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흥효는 나라에서 글씨를 잘 쓰는 자이다. 일찍이 과거에 나아가 답안지를 쓰는데, 한 글자가 왕희지의 글씨와 비슷하게 되었다. 앉아서 하루 종일 살펴보다가 차마 제출할 수 없어, 답안지를 품에 넣고 돌아왔다.
――박지원 「형언도필첩서」中
수행을 하시던 젊은 스님이, 눈, 코, 입이 없다는 부처님 말씀에 자신의 눈을 연신 만지며 "뻔히 눈이 있는데 부처님은 왜 눈이 없다 하십니까?" 큰 스님에게 묻고 또 물으며 괴로워하시던 모습이 떠올라 눈물이 납니다.
허공 중에 낸, 길 없는 길 인연으로 길들여진 '나我'라는 허상 걸음걸음마다 매번, 꽃이 지고 잎이 저무는 까닭에 무시로 서러워할 일도 아니지만은 울먹울먹 한 마음자리를 서성이는 나그네의 못마땅한 뒷꼭지가 밉고 또 미워도 것도, 내 업業이 될까 하여 끝내 눈물짓습니다. 마땅히 머무는 곳 없이 마음을 내라, 시던 금강金剛의 말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