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인생 깨달음'을 주제로 강연을 한다면?

인터뷰 캠프 18일 차

by 해리안

18년 전 연구소에서 회사 생활을 시작할 때 인연을 맺은 입사 동기가 17명 정도 있었다. 서로 참 사이가 좋고 끈끈했었는데, 한 두 명씩 회사를 그만두거나, 스텝부서로 이동을 하더니, 이제는 남은 동기가 한 명뿐이다. 짧고 굵게 와 얇고 길게 중 선택을 하라면 난 주저 없이 짧고 굵게 파였는데, 어쩌다 보니 얇고 길게의 심벌이 된 셈이다. 이유를 살펴보자면, 나는 지난 18년간 회사 생활이 그리 어렵지 않았던 모양이다. 괴롭히는 상사가 많지 않았고, 일 잘하는 후배들도 많이 만났다. 보통 한 가지 테마를 5년 이상 연구하였고, 덕분에 그 분야에서는 어느 정도의 입지를 다질 수 있었다. 이 부분이 선순환이 되어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펼치기 수월했고, 워라밸도 좋은 편이었다. 때로는 도전하지 않고 안주하는 삶을 산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배운 것도 많았고, 얻은 것도 많았던 시간이니 후회는 없다.


Quite Quitting이 유행인 시대이다. 요즘은 다들 받은 만큼만 일하고들 싶어 한다. 하지만 그만큼의 책임 역시 본인들 몫이지 않을까. 프로젝트를 해보면 멤버들의 성향 분포가 대체로 비슷하다. 자기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멤버가 1~2명, 비판적이고 수동적인 멤버들이 4~5명, 묵묵한 헌신형이 2~3명. 일은 아무래도 자기 주도적인 멤버들 위주로 운영된다. 헌신형은 늘 고맙지만 노력 대비 보상 면에서는 후순위인 경우가 많다. 수동형은 평소에야 묻어가기 좋지만, 상황이 어려워져서 조직 재구성이 필요하면 늘 우선대상에 올려진다.


그래서 얻은 깨달음은 이 것이다. 직장생활에서 행복하려면 휘둘리지 않아야 한다. 휘둘리지 않아야 에너지 낭비가 없고, 온전히 내가 내 일에 집중할 수 있다. 휘둘리지 않으려면, 내가 중심을 잡고 일을 해야 한다. 내가 중심을 잡고 일을 하는 사람들은 태가 다르다. 그 일을 좋아해야 하고, 때로는 받은 것보다 더 일하더라도 행복감을 느낀다. 이 단순한 진실이 얇고 길게 혹은 굵게 짧게 가 아니라, 굵고 길게 가는 법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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