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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우선순위에는 할 일만 있는 게 아니다

하지 않을 일 리스트로 삶의 우선순위 세우기

by onlino

평소에 할 일을 적어놓은 투두 리스트가 늘어날수록 오히려 마음이 무거워지는 경험, 누구나 한 번쯤은 해보는데요. 머릿속에 쌓여 있는 해결하지 못한 업무와 끝없는 알림을 받다 보면 하루가 금세 지나갑니다. 그런데, 많은 연구자들이 “하고 싶은 것”보다 “하지 않을 것”을 정하는 것이 더 큰 효과를 가져온다고 말합니다. 생산성 SaaS 서비스로 유명한 Atlassian의 시간 관리에 관한 블로그 글인 “Quiz: Which time management strategy is right for you?“에서는 미루기 습관 제거, 우선 순위화, 큰 작업을 작은 단계로 나누기, 휴식 계획, 방해요소 제한 등 13가지 수칙을 제시하면서 특히 “하지 않을 리스트(Not-to-do list)”를 만들라고 권합니다.


“할 일 리스트(todo list)”를 작성하듯이, “하지 않을 리스트(Not-to-do list)”는 말 그대로 하지 않을 일들을 목록으로 나열해 보는 것입니다. “할 일" 중심이 아닌, “하지 않을 일"을 중심으로 작성하는 일이 생소하고 낯설지만, 그 효과는 “할 일 리스트" 만큼이나 높습니다. 핀란드 블로거 Cristina의 “Not To-Do List – What Is It & Why You Should Keep One”에 따르면, “하지 않을 일 목록”이 중요하지 않은 일을 제거해 우선순위를 분명히 하고, 시간 관리를 향상시키며 스트레스를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며 나쁜 습관을 끊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합니다. 여러 내용들을 정리해 보면, “하지 않을 리스트"는 단순히 “하기 싫은 일”을 적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시간과 에너지를 빼앗는 습관과 낮은 가치의 일을 의식적으로 배제하여 가장 중요한 일에 집중하게 만드는 생산적인 도구라도 볼 수 있는데요. 왜 이러한 리스트가 필요한지,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 실제로 어떤 항목들을 추가하거나 넣어야 하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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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굳이 ‘하지 않을 일’을 생각하고 적어두어야 할까?


잠시 눈을 감고 하루를 돌아보면, 사소한 방해 요소들이 얼마나 많은 시간을 갉아먹는지 쉽게 떠올릴 수 있습니다. 누군가의 부탁에 하던 일을 멈추고 도와주거나, 막 집중이 깊어지려는 순간 울리는 메신저 알림에 무심코 휴대폰을 집어 드는 순간, 급한 줄 알고 열어봤지만 단순 공지였던 이메일까지. 이런 작은 일들이 쌓여 우리의 흐름을 자꾸 끊어 놓습니다. 회의도 예외는 아니죠. “잠깐 얘기하자”라며 시작된 회의가 어느새 한 시간을 훌쩍 넘기기도 하고, 정작 중요한 사안은 제대로 다뤄지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잠깐 쉬려고 켠 SNS가 ‘5분만’ 하려던 다짐을 무색하게 하며 한참을 빼앗아 가는 경험도 누구나 자주 겪는 일일 겁니다. 저 역시 일상에서 늘 부딪히는 문제입니다.


실제로 달력 서비스 Calendar의 “Work Smarter, Not Harder: The Not-To-Do List Advantage”에 따르면 직장에서 직원의 31%가 하루 30분 이상을 쓸모없는 일로 낭비하며 상위 10%는 3시간 이상을 낭비한다고 합니다. 또, 익명의 직장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기술 직군 종사자의 45% 가까이가 “집중 작업”에 하루 4시간도 채 쓰지 못한다고 답했습니다. 이런 현실을 고려할 때, “하지 않을 리스트(Not-to-do list)”는 직원들의 시간과 에너지를 빼앗는 불필요한 일을 줄이는 데 매우 효과적입니다. 급한 일에만 매달리는 기존의 업무 관성을 깨고, 산만한 습관을 피하며, 본질적인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죠. 게다가 일정이 빡빡해질수록 우리는 “이것도 해야 하고 저것도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게 됩니다. 이때 “하지 않을 리스트”는 쓸데없는 일들을 과감히 덜어내면서 스트레스를 줄여줍니다. 모든 일을 다 해야만 할 것 같은 상황에서, 하지 않아도 된다는 선택은 휴식 같은 여유를 가져다주고 개인의 시간과 에너지 관리, 나아가 심리적 안정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하지 않을 리스트 작성법 – 역시나 우선순위가 중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우리의 머릿속은 이미 수많은 할 일들로 가득 차 있죠. 그런데 정작 중요한 일보다 사소한 일들에 시간을 빼앗기고, 하루가 끝나면 “오늘도 왜 이렇게 정신만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곤 합니다. 이럴 때 불필요한 일을 덜어내고 정말 중요한 것에 우선순위를 두기 위해 “하지 않을 리스트”를 작성해 봅니다. 작성법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먼저, 머릿속에 있는 모든 일을 한 번에 쏟아내는 ‘브레인 덤프(brain dump)’를 해보세요. 종이나 메모장에 할 일을 전부 적은 뒤, 하나씩 살펴보며 “이 일이 정말 필요한가?”라는 질문을 던져보는 겁니다. 중요하지 않거나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잡아먹는 일이라면 과감히 “하지 않을 리스트”에 넣어 두어야 합니다. 이 방식이 생각을 정리하며 분류하는 간단한 방법이라면, 또 다른 방법은 내 일상을 관찰하며 무의식적으로 반복되는 시간 낭비 패턴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무심코 열어보는 SNS, 의미 없는 회의 참석, 집중력을 흩트리는 멀티태스킹 등이 대표적이죠. Trello, Todoist 같은 생산성 추적 앱을 활용하면 내가 실제로 얼마나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지 수치로 확인할 수 있고,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작성한 리스트가 혼자만의 다짐으로만 남으면 지속되기 어렵습니다. 책상 앞에 리스트를 붙여두거나 동료들과 공유하면서 스스로 경계를 지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이메일 확인 시간을 정해두거나, 안건 없는 회의 참석을 거절하고, 불필요한 멀티태스킹을 줄이는 등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만들어 두면 효과가 훨씬 커집니다. 업무와 삶의 환경은 늘 변하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한 번 작성한 “하지 않을 리스트”라고 해서 영원히 유효하지는 않습니다. 분기마다 다시 점검하면서 새롭게 추가하거나 제거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은 하지 않아야 할 일이지만, 특정 프로젝트가 끝난 뒤에는 다시 해야 할 일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 않을 리스트”는 “할 일 리스트”와 함께 사용할 때 그 효과가 배가됩니다. 두 리스트가 서로를 보완하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지”와 동시에 “무엇을 하지 않아야 할지”를 더욱 분명하게 알 수 있죠. 곰곰이 생각해 보면, 결국 자신만의 우선순위를 제대로 세우는 것, 그것이 하루를 낭비 없이 더 생산적으로 살아가는 가장 확실한 길이 아닐까요?


실제로 어떤 내용들을 “하지 않을 리스트"에 담아야 할까?


삶과 일의 여러 영역에서 ‘하지 않을 일’을 찾고 정리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무엇을 포함해야 하는지 나름의 기준을 세워야 하기 때문이죠. 물론 정답은 없습니다. 사람마다 우선순위가 다르니까요. insightfulairswift에서 소개한 몇 가지 사례들을 참고하면 시작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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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 이메일, 소셜 미디어 – “소셜 미디어 알림 끄기”, “끝없는 이메일 체인 줄이기”, “불필요한 회의 참석 제한” 같은 것들입니다. 이런 활동들은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시간을 낭비하게 만들기 때문에, 소셜 미디어 사용 시간을 정하거나 협업 도구로 대체하는 식의 대안이 필요합니다.

일상생활에서의 실천 – 업무 외에도 “식사 중 TV 보지 않기”, “운동할 때 휴대폰 사용 자제”, “잠자리에서 전자기기 배제”, “하루 8시간 잠자기”, “완벽주의 지양”, “한 번에 하나의 좋은 습관만 들이기”와 같은 항목들을 넣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개인 건강과 마음 챙김을 위한 요소까지 포함하면 훨씬 더 균형 잡힌 삶을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유명인의 사례 – 워런 버핏은 자신의 핵심 목표 다섯 가지에만 집중하기 위해 25개 목표 중 나머지 20개를 반드시 피해야 할 목록으로 활용한다고 합니다. 작가 팀 페리스 역시 비즈니스와 개인 생활 전반에 걸쳐 ‘9가지 하지 않을 일(9 Habits to Stop Now)’을 정해 늘 상기한다고 하죠. 여기에 “모르는 번호의 전화를 받지 말 것”, “압박감을 해소하려고 무작정 더 많이 일하지 말 것”, “안건이나 종료 시간이 없는 회의나 통화를 수락하지 말 것” 등이 포함됩니다.


집중과 균형을 유지하며 장기적인 목표에 도달하도록 돕는데 유효한 “하지 않을 리스트"를 통해 작은 행동 변화를 지속하다 보면, 나쁜 습관은 줄어들고 중요한 일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을 수 있게 되어 일의 효율과 성과를 높일 수 있게 됩니다.




이 글에서 소개한 방법처럼, 일과 삶 속에서 “하지 않을 리스트”를 활용하고 싶다면 먼저 머릿속에 떠오르는 모든 일을 적어본 뒤 그중 중요하지 않은 것들을 골라 “하지 않을 리스트”에 올려두고, 하지 않겠다고 정한 일에 다시 휘둘리지 않도록 스스로를 보호하는 선을 긋고 그 경계를 지키는 것(나의 소중한 시간과 에너지 지키기)부터 시작해 보세요. 정기적으로 리스트를 점검하며 생활의 변화에 맞게 수정하다 보면, 점점 더 분명한 자신만의 기준과 우선순위를 세울 수 있고, 동시에 마음의 여유까지 얻게 될 것입니다. 1-2가지라도 좋으니 하지 않을 일들을 머릿속에 떠올리고 바로 리스트를 만드는 일을 시작해 보세요. 간단한 실천이 오히려 ‘해야 할 일’보다 더 큰 변화를 만들어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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