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BLOG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인석 Dec 13. 2019

분사된 싸이월드 분석. 진실과 미래는?

2013.12.04 04:06

네이트는 '침몰중'
2011년 10월 3일에 쓰려다가 그만둔 내 블로그 글이다.
2011년 10월이면 네이트&싸이월드가 전성기를 이루고 있던 때였다.
당시에 SK컴즈(네이트&싸이월드 상장 사명)는 성장을 거듭하며 3년여만의 '주가 최고치'를 갱신하던 때이다.
그때엔 검색율이 급등하며 다음과 네이버가 살짝 긴장까지 할 정도였고 말이다.
하지만 내가 그 시점에 왜 저런 글을 쓰려고했던 것일까? 
2010년 2월만 하더라도 나는 '네이트 칭찬'글을 올렸다.

(http://blog.cyworld.com/darge/3138016)

로고와 정책을 새롭게 펼치며 네이버와 다음에게 반격을 가하는 모습을 높이 샀기 때문.
하지만
나는 미국에서 날아온 트위터라는 새와 페이스북이라는 책을 느꼈다.
당시 사람들은 '일촌'을 벗어나 타인에게 내 일상을 공유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싸이 미니홈피에서 '이사'가지 않으리라 굳게 다짐하고 있었지만,
세계를 휩쓸고있는 그 '거센 흐름'을 한국이라고 피해갈 수는 없을 것이라 확신했다.
하지만 SK컴즈는 이를 철저히 무시하고 있었다.
SK텔레콤과의 관계 때문인지
(SK컴즈의 모회사는 SK플래닛, SK플래닛의 모회사는 SK텔레콤. 즉, SK컴즈는 SK텔레콤의 손자)
아이폰이 국내에 상륙해 파란을 일으켰을 때에도
충분히 넘치는 모바일 개발 인력을 가지고도 아무것도 하지 않아
경쟁사 '다음'에게 모바일 선두깃발을 빼앗기기 시작한 것도 불안했고,
카카오톡에서 '메신져' 시장도 빼앗긴 것이 불안했으며
무엇보다 이를 바탕으로한 '신 SNS 트랜드 무시'가 매우 불안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싸이월드 미니홈피와 결합시켜서 적극 대응했어야했는데
대기업의 불가피한 '보수적' 경영 때문에 그럴 가능성이 결코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미래의 '침몰'에 한 표를 던진 것이었다.
싸이월드를 사랑하는 싸이블로거로서,
사실 그러한 글을 쓰는게 마음이 편치 않았다.
잘나가는 블로그 운영자에게 괜히 밉상으로 찍히기 싫은 것도 있었고 말이다.
그래서 결국 포스팅 포기.
그렇게 2년이 흘렀다.
완전히 침몰했다.
사실, 내가 예상한 것보다 참혹하게 침몰했다.
마치 외계인의 공습이 있었던것 처럼
아무런 대응도 제대로 해보지 못한채 참패하였다.
그리고 결국 며칠 전,
SK컴즈는 Nate.com만 남기고,
싸이월드와 싸이메라를 분사,
2차 희망퇴직 실시,
심지어 Nate.com의 검색창도 다음(Daum)의 검색창을 쓰기로 결정.
오직 '뉴스'와 '판'으로 승부를 보게되었다.
그렇다면 도대체 싸이월드는 어떻게 되는 걸까?
특히 훌륭한 싸이블로거들의 마음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여기에 쌓은 포스팅이 얼마나 많은데.
무엇보다 수십만, 수백만의 방문자들과의 추억이 고스란히 새겨져있는데.
하루 아침에 없어진다면..?
나 또한 싸이블로거로서 그 점을 우려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걱정하고 있는 우리 싸이블로거분들을 위하여,
특히 내가 창업하는 레페리의 싸이월드 파워블로거 파트너분들을 위하여,
또, 싸이월드에 추억을 간직한 모든 사용자들을 위하여
내 5년의 투자경력과 모든 지식을 총 동원하여 이번 사태를 정확히 분석하고 방향을 예상해보고자 한다.
우리 싸이 블로거들에게는 굉장히 민감하고 심각한 문제기에
조금 딱딱하더라도 정확한 사실과 분석을 세세히 적으려 노력하였다.
못알아들을 만한 것들은 거의 없을 것이며
있다면 언제든지 질문과 답변으로 도울것이니 꼭 정독해주었으면 한다.
아마 여러 공부도 될 것이다.
정확한 현재 상황은?

많은 사람들이 '근거없는 추측'에 많이 영향을 받는 것 같아 현 상황을 정확히 짚어보겠다.
우선 SK컴즈는 2012년도부터 매출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무려 35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그 이유는 첫째로 사용자의 급속적인 이탈.
아마 여러분이 페이스북 계정을 신나게 즐기기 시작한 때와 정확히 일치할 것이다.
사용자가 줄어들면 '광고단가'가 줄어들기 마련.
네이트와 싸이월드 페이지의 광고단가가 내려가기 시작했고,
'도토리'가 안팔리기 시작했다.
즉, 수익성이 악화되기 시작한 것.
또, 3500만 회원의 정보가 유출된 해킹사건으로 인해 고소가 진행되며 
정신적, 물질적으로 회사를 많이 괴롭히기도 했다.
그렇게,
기적처럼 흑자전환을 이루었던 SK컴즈의 파티는
2년 천하로 끝나고 암흑기로 접어들게 된다.
2013년 현재,
3분기까지 누적된 순적자만 200억 수준.
4분기 까지 합치면 적자폭은 더 커질것으로 예상된다.
SK컴즈는 판교에 멋지게 짓고있던 신사옥에 들어가보지도 못하고 완공되기도 전에 SK플래닛에 건물을 팔기도했고
1차 희망퇴직 및 SK플래닛으로 직원 대규모 이동 등의 '구조조정'을 겪었었지만
문제가 심각해지자
오늘날 또한번 눈물의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것.
분사의 진짜 의미는 무엇?

아마 여러분이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것이 '분사'일 것이다.
SK컴즈가 수익이 안나는 싸이월드를 냅다 버리는 것이며
결국 싸이월드는 모두 문 닫아버리는 것이 아닐까하는 걱정.
누군가 요즘 '분사'가 유행인것 같다고 지적했는데
맞다.
요즘은 대규모 분사 및 인수합병 시기이다.
왜냐하면 공정거래법상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지분구조를 재편해야하는 '법적인 이슈'가 생겼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자면, 
이제 '증손자'는 손자 집에서 키우거나 (지분 100% 인수),
아니면 남의 집으로 입양보내거나 (타 회사에 매각)
둘 중 하나를 택하도록 법이 바뀌었다는 것.
SK컴즈 뿐만 아니라,
최근에 SK컴즈의 부모이자 SK의 손자인 SK플래닛은 '로엔 엔터테인먼트'를 사모펀드에 매각하기도 했고,
CJ E&M은 알짜배기 자회사인 'CJ게임즈'(모두의 마블도 이곳의 게임)을 매각하냐 안하냐 난리이다.
즉, 현재 SK컴즈는
부모인 SK플래닛이
'완전히 사들여버리냐' 아니면 '매각해버리냐'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는 것이다.
2013년이 가기전에 결정해야 했기에, 최근 SK컴즈가 과연 어떻게 될 지, 항간의 이목이 집중되었으나,
싱겁게도 SK플래닛은 아직 정하기엔 시기가 좋지 않다며
국가에게 조금만 미뤄달라고 부탁했고
결국, 2015년까지 결정하기로 연기되며 흐지브지되었다.
하지만 그 이후 SK컴즈가 지금처럼 파격적인 구조조정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임원진 전원이 사표를 쓰면서까지 말이다.
정리하자면,
SK컴즈가 회사 사정이 안좋아서 구조조정을 파격적으로 하는 것도 있지만
사실 '공정거래법'에 따라 SK플래닛에 인수되느냐 안되느냐의 이슈가 분명 영향을 크게 미쳤다는 것이다.
SK컴즈는 싸이월드를 분사시켜 몸을 가볍게하여
'적자'를 조금이라도 숨기며 '인수되기 좋은 모습'으로 화장을 시작했다는 것.
그렇다면 SK컴즈와 싸이월드의 미래는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 SK플래닛에 인수된다.
이 경우, 상대적으로 튼튼한 부모님의 품으로 들어가는 것이기에 우리는 한숨 돌릴 수 있게 된다.
당장 망할리는 없어지기 때문.
둘째, 타회사에 매각된다.
예를 들어 '야후'가 네이트와 싸이월드를 사들여 다시 한번 한국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 수도 있다.
이러한 '매각'의 경우,
차라리 답답한 SK품을 떠나 새 주인을 만나 새롭게 재탄생 할 수 있기에 개인적으로 기대되는 방안이다.
셋째, 망한다.
말 그대로 회사가 '망할수도' 있다.
어떻게 되는거지?

이럴 때엔 '주가'를 보면 어느 정도 감이 온다.
시장 만큼 확실한 반응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SK컴즈의 주가는 계속 하락하다가
싸이월드와 싸이메라를 분사한다는 소식에 연이어 급등을 이어가고 있다.
무려 40%나 급등했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첫째, 요즘 이슈인 '비트코인' 관련주로 분류되면서 관심받은 것.
이 부분은 복잡해서 패스하겠다.
둘째, 앞서 말했듯, 
쓸모없는 애들을 다 떼어내서 몸을 가볍게 만든다음에 SK플래닛이 인수할 것이 분명하다는 여론 때문.
이에 대해 SK컴즈는 공식적으로 'SK플래닛으로의 인수합병은 논의되지 않았다.'며 못을 박았지만,
100% 답은 아니기에 사람들은 여전히 합병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는듯 하다.
내 예상은 
인수와 매각 두가지 가능성이 모두 있다는 것.
SK컴즈는 너무 현재 쓸모없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SK플래닛의 존재목적 자체가 SK그룹의 '엔터테인먼트&온라인 콘텐츠'였기에
현재 로엔도 팔아버리고 SK컴즈까지 팔아버리면 정말 성장동력을 잃게 된다.
(현재 SK플래닛은 11번가, T스토어 등을 운영하며 나름의 수익원이 있기는 함 )
그래서 아마 절대 쉽게 포기하지는 못할 것이다.
로엔도 SKT와의 관계를 지속시키고 있으며, 언젠가 다시 사들일 것이라는 의견이 크고 말이다.
내 생각엔 SK플래닛은 SK컴즈에게 2년의 기회를 준 것 같다.
(국가가 연기해준 2년 후에는 SK컴즈를 가질지 버릴지 택해야한다.)
그때까지 정상 궤도에 올라서며 성장한다면 네이트와 싸이월드 모두 다시 품어줄 수도 있다.
아니면, 좋은 주인을 찾아 시집장가를 보내줄지도 모른다.
(현재로서는 거액을 들여 사들이기도 싫고, 아무도 사려고 하지 않아 팔수도 없는 '계륵'인 상황)
반면에 만약 SK컴즈가 망한다면,
그땐 정말 네이트와 싸이월드가 헐값에 팔려가거나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것.
즉, SK컴즈는 2년이라는 시간동안 배수진을 치고 '필승정신'으로 살아남지 못하면
미래가 완전히 불투명해질 것이다.
싸이월드.
그 2년 안에 문 안닫을 것.

SK컴즈는 그 잘나가던 지난 2~3년 전 짓기 시작한 판교 신사옥.
차마 완성조차되지 못한 신사옥을
SK플래닛에게 약 700억에 매각하였다.
(역시 든든한 부모 Background...)
그렇게 SK컴즈는 현재 약 1000~1200억 수준의 유동자산을 마련해놓은 상황이다.
매년 지금처럼 300억 정도의 적자를 내도 그 '2년'은 충분히 버티고도 남는다.
SK컴즈가 싸이월드를 분사시키면서 과연 얼마의 자본금을 마련해줄지는 확실치 않지만,
아무리 힘들다고 하더라도 '먹고살만큼'은 쥐어주리라 생각한다.
진짜 항간의 우려처럼 '팽개친다'는 목적이었으면 당장 헐값이라도 받고 팔아야 했지 않겠는가.
더 추락하면 그 '헐값'도 못받을테니말이다.
내부 직원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SK플래닛은 SK컴즈가 2년 내에 다시 일어설지 안설지 마지막 기회를 주었고
SK컴즈는 네이트 / 싸이월드 / 싸이메라로 나뉘어서
'마지막 전쟁'을 치루게 될 것이며,
그 2년 안에는 결코 핵심 서비스였던 '미니홈피'는 물론이고
싸이월드의 '콘텐츠 원천' 역할을 해주고 있는 '블로그'를 문닫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우리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았을 때
'싸이월드 블로그'가 없어지면 cyworld.com에 들어올일이 '아예' 없어지지 않는가?
그러니,

나는 향후 2년 정도는 우리 싸이블로그가 안전하다고 본다.

물론, 그 2년의 시간이 다가오면서 아무런 성과가 없고 적자만 이어지고 있다면
그 시점에서는 심각하게 서비스 종료 또는 급변화가 일어날 수도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두려워하고 걱정하는 '싸이월드'의 분사.
그리고 SK컴즈의 미래.
나는 이 블로그를 평생 간직하고 싶다.
이곳의 글을 아무리 정확히 백업해준다고 하더라도 필요없다.
내가 중요시하는건 이곳에서 100만 명의 방문자들과 나눈 이야기 기록들이기 때문에.
다른 블로거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며,
중고등학교때의 추억이 가득담긴 미니홈피를 가진 사용자라면 누구나 느낄 것이다.
우리의 '추억'이 사라지냐 지켜지냐는 이제 분사되는 싸이월드 직원들의 손에 달렸다.
그 2년 동안 반드시 싸이월드를 일으켜야한다.
사실 청년으로서 부족한 재원으로 창업을하는 나로서는
SK컴즈가 답답하기 그지없다.
SK컴즈는 네이버, 다음 보다 더 뛰어난 디자인 인력과 모든지 구상한데로 진행할 수 있는 개발 인력.
그리고 힘들때 수백억을 지원해주기도 하는 든든한 부모와 조부모 'SK플래닛'과 'SK텔레콤'이 뒤에 있다.
무엇보다 아직까지 싸이월드를 굳게 지키고 있고,
어떻게든 추억이 지켜지길 바라는 엄청 많은 사람들이 대한민국에 살아 숨쉬고 있다.
도대체 왜 그런 소중한 자원들을 가지고 아무런 일도 해내지 못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내게 그 인력과 자원들을 준다면 지금 내가 실현시키고자하는 꿈과 이상에 더 큰 날개가 달릴텐데. 라는 생각에 
정말 화가 치밀어 오를 정도이다.
애플과 삼성에 의해 완전히 무너져버린
'휴대폰의 져버린 태양' 노키아는
SK컴즈보다 더 참혹한 실패를 겪었고,
핀란드 경제를 이끌던 노키아가 무너지면서 한 국가가 휘청거리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들이 다시 일어서고 있다.
그 비결은 해고된 직원들의 '창업'을 도운 것.
해고된 직원들이 창업을 하겠다고하면 되는데로 돈과 기술을 지원해주었다.
정말 '마지막 베팅'을 떠나가는 직원과 사회에게 내건 것.
처음에는 반응이 없었으나
몇년이 지나자 긍정적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그렇게 지원해준 초기 기업들이 성장해나가며 '돈과 신기술'을 만들어내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노키아와 핀란드는 '진짜' 창조경제를 일으키며 다시 한번 세상에 파란을 일으킬 준비를 하고 있다.
SK컴즈도 자기들이 해내지 못할거면 그 자본과 인력으로 차라리 
우리같은 초기 창업 기업의 신선함에 베팅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하지만 그럴 일은 없겠지.
그렇다면 '제대로' '똑바로' 하라고 조언해야겠다.
싸이월드의 분사는 어쩌면 정말 기회이다.
보수적이고 답답한 SK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도전을 펼칠 수 있다.
물론 돈이 없어서 대규모 투자를 할 수는 없겠지만
가진 자원을 가지고 색다른 도전과 변화를 빠르게 시도할 수 있다.
다시 '벤쳐정신'으로 뭉쳐보는 것이다.
분명 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
2년 뒤에 다시 SK컴즈에 인수되든, SK플래닛에 인수되든, 다른 기업에 인수되든
반드시 살아나서 우리의 추억이 계속 남게되리라 믿는다.
싸이블로거로서 그 도전들을 열심히 도울 준비도 되어있다.
우리의 믿음을 배신하지 않고 꼭.
다시 일어서길 간절히 바래본다.
또, 우리의 추억이 담긴 미니홈피와 블로그가 영원히 지속되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다르게 생각해보자'

Facebook 페이지 '좋아요'를 누르시고 새로 올라온 글을 확인해보세요.

또,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보아요.

위의 페이스북 모니터 이미지를 누르면 이동합니다.

https://www.facebook.com/pages/다르게-생각해보자/463294997112263


매거진의 이전글 창업이야기 4 - 스타트업으로서의 '인턴 직원' 채용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