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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범 Jan 25. 2024

지하철 출근길의 차이

브런치 저장글 소환(2)  2020년 어느  새벽 출근길

"저분들이요? 전부 다 소설책 한 권이죠"

인력 시장으로 출근하는 사람들을 빗댄 말이다.

그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미소가 없다. 패기도 없다. 있다면 오늘 하루, 일 할 수 있는 곳을 기다리는 작은 소망뿐이다.

내일에 대한 희망이 현실될 수 있다는 생각조차 그들에겐 사치다. 족쇄처럼 채워진 고통스러운 생활고 탓일까.

2018 상반기 자영업자 폐업 사상 최다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에 폐업 신고를 한 개인·법인사업자는 90만 8076명에 달했다. 업계에선 "올해 폐업하는 사업자는 1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업자 폐업이 한 해 100만 명을 넘기면 역대 최대를 기록하게 된다. 이들의 95% 이상은 음식점과 주점, 카페, 치킨집, 소매점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다.
<중략>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일단 자영업자가 신규 고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다가 이마저도 힘들면 폐업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연세대 경제학부 성태윤 교수>
- chosun biz 2018.8.13/최형석, 김충령 기자 -

새벽 5시 15분.

금산 소재 H손해보험사 연수원 강의를 위해 집을 나섰다.

 

5시 36분 첫차(지하철)

이른 새벽임에도 앉을자리가 없다. 연세 지긋한 분들이 좌석을 모두 채웠기 때문이다. 여기저기 인사를 나누는 소리가 들린다. 이 시간이면 자주 만나는 사람이라 그럴까. 조금 시끄러운 풍경이다


어깨엔 두툼한 가방을 하나씩 메고 있다.

듣고 싶어 들은 것은 아니지만 워낙 소리가 커서 그런지

어떤 일을 하는지 쉽게 알 수 있었다.


새벽 전철은 어르신들이,

7시 전후엔 젊은이들이 주인공이다. 

전철 안 풍경은 출근 시간대에 따라 확연히 달라진다. 갈 곳과 할 일이 있는 어르신들은 시끄럽긴 해도 얼굴은 어둡지 않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는 많이 다르다


인력시장으로 가는 어르신은 수심이 가득하고,

일터로 향하는 어르신은 일상 이야기시끄럽고,

직장 가 만원 전철은 핸드폰 보느라 조용하고...

묘한 출근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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