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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라이크 Jun 20. 2021

엄마가 그리울 때

아무것도하기 싫은 날

문득 엄마가 그리울 때가 있다. 

평소에 엄마에게 전화 한 통 잘하지도 않는 딸이면서 

그냥 아무 대책 없이 엄마가 보고 싶을 때.


사실은 '그냥'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책임'지기 싫은 날. 


바닷가에서 노는 어린아이들을 볼 때면 더욱이 

엄마의 존재가 더욱 그리워진다. 


바다에서 마음 놓고 흠뻑 옷을 적셔도, 

혹시 몰라 나를 위해 뽀송뽀송한 새 옷을 챙겨 왔을 엄마가

근처에서 샤워를 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 있는 엄마가 

그리고 구석구석 모래를 털어줄 엄마가 있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모래사장 앞에서 물에 젖은 슬리퍼를 끌고 다니며, 

덕지덕지 발에 달라붙은 모래를 털어낼 자신이 없어 

바다에 발조차 담그지 못하는 겁쟁이는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이면

그렇게 엄마가 보고 싶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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