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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라이크 Aug 29. 2021

나의 색을 찾아서

최근 컬러테라피에 꽂혔다. 내 색을 찾고, 내가 지금 어떤 상태고, 어떤 컬러가 나에게 도움을 주는지. 

그 사람이 그렇게 때문에 나와 잘 맞고, 아, 그래서 나와 안 맞았지. 


이런 생각에 가득 차 있었다. 


옆에 있는 사람과 싸우게 되는 이유가 대부분 '그래서 그런 거야.', '그럴 줄 알았어'

라는 걸 알면서도 자꾸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된다. 

내가 싫어하는 행동은 하지 않았으면 하면서, 당신이 싫어하는 행동은 이런 나의 감정을 이해해주길 바란다. 그리고 어쩌다 보면 나를 이해해주지 않을까. 쉽사리 오류에 빠진다. 아닌 걸 알면서, 결국 이 감정싸움의 끝에는 돌림 노래처럼 '넌 변하지 않을 거지.'라는 답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쉽게 변하지 못한다. 


엊그제 짝꿍과 함께 오랜만에 외식을 나섰다. 오전에 업무를 보고, 다 늦은 저녁이 되어서야 식당에 들어간 나는 첫끼이고, 내가 잘 아는 메뉴라는 이유를 마음속으로 생각하며, 그가 굽고 있는 집게를 뺏고 싶어 했다. 그러나 그러지 못했고, 그러다 문득 아무 말 없이 식탁에 앉아 있는 우리가. 어색하게 느껴졌다. 


주위의 오랜만에 만난 연인들, 친구들은 서로의 이야기를 하며 하하호호 웃고 있는데, 우리는 아무 말 없이 음식이 익어가는 모습만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는 좋은 사람이다. 항상 내가 어떤 모습이든 조용히 지켜봐 주고, 이야기를 들어준다. 그런데 항상 불같이 튀는 사람은 나이다. 그러면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그 순간에는 욕심과 승부욕으로 가득해. 그를 자꾸만 이기려고 하고, 몰아붙인다. 


그리고 결국 시간이 지나 이야기를 하다 서로의 모습을 돌아보면, 그때 그렇게 했던 내가 미워서 눈물이 난다. 왜 그렇게밖에 할 수 없는지. 왜 상대방이 당연히 이런 모습의 나를 이해해줄 거라고 생각했는지. 

반대의 입장에서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당연해지는 순간들이. 


무섭다. 


그런 일들이 일어나면, 어느 순간 돌이킬 수 없을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도, 공부도 모든 것이 마찬가지다.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하면 안 된다는 걸 이제는 누구보다 잘 알면서 정작 머리가 하라는 이야기는 제대로 실행하지 못한다. 

(다행히 지금 글을 쓰고 있는 건 머리와 가슴이 극적인 화해를 했기 때문이다)


마이웨이로 살아가는 민트색이라고 했는데, 나는 가끔은 걷잡을 수 없는 보라였다. 어쩔 땐 미친 듯이 달리는 레드였다가 아무것도 하기 싫고 리셋하고 싶은 하양이 되기도 하는 것 같다. 


아직까지 끝나지 않은 성장통을 붙잡고, 오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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