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종범 Sep 04. 2023

3층연금! 노후자산으로 끝까지 지켜 낼 수 있을까?

어떤 노후가 불행한 노후일까?

은퇴 후 예측 가능 소득이 없는 것도 그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은퇴 신생아들과 이야기해 보면 절대 빠지지 않는 걱정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돈을 지출할 때마다 ‘이래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30 수년간 자신과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했으니까 은퇴 후 보상차원에서 어느 정도의 쉼은 당연하겠지만 막상 돈을 써야 하는 순간이 오면 걱정이 앞서는 것이다.


왜 안 그럴까?

소득 없는 상태에서 지출하는 일상이 반복되는데, 마음이 편하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다


“당신은 입만 열면 노후 걱정하는데 그래도 우리 정도면 괜찮은 거 아냐? 그러니 걱정은 접어두고 주어진 것에 감사하면서 살자”


아내가 했던 말이다.  

은퇴를 앞둔 시점으로 기억하는데, 34년간 돈 버느라고 애썼으니까, 은퇴하고 나면 돈 벌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럴 순 없다고 했다. 노후기간이 너무 길기 때문에 일하는 노후가 답이라고 했더니 아내가 내게 되돌려준 답이다


물론 아내의 말을 부정하는 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하는 노후, 활동하는 노후가 답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지금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지 모르지만 기나긴 노후를 그 알량한 자산으로 버텨낼 자신이 없어서다.

은퇴준비 해법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항시 떠나지 않는 화두가 있다.


“일하지 않고 노후 40년을 버틸 수 있는 어르신이 몇이나 될까?”


여러분은 어떤가?

일하지 않아도 노후 40여 년을 버틸만한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하는가?


"일하지 않고 즐기는 노후"


모르긴 해도 은퇴자의 로망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거꾸로 해석하면 노후 40년을 버틸 만큼 준비되었다고 할 수 있으니 말이다. 물론 충분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면 일하지 않는 노후를 현실로 만들 수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사람은 많지 않다. 그렇다면 기댈 수 있는 건 일과 상관없이 돈이 나오는 연금뿐이다


국민연금공단 보도자료(2022.5월 23일)에 따르면 국민연금 100만 원 이상 수급자는 50만 명, 200만 원 이상 수급자는 2,994명, 20년 이상 가입한 수급자는 110만 명, 평균 연금액은 97만 원이다. 하지만 고액 연금 수급자도 적지 않다. 부부 합산 300만 원 이상 수령자가 1000쌍을 돌파했으니 말이다. 이들 중 부부 합산 최고 연금액은 월 446만 원, 개인 최고 연금액도 246만 원에 달한다. 동월 기준으로 부부 수급자는 64만 5487쌍(129만 974명)으로 평균 수급액은 98만 6848만 원이었다

 

정리하면 전체 국민연금수급자 중 100만 원 이상 수령자 비율은 10.1%에 불과하다. 90%의 연금수급자는 월 100만 원도 받지 못한다.


노년기 최후의 보루 중 하나인 국민연금 수령 실태가 이런데 연금에 기댄 노후가 현실적으로 와닿을까? 물론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이 더해지면 국민연금에 목맬 일은 아니겠지만 이 또한 문제가 있다. 설령 3층 연금을 가입했어도 이를 끝까지 잘 지켜서 나를 위한 노후 자금으로 사용한다는 보장이 없어서다.


필자도 3층 연금 가입자로 은퇴했다. 하지만 1년도 채 버티지 못하고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을 허물어야 했다. 퇴직연금은 자녀를 위한 경제적 지원 때문에(아들 드럼 학원 확장, 딸 결혼), 개인연금은 과거 국민연금 해지분을 다시 반납하는 재원으로 대체했다(국민연금 수령액 40만 원 증가) 결국 3층 연금을 가입했지만 은퇴 후 나를 위한 노후자산으로 사용할 수 있는 돈 주머니는 국민연금뿐이었다. 그렇다면 이런 우려를 도출할 수 있


“연금! 가입은 쉬어도, 나를 위한 노후 자산으로 지켜 내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엔딩 노트! 무얼 적어야 할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