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사각팬티

당신의 이야기

by 뚜솔윤베씨

남편이 말했다. " 하나 남은 사각팬티가 찢어졌어요. "




남편의 옷이 찢어지거나 뜯어지면 그건 무조건 바지 아니면 팬티이다. 우리 남편은 그렇게 근육질은 아닌데 전반적으로 엉덩이가 많이 발달한 스타일이다. 언젠가 한의원에 들렀다가 엉덩이가 커지는 체질이라는 말을 들은 적도 있다. 오리궁둥이는 분명 아닌데, 이상하게 살이 엉덩이에 많이 붙는다. 그렇게 찢어져 외면받는 바지가 여럿이다. 그래도 일단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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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도 남편의 찢어진 팬티를 버리려다가 한 번 꼬매 볼까? 잠시 고민했던 적도 있다. 뭐 꼬매도 금방 다시 찢어질 거 같아 그냥 버리긴 했지만 남편의 속옷 챙기는 일, 남편의 런닝, 셔츠, 정장 바지 챙기는 일. 뭐 남편을 외조(?) 하는 일에 나는 그다지 관심도 재능도 없다. 남자 옷, 속옷을 사 본 적도 없지만 사서 옷장 안에 넣어두면 은근히 까다로운 스타일이라 겉으로는 좋다 하지만 결국엔 마음에 안 드는 건 손도 안대니, 결혼 5년 차 남편 글루밍에 손 뗀 지 오래다. 남편은 옷 좀 사라고 돈을 주면 꼭 운동기구를 사 오는 사람이다.




얼마 전엔 절대 후각인 남편이 매번 같은 셔츠를 빨아서 한 주에도 두세 번씩 입길래 ( 빨아서 개어놓으면 항상 맨 위에 있는 옷을 입고 나간다 ㅠㅠ) 셔츠랑 바지를 좀 사놨는데, 한 동안은 잘 입고 다니는 것 같았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셔츠 특유의 냄새가 있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그 셔츠를 안 입는다. 그리고는 안 입는 옷 리폼 좀 할까 싶어 겨울 옷상자를 뒤지는 내게, 자기 셔츠도 잘라서 뭘 만들라는 똥 같은 소리를 했다. 아직 할부도 안 끝난 옷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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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쓰는 이유는, 사각팬티가 다 찢어졌다는 남편의 말을 듣고 또 남편 팬티 사러 가야겠네 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얼마 전 출장 갈 때도 서랍장에 팬티가 한가득인데도 선뜻 고르질 않고 고민하길래 아, 분명 불편한 또는 싫어하는구나 생각했었는데, 오늘 사각팬티가 다 사라졌으니 마음에 안 드는 팬티만 남은 샘이다. 서둘러 팬티인지 반바지인지 뭐 일단 남편 속옷을 사러 가야 하는데, 훙 남편 옷 쇼핑은 너무 어렵다.!!!



이 글에 쓸 사진이 없다는 핑계로, 엉덩이 사진 한 장 찍자 했더니 기겁을 한다. 흥, 에라 자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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