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6개월밖에 남지 않았다면 꼭 해야 할 것은?

인터뷰 캠프 12일 차

by 해리안

죽음은 언제나 무겁게 다가온다. 어떻게 살 것이냐도 어렵지만, 어떻게 죽을 것이냐는 더욱더 막막하다. 주변 사람들 힘들게 하면서 명을 질질 끌고 싶은 마음도 없지만, 그렇다고 지금 이 모든 것을 두고 가야 한다면 너무도 아쉬울 것 같다. 그러니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기고, 하고 싶은 것은 지금 하라고들 하지만, 그 또한 쉽지 않다.


만일 내가 6개월 시한부 인생을 통보받는다면 어떨까. 하고 싶은 것들 보다는 해야 할 것들이 먼저 떠오른다. 아빠 없는 삶을 살아가야 하는 아이들과 이를 책임져야 하는 와이프에 대한 안타까움. 두 녀석 독립하기 전까지 10년은 더 같이 하면서 알려줄 것들이 많았는데.. 그동안 내가 깨달은 삶을 살아가는 지혜가 있다면 나누어 주고 싶다. 일상은 잠시 Pause 하고 멀리 떠나서 서로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 부모님께는 어찌해야 할까. 자식이 먼저 떠나는 것보다 큰 불효가 없다고 하던데... 나를 이렇게 잘 살 수 있게 키워주신 감사의 마음을 어떻게 전해야 할까. 그리고 그동안 같이 하면서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사람들에 대한 감사를 표해야겠지. 친구들, 은사님, 선배, 후배들.. 평소에 연락하지 못한 분들도 만나서 한 번쯤은 감사를 표현하고 싶다.


그동안 수고한 나에게도 수고했다 말해줘야겠다. 18년 동안 쉼 없이 달려온 직장 생활, 그전에 또 5년간 열심히 공부한 대학원 생활, 45년을 살면서 별다른 목적 없이 쉰 시간은 일주일을 넘긴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러니 이제는 어렴풋하게나마 세워두었던 버킷 리스트를 하나씩 해봐야겠다. 필리핀에 가서 한 달 동안 스쿠버 다이빙하고 노을 보며 맥주 마시기. 미국 서부에 가서 한 달 동안 캠핑카로 캐년 투어 다니기, 성능 좋은 사진기와 망원경을 하나씩 사서, 공기 좋은 시골에서 마음껏 별사진 찍기, 날씨 좋은 계절에 유럽 서부에 가서 한 달 동안 맛있는 것 많이 먹고 예쁜 풍경도 많이 구경하기. 이 모든 것을 하기엔 6개월은 너무도 짧구나! 건강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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