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봄빛 Dec 02. 2021

햇살 좋은 날에

걷기 좋은 겨울날

 12월이면 겨울이다. 추운  당연한 거다. 새벽바람을 갈라가며 아내를 태우고 15km 달려 체육관에 들어섰다. 영하로 떨어진 기온에 히트를 켜도 냉기가 가시지 않는다. 아내의 배드민턴 레슨을 마치고 집에 와서 샤워를 하고 나왔는데, 기침이 멈추지 않는다. 감기려나.


 아침에 걷지 못해서 그런지 점심식사를 마치니 걷고 싶었다. 바람이 많이 불면 포기하려고 했는데, 다행히 햇살 가득 뿌리는 시청  광장은 바람도 잦아들었다. 건물 그림자를 피해서 두어 바퀴 도니 몸에 열이 오른다.


 햇볕이 좋구나. 새삼 느낀다. 며칠 전 새벽녘 세찬바람에 어두운 산책로에서 중간에 돌아온 뒤 새벽에는 발걸음이 잘 안 떨어졌다. 매일 다니던 그 산길이 어찌 그리 얼씨년스럽던지.


 햇살을 받으며 걷는 기쁨이 크다. 따뜻하고, 그래서 몸이 가볍다. 하늘엔 구름   다. 파랗다. 바람은 차갑다. 외투를 두고 스웨터만 걸치고 나와서 한기寒氣에 감기가  번질까 걱정스럽긴 하다.


 새로 지은 건물은 반도와도 같이 높은 본관과 이어져 툭 튀어나와 있다. 해도를 따라 배가 가듯이 해 그림자를 피해 간다. 바닷길을 여행하는 기분이다. 8분 전에 해를 떠나 지금 내 얼굴에 부딪히는 광자 탓인지 나른하다. 얼굴에 살짝 열이 돋는다.



작가의 이전글 개성 가는 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