다. (갈수록 해야 할 것이 많아지니, 이것 참 억울해지려 합니다만 :-) 그러니 매일매일 책으로, 사람으로, 실무로 배우고 익힐 수밖에 없다. 이 혼돈의 복잡계 속에서 좋은 서퍼가 되어 파도타기를 잘하는 것이 우리의 즐거운(?!) 숙제일 테다.


그건 그렇고 속초, 양양, 고성이 서퍼들의 천국이라면서요?!



2019.02.27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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