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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리 Dec 05. 2023

내 몸을 살리는 방법을 찾다

(다이어트는 덤)

"나 지금 아파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것 같아"

2022년 건강 검진 직후 느닷없이 이런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검진 수치들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코로나 이후 꾸준히 살이 쪄 몸무게 앞자리가 바뀌었고, 스스로도 건강하지 않은 상태라는 것을 느끼는 던 중이다.

몸이 무거워지니 덜 움직이게 되고, 덜 움직이니 만사가 귀찮아지면서 간단히 조리나 배달 음식을 찾게 되는데, 또 그렇게 시간이 지나 몸은 더 무거워지고 뒤늦은 죄책감에 내일부터는 뭔가를 해보자 생각마저도 흘러 버리게 두던 때였다. 끝날 것 같지 않은 코로나 핑계는 제쳐두더라고, 이 건강하지 않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하는데... 생각이 많아졌다.

운동은 필수인가?
저 다이어트 보조제 효과 있나?
지방 흡입 수술은 비싼가?
샐러드랑 닭 가슴살만 먹어야 하나?
요요는 꼭 생기는 건가?
왜 결심하는 순간부터 빵이 아른거리지?

그러나, 22년 초 코로나로 어디 하나 방문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고, 나는 뭐에 홀린 듯 유튜브와 각종 SNS의 정보들을 일주일에 거쳐 빼곡하게 정리하기 시작하였고,

- 혈당 스파크
- 오토파지
- 인슐린 저항성
- 간헐적 단식
- 김주환 교수, 최겸, 조승우 약사, 자세요정   
- 매크로
- 수면
- 멜라토닌, 비타민D
- 글루코스 혁명, 연속혈당기
- 디지털 디톡스
- 바이오 해커

거기에 아래와 같은 나의 맞춤 조건들로 걸러내면서

- 운동하기 싫어
- 돈이 들지 않을 것
- 회사 식당(식단) 안에서 해결할 것
- 현재 일상이 무너지지 않을 것
- 놓쳐도 그냥 다시 할 것

나의 맞춤형 '내 몸을 살리는 3가지 방법' 뽑아 그대로 실행해 봤다.


좋은 잠 자기

처음 세팅한 것은 다소 엉뚱하게도 '잠'이었다. 모든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수면의 양과 질'을 강조하고 있었다. 나 또한 식단, 운동을 완벽하게 해도 수면 퀄리티가 며칠만 안 좋아도 생활 전반이 무너지는 것을 여러 번 경험하게 되었다. 그래서 24시간 중 최소 7-8시간 정도의 충분한 수면 시간을 확보하는 것을 우선으로 삼았다. 그러면 대부분 불면증에 대해 물어보는데 나는 늘 내 방법을 일단 추천했었다. "아침 혹은 낮에 해를 보며 어슬렁어슬렁 20분 이상 산책해 봐" 놀랍게도 지금까지 이 방법이 안 통한 사람은 없었다.


적게 먹기 & 마지막 식사 일찍 끝내기

식사 종류를 전혀 제한하지 않고 그냥 먹는 양만 줄였다. 아침에는 회사 take out으로 늘 먹던 사과/고구마를 절반으로 졸였고, 점심은 식당에서 좋아하는 메뉴를 먹되 천천히 양만 2/3로 줄였다. 그리고 마지막 저녁 식사를 시간을 앞당겨 5시 전에 끝냈다.

아주 재밌는 것은 못 먹거나 안 먹는 게 없으니 진심 다이어트 스트레스가 생기지 않았다. 이 시기에 내가 제일 많이 한 말이 ‘이거 드실 분?’ 이였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주위 친구들에게 꽤 너그러운 사람이 되어 있었다.


식후 산책 혹은 계단 오르기

식후 커피 & 수다는 필수였던 나는 식후 산책을 하기 시작하였고, 어렵지 않게 3달을 채워나갔다. 또 산책을 할 수 없던 날 우연히 했던 '계단 오르기' 더해 '식후 산책 10분 / 계단 오르기 10분' 세트를 1년째 이어 가고 있다.

(나중에 알았지만 식후 산책 및 계단 오르기는 식후 혈당을 조절하는데 매우 탁월하다는 것을 알았다.)

실제로 이렇게 실천하다 보면 그 효과가 나타나는데 불과 2-3달도 걸리지 않는다. '지금 아파도 이상하지 않아' 생각한 그때부터 딱 1년 후, 나는 하나의 성적표를 받게 되는데 허리둘레가 9cm 감소, 체중 16.3 kg 감소 (체지방 -11.5 kg)의 23년 건강 검진 결과를 만나게 되었다.


새로 알게 된 것들

'오! 생각보다 빠른데?' 위 검진 수치가 말하듯 나의 가장 큰 변화는 ‘체형'이었다. 주위 사람들이 내 변화를 알아차리는데 불과 50일도 걸리지 않았고, 반년 만에 내 모든 옷들이 헐렁해져 절반의 옷을 캔에 기부하였다.

그리고 내게 호들갑 떨지 않는 '여유' 비슷한 게 생겼다. 시끌벅적 한 뉴스와 SNS 정보 앞에서도.. 오! 그건 그래서 그렇구나 정도로 넘어가는 그런 '여유' 말이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루틴에 넣어 3가지 방법을 다듬어 나가면 되는 거였다.

현재 나는 ‘내 몸을 살리는 3가지 방법’을 1년 9개월째 실행/멈춤/더하기/빼기를 하며 꾸준히 잊지 않고 곁에 두고 있으며, 그리고, 3명의 친구들에게 전파하였고 현재 나보다 더 드라마틱하게 역사를 만드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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