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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dy Cha Jan 09. 2021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태도

좋은 태도는 좋은 결과를 만들죠.

누군가와 대화를 하는 상황에서 중요한 요인은 무엇일까요?

내 의견을 상대방에게 왜곡이나 오해 없이 정확히 전달하는 것일 테고요.

그 반대로 상대방의 생각을 왜곡이나 오해 없이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겠죠.


이런 대 전제를 충족하기 위한 세부적인 부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정확한 근거를 바탕으로 내용을 전달해야 하고요, 상대방의 경험치 내에서 이해 가능한 수준으로 전달하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초등학생에게 대학생 수준의 이야기는 소용이 없으니까요.


듣는 자세도 중요합니다. 상대방이 어떤 의도로 이야기하는지 헤아리는 자세로 들어야 하고, 혹시 이해가 안 된다면 재차 삼차 물어보면서 그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려는 노력을 해야 하죠.


좋은 커뮤니케이션에 대해서는 이 외에도 많은 것들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겁니다.




사실 마케팅도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제품과 소비자 간의 커뮤니케이션, 브랜드와 소비자 간의 커뮤니케이션, 기업과 소비자 간의 커뮤니케이션.

제품, 브랜드, 기업이라고 이야기는 했지만 사실 그 이면엔 모두 사람이 있습니다.

결국 사람과 사람의 커뮤니케이션이죠.

물론 그 나름대로의 목적이 있고요.


네,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의 목적은 제품 및 서비스의 전달이겠죠.

당연히 그 목적에 맞는 고려사항이 있습니다.

제품과 서비스에 부합한 대상을 정확하게 찾아야 하고요.

각 대상의 필요에 맞게 제품과 서비스를 어필하는 방법도 달라야 합니다.

하지만 이 지점에서 커뮤니케이션의 오류를 범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좋은 부분만 과장해서 어필한다는 것이죠.


누구나 자신의 치부나 결함을 알리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남녀 간의 만남이고 관계가 진지해진다면 서로의 단점이나, 그동안 숨겨왔던 치부까지 드러내고 알려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내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고 사용하는, 내 소비자가 될 사람에게는 모든 것을 솔직하게 알려야 하는 것 아닐까요?


제가 직접 목도한 사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오래전, 어느 평일 오후, 한가한 전철 안이였습니다.

의자에 앉아 목적지를 향해 가는데 한 아저씨가 케리어를 끌고 제가 타고 있는 칸으로 넘어오셨습니다.

네, 물건을 팔기 위해서요. 우리가 흔히 잡상인이라고 치부하는 그런 분이셨습니다.

이분이 꺼내 든 물건은 칫솔이었습니다.

다섯 개가 한 세트로 패킹되어 있었고 한 세트에 3천 원, 두 세트에 5천 원에 팔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이 아저씨가 그 칫솔을 설명하는 멘트가 저는 지금도 잊을 수 없어 이렇게 예시로 이야기를 하고 있네요.


뭐라고 하셨을까요?


"네, 칫솔입니다. 다섯 개에 3천 원, 그러니까 한 개에 6백원입니다."

"6백원짜리 칫솔이 뭐 얼마나 좋을까요? 네, 쓰다 보면 털도 가끔 빠지고 그럽니다. 비싼 것만큼 부드럽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칫솔이라 치약을 짜 바르고, 이를 닦으면, 이가 닦입니다. 신기하죠?"

"삼키지만 않고 뱉어내면, 털을 먹을 일도 없습니다."

"마트에서 개당 이삼천 원짜리 칫솔 하고 같진 않겠지만, 그런대로 쓸만합니다."


여기저기서 'ㅋㅋ' 소리가 들립니다.

저도 그랬고요.

그래도 누가 살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여기저기서 주섬주섬 가방과 주머니를 뒤지는 모습이 보이더니

"한 개 주세요"

"저도 하나 주세요?"

이런 모습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의외의 결과에 저는 좀 놀랐습니다.

과연 어떤 부분이 이런 결과를 만들어 냈을까요?


곰곰 생각해 봤습니다.

아마 한 개에 6백 원짜리지만 마트에서 판매하는 2천 원짜리와 같은 품질이다.

대형마트에 납품하던 것인데 회사가 자금사정이 어려워져 이렇게 싸게 팔게 되었다.(가장 많이 듣는 레퍼토리죠)

이렇게 이야기하셨더라면 아마 모든 사람들이 관심도 안 가졌겠죠.


그럼 무엇일까요?


'솔직함'이라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인정할 것 인정하고 실질적인 활용성을 바탕으로 거짓 없이 이야기 한, 그 지점이죠.

그 안에 계신 분들도 아마도 그렇게 생각을 하지 않으셨을까요?

'맞아, 칫솔이 이만 닦이면 되지 뭐~,'

'마트에서 산 것도 쓰다 보면 털이 빠지는데 뭐~'

'쓰다가 운동화 빨 때 쓰면 본전 뽑겠는데...'


사람들은 스스로 제품의 부족한 부분을 감안해서 나름 활용도를 판단하고 있었습니다.




사놓고 안 쓰는 제품들 집에 얼마나 있나요?

온갖 미사여구로 표현된 광고를 보고 구매를 했지만 생각보다 활용성이 떨어져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물건들이요.

그와 같이 포장된 커뮤니케이션에 수차례 실패를 경험한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더 큰 문제는 제품과 브랜드에 대한 좋지 않은 경험과 감정이 남는다는 것이죠.

이렇게 포장되고 왜곡된 커뮤니케이션은 더 이상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없습니다.


솔직해야할 또 하나의 이유는,

요즘의 소비자는 합리적이기 때문입니다.

무조건 좋다고만 하는 제품보다는 가격 대비 자신의 필요성에 맞춰 정말 유용한가? 하는 부분에 대한 판단과, 어디까지 불편함을 감수할 것인가에 대한 판단을 동시에 합니다. 속아서 사기보다는 모든 것을 다 파악하고 구매하려는 것이죠.

따라서 왜곡과 포장은 더 이상 소비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이 아닌 것이죠.


아래의 영상은 이런 내용을 아주 잘 담아낸 광고입니다. 광고가 자동차의 어떤 부분을 강조하고 있는지 한번 살펴보시죠.


세계 굴지의 자동차 회사의 광고가 전철에서 칫솔을 판매하시던 분의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똑같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그 아저씨는 전철이 아니라 광고대행사에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짜야하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결국 사람과 사람의 커뮤니케이션이고 솔직함이 기본입니다.

판단을 강요하기보다는 판단의 근거를 제공하는 커뮤니케이션이 더 효율적입니다.

한번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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