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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미로부터 Apr 13. 2020

[58/100] 과유불급

과유불금을 보낸 뒤,

기상 시간 5:52


나의 아침은 꾸미느냐, 안 꾸미느냐에 따라 준비시간이 달라진다. 꾸민다 함은 샤워하고, 머리를 말리고, 옷에 맞게 머리도 볶고, 얼굴에 정성 들인(?) 그림도 그리고 나간다. = 약 40-50분이 소요된다.


꾸미지 않는다 함은, 샤워는 하지만 머리는 드라이샴푸에 맡기고 질끈 묶어버린다. 얼굴에는 피부 정도만 화장을 하고 나간다 = 약 20분이 소요된다.


긴 머리를 가진 사람이기에 머리를 감느냐 마느냐가 아침 준비 시간을 정말 좌지우지한다. 머리가 어깨 위에서 어깨까지 내려오는 데는 꽤 오래 걸렸던 것 같은데, 그 이후에는 어느새 이렇게 자랐나? 하고 놀라는 경우가 더 많다. 아무튼 머리를 감는 날이면 나는 아침 일찍부터 부지런을 떤다.


긴 머리의 숙명


왜 그렇게 부지런을 떨었냐하면- 단축근무의 일탈을 즐기고자 오랜만에 낮에 맥주 먹는 약속을 잡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금요일 퇴근부터 시작한 나의 술 먹방은 주말까지 달리게 했고, +2.5kg를 얻은 채 종료했다. 한 주 동안 음식을 조절하고, 틈틈이 1만보씩 걸었던 나는 맥주 앞에 와르르 무너져서 일찍 일어나는 것도, 적당히 먹는 것도, 글을 쓰는 것도 잊은 채 방탕한 주말을 보냈다.


술, 술, 술...!


‘이렇게 아무것도 안 하고 보내도 되나.’라는 압박이 나를 괴롭혔다. 나는 시간을 그냥 보내는 것에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다. 드라마를 보고 인터넷의 가십거리와 웹툰에게 주말을 온전히 반납했다. 물론 친구들도 종종 만났지만 뭐랄까.. 맛있게 먹었지만 살찌는 것을 걱정해야 하는 간식들을 잔뜩 먹은 기분이다.


뭐든지 한 번에 놓아버리면 이런 부작용이 생긴다. 먹는 것도, 노는 것도 적당히 즐기다가 다시 평소처럼 돌아와야 하는데 과한 것은 다른 것에 영향을 준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머리에 남는다.


그래서 오히려 나는 평일이 좋다. 회사에서 일하느라 내 시간이 없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업무 시간을 타이트하게 쓰는 일정에 맞추다 보면 그 텐션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들에 몰두하는 데도 열정을 쓸 수 있다. (물론 야근하지 않을 때 말이다.) 주말도 평일처럼만 산다면 더 길게 쓸 수 있을 텐데. 이번 주말은 조금 덜 느슨하게 보내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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