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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미로부터 Apr 08. 2020

[56/100]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조금씩 성장하는 중입니다.

4/8(수)의 기록

기상 시간 5:45

아침 요가 10분


오늘은 나름 떨리는 하루였다. 유닛장이 되고 나서 두 번째로 1:1 면담 자리를 만들었는데 어떻게 하면 잘 얘기하고 방향을 잡아줄 수 있을까를 마치 프로젝트 제안서를 만들 듯이 준비했던 것 같다. 퍼블리에서 리더십 관련 콘텐츠에 형광펜을 쳐가면서 메모를 하고, 좋은 질문들은 옮겨놓고, 지난 1분기 동안 지켜보면서 느낀 강점과 개선점들 그리고 방향성과 도움이 될만한 것들을 잔뜩 준비했다.



따뜻한 커피와 몽실몽실한 머핀과 함께 앞으로 이 시간은 면담이라는 부담스러운 자리가 아닌 1:1 코칭이 되길 바란다는 서두로 조심스레 말을 꺼냈던 것 같다. 그렇게 한 시간 동안 준비한 것들을 꺼낼 때마다 “코너를 보는 것 같아요.”라는 감상평이 기분이 좋았다.


———


나는 막내로 자랐고 사실 나 자신이 하고 싶은 것만 열심히 하며 사는 - 리더십이 원체 약한 사람이다. 강하게 말하는 카리스마도 없고, 동생이 없다 보니 나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들을 대하는 게 어렵고, 내가 첫 사회생활에서 배운 건 틀리면 싸늘해지는 눈빛들이었으니까.


그래서 처음 유닛장이 되었을 때는 무엇을 해야 할까만 몇 달간 고민했던 것 같다. 내가 잘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도 함께.



그런 고민을 하는 중- 문득 요가원에서 불렸던 “새롬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생각났고 그게 꽤나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아! 나는 선생님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팀 내에서 진행하는 영어 스터디에서도 불리던 호칭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올해의 키워드를 ‘선생님’으로 잡았었다.

요가도 알려줄 수 있고, 독립출판도, 영어도, 운동하는 것도, 그리고 유닛원들에게는 광고 분야와 관련된 것들을 알려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니 뭔가 명확해지는 기분이었다. ‘리더’라는 호칭이 부담스러웠는데 ‘선생님’이라는 호칭은 그것보다 부담이 덜했다.


엄청난 카리스마가 없어도 - 조용히 유닛원들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들어주고, 지도해주는 게 나의 역할이라고 생각하니 훨씬 분명하게 내가 할 일들이 보이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관심 있게 지켜보니까 내 유닛 외의 후배 사원들의 미묘한 표정에서도 현재의 상태가 보이기 시작했다. ‘아, 지금 힘들구나.’라는 생각에 응원을 보냈더니 마침 얘기해줘서 고맙다는 얘기를 듣고 내가 더 기분이 좋았다. 와! 나도 이제 조금씩 리더로서 성장하는 걸까 하고 말이다.


나는 정말 나의 기분, 나의 강점과 개선점만 집중하며 살았다. 그 시선을 같이 일하는 팀원들에게 돌리니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이 훨씬 넓어지는 기분이다.


작은 응원 한 마디가 후배에게 기분이 좋아질 수 있다면, 내가 회사 생활의 매너리즘이 올 때마다 읽는 책이 후배에게 좋은 자극이 될 수 있다면,

내가 커리어를 관리하는 툴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면 - 나는 기존에 나의 성장만 즐거워했던 것에서 더 큰 기쁨을 얻게 될 것 같은 느낌이다.


오늘은 이렇게 조금은 뿌듯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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