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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설 Nov 08. 2019

서울에서 은하수 보기

별빛축제를 열어보자

병근형과 아침 일찍 도봉산을 갔다. 찬공기가 상쾌했다. 늦은 가을을 알리듯 5시였지만 해는 뜨지 않았다. 단풍을 기대했건만 하늘 아래에는 병근형과 내 다리를 보는데 만족해야 했다. 다만 하늘은 단풍대신 별이 떠 있었다.

엉뚱한 상상을 해본적이 있었다. 서울에서 은하수를 볼수 없을까? 어릴 때 명절날 찾아갔던 할머니 집에서 수없이 떠있던 별들을 본적이 있었다. 할머니 집에서 뭐했는지 기억은 없어졌지만 그 선명한 별하늘은 지워지지 않았다. 그 이후 하늘을 보며 그 별들을 찾아봤지만 한국에서 더군다나 도시에선 찾아보기 어려웠다. 도시를 수놓은 불빛이 밤하늘을 빼앗아 갔다.

서울에서 은하수를 볼수 없을까? 엉뚱한 상상이  구체적인 허무맹랑한 생각으로 이어졌다. 특정범위의 모든 불을 끈다면 별을 볼수 있지 않을까?
별빛축제를 개최하는 것이다. 별을 잘 볼수 있는 맑은 날씨에 달이 없는 날을 선택한다. 그나마 조명이 적은 장소를 구하고, 그 주변 사람들에게 특정시간에 불을 끌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한다. 서울시에 협조를 구해 그 축제 지역만 가로등을 끌수 있도록 한다. 사람들이 돗자리를 들고 모인다. 불꺼진 서울에서 모두가 별을 바라본다. 할수만 있다면 정말 멋진 축제가 되지 않을까? 왜냐 결코 혼자서는 할 수 없으니까. 힘을 합치면 합칠수록 빛나는 축제가 되니까. 누구의 축제가 아닌 모두의 축제가 될수 있으니까.

도봉산 신선대에서 아직도 뜨지 않은 해를 바라보며 엉뚱한 꿈을 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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