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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결락 Jan 08. 2021

논리

단상

논리





나무의 많은 가지는 모두 줄기에서 나와 결이 없는 것이 없다. 어찌 어느 한 가지라도 결이 없겠는가? 사람의 온갖 뼈는 모두 몸에 붙어있다. 결이 있지 않음이 없다. 어찌 이 뼈 하나인들 결이 없겠는가? 이것만이 아니다. 시 또한 그러하다. 무릇 구절구절 가운데 이치가 반드시 서로 통해야 하니, 한 글자라도 이치에서 나오지 않은 것이 없는 뒤에야 시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어찌 나무의 온갖 가지나, 사람의 뼈에 결이 있는 것과 다르겠는가?

-김득신 「증귀곡시서」中



삶은 논리다. 말 글도 논리다. 손짓, 발짓, 몸짓도 논리이며 눈빛, 표정, 행동도 논리다. 침묵 또한  통하는 것은 서로의 이치가 맞아져서 삶의 기준점, 즉 골격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삶은 이해하고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배척하고 수용하는 태도에서 더욱 진실해진다. 언뜻, 쉬운 삶려워진 건 세상이 변하듯 논리도 변하기 때문이다. 사실과 진실은 논리로도 변하지 않는다. 나무 태우면 재가 되고 재를 태우면 연기가 되는 것을 변화라 한다. 실로 간단함에도 불구하고 순리를 거스르고 역리를 택하여 논리를 세운다. 그러다 보 삶이 억지가 된다.


시詩쓰기 어렵다. 띄어쓰기 빈칸에도 줄을 나누는 행간에도 많은 글자들이 사라진다. 시 숨기는  아니라 숨어있는 이치를 게 만드는 것이다. 이치에 들어맞는 한 글자, 이너무 어렵다. 삶을, 사람을, 사랑을 모르고는 도무지 쓸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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