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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트리 Mar 31. 2023

모두를 위한 북디자인은 없다

책으로 경계를 허물고 싶은 사람의 북디자인 이야기

시각 장애인이 책을 읽는/감각하는 방법

《로스트 보이스 가이》를 본격적으로 편집하면서 유정 님, 헌용 님과 일주일에 한번씩 보는 시기가 있었다. 어느 날 두 사람을 생각하다가 어떤 책에 대해 이야기할 때 유정 님이 헌용 님의 손을 잡아서 책을 만지며 그 부분에 어떤 글이 쓰여 있는지 외관이 어떤지 설명하던 생각이 났다. 그때 헌용 님이 책을 읽을 순 없어도(헌용 님은 오디오북으로 많은 책을 읽는다. 학교에서 아이들과 오디오북 독서 동아리를 이끌고 있기도 하다) 책의 물성이 좋다고 했는데 표지에 튀어나온 후가공(에폭시, 형압)이 있거나 재질이 독특한 종이를 썼을 때는 책이 구분도 되고 재미도 있다고 했다.



두 사람에게 줄 책을 고르다가 헌용 님에게는 표지에 글자들이 튀어나와 있는 《먼지의 말》을, 고래를 무진장 좋아하는 유정 님에게는 《고래의 날》을 선물하기로 했다. 시각 장애인에게 읽지도 못 하는 책을 선물하는 것이 스스로 좀 이상하게 느껴지긴 했지만 두 사람이라면 내 의도를 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물론 말로도 바로 설명했고!)


▲ 헌용 님의 장애 개그 레벨...


이미지 대체 텍스트1: 김헌용의 페이스북 캡쳐 내용: 솔직히 말해서 실감이 안 난다. 펀딩 4일 만에 600만원이 모였다. 내 손에 들어오는 돈은 단 한 푼도 없지만, 후원금이 올라가는 것 보면 안 그래도 안 보이는 눈이 뒤집힐 지경... 근데 내가 자꾸 이런 글 올리면, 나한테 '돈에 눈이 먼 놈'이라고 사람들이 욕하겠지~ 이런 캐드립 원래 잘 안 치는데... 너무 기분 좋아서ㅎㅎ

#로스트보이스가이 #목표액 200퍼센트달성 #돈에눈먼놈 #아니그냥눈먼놈 #텀블벅


먼지의 말(포도밭) 책표지


이미지 대체 텍스트2:  책 먼지의 말 책 앞면을 찍은 사진. 본문 내용처럼 하얀색 종이에 (먼지의 말) 아래에 채효정 이라는 저자 이름이 작게 적혀있다.


《먼지의 말》은 눈으로 봤을 때는 굉장히 정적인 책이다. 코팅도 하지 않은 새하얀 종이에 제목이 정중앙에 괄호에까지 감싸여 쓰여 있고 저자 이름은 더 작다. 부제목인 '없지 않은 존재들의 목소리'도 아래에 작게 적혀 있다. 하지만 직접 만지면서 자세히 들여다보면 형압으로 꾹꾹 눌러놓은 글자들이 주변부에 퍼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짐작하기로 헌용 님이 느끼는 《먼지의 말》은 다르리라고 생각했다. 제목이 아니라 오히려 눈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 표면에 새긴 말들이 더 선명한 책의 목소리로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이미지 대체 텍스트3:  헌용이 왼손으로 먼지의 말 책표지 위에 형압으로 눌러서 표현한 글자들을 매만지고 있다. 옆에는 유정이 함께 앉아 있다.


모두를 위한 북디자인, 가능할까?

로스트 보이스 가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도 그랬지만 이번 책은 만듦새도 기존 책과 조금 다르게 해보고 싶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디자인 정치학》이라는 책을 발견했다.


디자인 정치학(goat)

이미지 대체 텍스트4: 디자인 정치학이라는 책의 뒤표지. 다음과 같은 글이 쓰여 있다. "모든 디자인은 정치적이다. 당신은 선택받은 사람이다. 이 문장을 읽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세계 인구의 85퍼센트에 해당하는 글을 읽을 줄 아는 계층에 속했다는 뜻이지 않은가. 게다가 당신이 이 책을 구입하느라 쓴 금액은 하루 소득이 10달러 이상인, 세계 인구의 20퍼센트만이 감당할 수 있는 비용이다. 전자책으로 읽고 있다면 당신은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40퍼센트에 해당한다. 이 책을 구입한 당신은 고등교육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고, 고등교육은 소수가 누리는 특권이다."


출판사 책소개에 따르면 이 책은 '인류학, 사회학의 관점으로 기호, 지도, 사진, 타이포그래피, 색상 등 시각자료들을 한데 모으고, 그 이면에 도사린 이야기될 만한 문화적 맥락과 고정관념들을 풀어나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시각적인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에게 생각해볼 지점을 많이 던져주는 책이다. 목차 중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있는데 여기서는 장애인을 표현하는 픽토그램이 다양한 형태의 장애를 반영하지 않은 스테레오 타입이라면 비판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아쉽게도 책을 디자인할 때와 관련된 내용은 없다. 이 책을 읽고 혹시 이런 맥락에서 '유니버설 북디자인'이나 '배리어프리 북디자인'이 있을까 찾아봤는데 내가 원하는 사례는 찾기가 어려웠다.


책을 만들어가던 당시 우리가 시도해보면 좋겠다고 상상(망상)한 것이 몇 가지 있었다.

저시력자를 위해 본문 글자 크기를 크게 잡았으면 좋겠다.

만지는 것만으로 분량이 파악되도록 중간에 챕터마다 다른 두께의 종이를 넣으면 어떨까?

표지에 점자를 넣어보자. 점자 자체로 유머를 치면 어떨까? 점자를 읽었는데 '점자책 아님'이라고 쓰여 있으면? (선 넘는 시도가 될 것 같아 실제로는 하지 않았다.)

오디오북을 만들 때는 실제 원고와 다르게 애드립도 넣고(뻔장코 한기명 님이 서문을 읽어준다면?) 종이책과 동시에 출시하자.

오디오북 성우를 장애인 성우에게 부탁하면 어떨까? 찾아보니 장애인 성우 양성 과정이 있었다. 오디션을 열면 어떨까? (비장애인 지원 금지 - 대놓고 차별하기)

뇌병변 장애인 같은 경우 책장을 쉽게 넘기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넘기기 쉬운 종이를 쓰면 좋겠다.

향기나는 종이를 써서 후각으로 같은 책을 인식할 수 있는 시도도 재밌겠다.

QR 코드를 넣어서 로스트 보이스 가이의 코미디 쇼 영상을 링크하자. 이건 많은 책에서도 하고 있는 시도이긴 하다.

발달 장애인은 대부분 긴 글을 읽기 어려워 한다. 읽기 쉽도록 어려운 한자어나 영어는 최대한 쉽게 풀어보자.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 했던 부분에 대해 반성도 했다. 굳이 오디오북을 동시에 내야 할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전자책을 동시 출간하면 TTS(tts Text to Speech, 컴퓨터가 텍스트를 인식해 책을 읽어주는 기능)가 있어서 괜찮다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오디오북을 많이 듣는 헌용 님 입장에서는 인공지능 음성인 TTS와 전문 성우(혹은 저자)가 직접 녹음한 오디오북은 완전히 다른 '책'이었다.  


이렇게 여러 입장에서 책을 바라보니 책의 본질이 그 안에 담긴 내용(텍스트)뿐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정말 내용만으로 책을 인식할까? '모든 사람'이 책이라는 물건을 똑같이 인식할까? 가령 베스트셀러였던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가지고 얘기할 때 비시각 장애인들은 대부분 주황색 제목이 가운데에 적혀 있는 유명한 책표지를 떠올리겠지만 시각 장애인의 경우에는 저자 이름이나 책오디오북을 들으면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이나 읽어주는 사람의 목소리가 떠오를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시도하고 싶은 것을 모두 적용할 수 없었기에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 정해야 했다. 그럼 한 가지 형태로 된 책이라도 각자 자신이 지닌 감각으로 사람마다 다르게 즐길 수 있게 만들면 어떨까?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책을 전달할 수 없다면 아예 '모든 사람'이 다른 방식으로 책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로스트 보이스 가이》를 각자의 방식을 즐기고 그마저 같은 책의 다른 버전에 대한 대화로 이어지도록. (야심차게 말한 것 치곤 시도할 수 있는 게 많진 않았지만.) 여러 번역가가 번역한 고전을 비교하거나 원작이 있는 영화와 책을 비교하듯이 말이다.


언어의 서열, 다국어 로망

나는 꽤 어릴 때부터 수어나 점자에 관심이 있는 편이었다. (그러면서 제대로 못 배운 것은 나의 학습 능력 부족이라고 하자.) 사실 장애를 떠나서 나에게는 수어도 점자도 언어로 먼저 다가왔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 할 수 있는 언어가 말이 아닌 손짓이나 점자로 가능하다는 게 흥미로웠다. 다국어에 대한 로망도 있었고(어릴 때 꿈 10개 국어ㅋㅋ), 납치당했을 때 경찰에게 살려달라고 수어로 말하거나 무인도에 고립되었을 때 낡은 신호 전송 장치를 발견해서 모스 부호로 SOS를 보낼 수도 있잖아.


https://tumblbug.com/3dprintingjoy?ref=%EA%B2%80%EC%83%89%2F%ED%82%A4%EC%9B%8C%EB%93%9C

키보드에 붙일 수 있는 점자 스티커를 만드는 프로젝트에 후원을 한 적도 있다. 막상 받아서 제대로 못 써먹었지만...


그리고 3년동안 일했던 인사이트 출판사에 막 입사했을 때 선배가 《코드》라는 책을 만들고 있었다. 교정교열을 배우기 위해 선배의 교정지를 보면서 자연스레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인간이 의사소통하기 위해 만들었던 코드, 앞집 친구와 창문을 통해 손전등을 깜빡이며 신호를 보내던 것부터 모스 부호, 점자, 십진수를 지나 컴퓨터 언어까지 엮어낸 찰스 펫졸드의 역작이다. (주의: 이과와 친하지 않으면 중간부터는 좀 어렵다.)


그때도 나와 다른 존재와 소통하는 매개체에 대한 관심이 가늘게 이어졌던 것 같다. 요즘은 비언어적 의사소통에 꽂혀서 검색해 놓고 아직 아무것도 안 읽고 있는데, 아무튼.


결론적으로 나는 이번 책표지에 점자를 꼭 넣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그런데 무슨 의미지? 책 전체에 점자를 넣는 것도 아니고 표지에만 꼴랑 제목 하나 점자로 표시하는 게? 아무에게도 쓸모 없는 거 아닌가?


근데 정말 아무 의미도 없을까?


한국에서 나온 책들의 표지를 살펴본다. 한글 제목과 함께 영어 제목이 눈에 들어온다. 일본 책, 중국 책 등 다른 언어권에서 번역된 책에는 원어로 표기된 제목이 있는 경우가 거의 없지만 영어 제목은 마치 당연하다는 듯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고 디자인적인 요소로 활용되기도 한다.



이미지 대체 텍스트4: 한국에서 나온 번역서들의 책표지 모음. 대부분 영어 제목이 한글 제목보다 더 크게 들어가 있거나 아예 한글 없이 영어만 있는 표지도 있다.


심지어 아래 링크한 책은 저자 이름이 한글보다 영어로 더 크게 표기되어 있다. (심지어 일본인 작가의 이름이다.)

https://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saNo=001&sc.prdNo=254119739&product2020=true 


최근 도무지 알아먹을 수 없는 외래어로 된 아파트 이름이 이슈가 된 적이 있다. 나도 정말 그런 이름을 싫어하는데, 솔직히 내가 입주해 있는 마포출판문화지원센터 플랫폼피(Platform-P)나 마포디자인출판지원센터 왓리얼리매터스(whatreallymatters)도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작명이다. 물론 나도 디자인을 하다 보면 영문 서체가 더 멋있고 세련되어 보일 때가 있긴 하다. 그래도 많은 사람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이름이라면 뭐가 더 중요한지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작명 의도가 특정 부류만을 모으기 위한 거라면 목적을 달성한 거니까 뭐라 할 말은 없다.)


왜 한국에 점점 영어만 있는 브랜드와 간판이 많아지는지 생각해봤다. 단순히 생각하기로 한국에서 언어의 서열은 영어가 한국어보다 우위에 있는 것 같다. 언어 사이에도 문화권마다 위계가 다르게 느껴지는 것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점자는 어디쯤에 위치할까?


이미지 대체 텍스트5:  한강 작가의 흰이라는 책의 영국판 표지 이미지. 하얀색 바탕에 가운데에 커다랗게 '흰'이라는 글자가 명조체로 쓰여 있고, 위에는 영어 대문자로 HAN GANG, 아래에는 TEH WHITE BOOK이라고 쓰여 있다.


반대의 사례도 있다. 한강 작가의 소설 《흰》의 영국판 표지는 한글 '흰'자를 명조체로 커다랗게 넣어 디자인했는데 굉장히 과감한 디자인이다. 한글이 소수 문자인 문화권에서는 이 활자가 어떤 느낌으로 다가갈지 궁금하다.


많은 비중의 한국인이 읽을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영어를 디자인 요소로 책표지에 넣을 수 있고, 영어권에서 한글이 디자인 요소로 사용될 수 있다면 점자도 그런 맥락에서 디자인 요소로 넣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리어프리(barrier-free)'라는 말은 사회적 약자가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장벽(배리어)을 느끼지 않도록 장벽을 허물자는 뜻이라고 한다. (이 단어도 '무장애'라는 한국말로 표현하는 추세다. 관광지의 무장애 산책길을 본 적 있는지? 비장애인도 다니기가 무척 편하다.)


그런데 이 장벽이 한쪽에서만 허물어서 될까? 반대쪽에서도 함께 허물고 서로가 넘나들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어쩌면 오히려 지금 상황에서는 비장애인쪽에서 더 많은 벽을 허물고 다가가야 하지 않을까? 시각 장애인 입장에서 세상에 가득한 시각적 요소는 모두 불필요하다. 그렇다면 비장애인 입장에서도 읽을 수 없고 불필요한 요소가 책에 있다는 게 어쩐지 의미심장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나는 점자를 꼭 표지에 디자인 요소로 넣고 요철 후가공을 하기로 했다. 책표지에 들어가는 요소가 많아서 배치하기가 까다로웠지만 여기 저기 배치해보며 적당한 자리를 찾아나갔다.


이미지 대체 텍스트6:  종이에 표지 스케치를 한 흔적. 로스트 보이스 가이와 점자를 그려보았다.


이미지 대체 텍스트7: 로스트 보이스 가이 표지를 포토샵으로 만들어보던 중 캡쳐한 화면. 표지의 일부분을 확대한 모습으로 하늘색 바탕에 '말 못 하는 스탠드업 코미디언의 말문 막히는 장애 개그'라는 부제가 쓰여 있고, 상단에 영어로 LOST VOICE GUY라고 쓴 부분에 간격을 맞춰 점자도 아래에 배치해놓은 모습.  


여러 디자인 시안을 만든 끝에 보통 띠지가 자리하는 책표지 하단에 점자로 '로스트 보이스 가이'라고 적었다. 비장애인은 읽지 못 한다. 비장애인 입장에서 배리어프리를 하려면 점자를 알아야 한다. 점자라는 문자의 존재감을 조금이라도 드러낼 수 있다면. 내 역량으로는 일단 거기까지다.

이미지 대체 텍스트8: 최종 표지 디자인 모습. 입체로 되어 있어 책등과 책표지가 함께 보인다.표지 중앙에는 리 리들리가 서서 '로스트 보이스 가이'라는 제목 글자를 밟고 있다.배경으로는 리 리들리가 살던 마을 모습과 학교, 병원, 스탠드업 코미디 공연장, 강물과 잔디가 있고 그곳을 휠체어 장애인과 시각 장애인이 산책하는 모습도 그려져 있다.


표지 배경에 들어간 그림

이미지 대체 텍스트9: 로스트 보이스 가이 표지 배경으로 쓰인 그림이다. 오른쪽에서 아래로 강이 흐르고 주변 산책로에서 휠체어 장애인이 쌩쌩 달리고 있고 한쪽에서는 안내견과 함께 걸어가고 있는 시각 장애인이 있다. 왼쪽 위에는 동그란 길을 걷고 있는 케인을 든 시각 장애인이 있다. 그 주변으로 영국의 길거리를 묘사하는 건물들이 모여있다. 스탠드업이라는 간판도 보인다.


이외에도 종이는 아주 가벼운 종이를 쓰고 본문 글자는 보통 때보다 키웠다. 장제목, 소제목은 일부러 과하게 크게 넣었따. 표지에는 리 리들리의 배경으로 책에서 등장하는 장소와 소품을 스케치한 그림을 넣었다. 곳곳에 행인을 그리면서 시각 장애인과 휠체어 장애인이 즐겁게 이동하는 모습을 그렸다. 마지막엔 유정 님을 위해 강물이지만 귀엽게 솟아오른 고래 꼬리도 하나 그려넣었다.


이미지 대체 텍스트10, 11, 12: 로스트 보이스 가이 내지 이미지 3장. 첫 번째 본문에는 '영국인 남성 그레이엄;이라는 제목이 파란색으로 크게 쓰여 있고 본문 내용이 이어진다. 두 번째 본문에는 양쪽 펼침면에 모두 본문이 담겨 있는데 오른쪽 중간에 작은 코너 이름으로 '스티븐 호킹만큼 똑똑하신가요?'라는 질문이 크게 쓰여 있다. 세 번째 본문에는 왼쪽 페이지 상단에 '웃으세요, 안 그러면 후회하게 될 걸!'이라는 제목이 종이 반절에 달할 만큼 큰 글씨로 쓰여 있다.


제작하고 보니 아쉽게도 점자에 올린 에폭시 후가공의 돌출이 잘 느껴지지 않아서 손으로 읽기는 힘들었다. 다음에 만든다면 형압으로 꾹꾹 누르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 여러 가지로 어설픈 시도였지만 이 작은 시도가 다음 장벽을 허무는 한번의 망치질이 되기를 바란다. 강하진 않지만 꼭 필요했던 망치질이기를.


http://aladin.kr/p/Dzn7E





※ 참고: 점자 공부하기, 만들기

나도 아직 점자 초보자라 아는 정보가 많진 않지만 이번에 책표지를 디자인하면서 발견한 것들을 공유해 본다.  


1. 한글점자 일러스트 파일

점자 크기나 간격을 하나, 하나 그려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 은혜로운 일러스트 파일 발견.

http://dport.kr/freebie/graphics/vector/243/?unapproved=98&moderation-hash=ce73accf7106f4db01b6b874b24bf3e8#comment-98


2. 든든북스에서 나온 《점점 자신 있는 한글 점자 》최근에 나온 책으로 깔끔하고 쉽게 점자를 가르쳐주는 책이다.

https://search.shopping.naver.com/book/catalog/32490829663?cat_id=50010240&frm=PBOKPRO&query=%EC%A0%90%EC%A0%90+%EC%9E%90%EC%8B%A0+%EC%9E%88%EB%8A%94+%ED%95%9C%EA%B8%80+%EC%A0%90%EC%9E%90&NaPm=ct%3Dl8408yzk%7Cci%3D58a8458cd11eb89d6803b0a7f344283c92ca2557%7Ctr%3Dboknx%7Csn%3D95694%7Chk%3D6b281cc4860cb6d4e4c4c5e0f30b205512ed3af9


3. 문서 작성 프로그램인 '한글'에 점자를 만들어주는 기능이 있다.


4. 이건 점자는 아니지만 한국장애인개발원에서 고령층과 저시력인까지 아우르는 유니버설디자인 서체를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다. '온고딕'이라는 서체다. 써보니 작은 글자도 좀 더 명확하게 구분되어 보였다.

https://www.koddi.or.kr/ud/sub1_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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