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RAND ACTIVIST Feb 02. 2023

건강한 컬처덱을 만들 수 있는 회사인가?

‘컬처덱’을 읽고……

처음에 브랜드개발프로젝트를 할 때에는 디자이너역할만 담당했다.

그러다가 내가 던진 네이밍제안이 채택 되는 일이 늘어나면서 네이밍까지 참여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네이밍과 디자인 작업을 하게 되었다.


그럴듯한 이름과 그럴듯한 디자인만 만들면 되는 프로젝트는 오히려 쉬웠다.

고객이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들을 여러개 파악하고 난 뒤 그것을 믹스해서 ‘비슷한 의미+비슷한 어감+비슷한 디자인’을 만들어주면 큰 수정 없이 통과될 수 있었다.


그건 진정한 브랜드개발이 아니었다.

작업에 점점 회의감이 느껴지면서 진정한 브랜드란 무엇인가를 이야기 하기 시작하면서 고객들과 충돌은 잦아졌고 작업가성비는 떨어졌고 회사의 수익률은 곤두박질 쳤다.


하지만 그것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이미 알게 된 것을 모르는 척 할 수는 없었고, 마치 악마에게 영혼을 파는 것 같은 기분을 유지한채 일할 수는 없었다.

고객들에게 이런 말을 듣는 횟수가 부쩍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렇게 잘 알면 당신이 브랜드를 만들어보지 그래?

브랜드 만드는게 그렇게 말처럼 쉬운 것 같아?”


다른 브랜드개발팀은 어떻게 일을 하고 있을까 너무나 궁금했다.

그리고 실상을 파악해갈수록 실망만 더해졌다.

딱히 다를게 없었다.

더 큰 프로젝트를 따고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인력을 충원해야하고 그 인력을 먹여살려야 하기 때문에 고객의 요구에 맞춰서 가성비 좋게 결과물을 도출해내야 하고 아무리 옳다고 해도 고객의 눈밖에 나는 가이드는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된다.

겉으로는 보기에만 그럴듯 할 뿐 소비자의 시선을 빼앗아 더 큰 돈을 벌기 위해 고객사와 브랜드개발사가 한팀이 되어 있을 뿐이었다.

전부 그렇다고 볼 수는 없지만 적어도 내가 들여다본 회사들의 사정은 그러했다.


자연스럽게 브랜드의 의미에 대해 더 깊숙히 들어가게 되었고 진정성 있는 브랜드를 내 손으로 만들고 싶다는 열망은 더욱 강해졌다.

나는 어떤 인생철학과 비즈니스철학을 갖고 있는 사람인지 내 심연을 들여다보기 시작했고 고객들이 왜 그토록 고통스러워 했는지 점점 더 공감할 수 있게 되었다.


-


회사규모가 크지 않은 경우 이 규모에 무슨 컬처덱이냐는 생각을 할 것이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그럴듯한 컬처덱을 갖고 있다고 하는 대기업들의 그 컬처덱이 정말로 컬처덱 다운 컬처덱인지 그것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오히려 회사가 일정 규모 이상으로 커져버린 뒤에는 컬처덱을 만들 수 있는 회사와 만들 수 없는 회사로 나뉘게 될꺼라는 생각이 든다.

잘못된 가치와 방향성과 방법으로 양적 성장만 해온 회사가 컬처덱을 만든다?

생각만으로도 고통이 밀려온다.

회사 대표와 임직원들 그리고 컨설팅사 관계자들까지 모두에게 몸쓸짓이다.

(들어오는 비서들을 전부 임신 시켜서 결국 계열사를 하나씩 떼주고 있던 고객사 회장이 떠오른다. 그 회사가 컬처덱을 만든다면 어떻게 될까 상상을 해버렸다. 어휴……)


그래서 저자께서 이 책을 쓰신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내용대로 따라하기만 해도 누구나 컬처덱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상세한 부분들을 놓치지 않고 꽉꽉 채워놓으신 이유를 알 것만 같다. (전부 다 알려줄테니 제발 사업 좀 똑바로 하자는 저자의 포효가 느껴지는 건 나뿐일까?)


사업을 시작하기 전부터 염두에 두고 사업해야 한다.

고객이 한명 더 늘어날 때 마다 다시 돌아봐야 하고, 구성원이 한명씩 늘어날 때 마다 한층 더 깊이 고민해야 한다.

그래야만 오랫동안 ‘지속성장’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지속성장의 여정 속에 동참한 이들 다수가 자긍심을 느낄 수 있고 행복해질 수 있다.


근본적으로 ‘사업을 왜 하는가?’ 부터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

모든 대답이 돈으로 시작해서 돈으로 끝나는 사람이라면, 파트너와 직원과 고객이 모두 돈을 벌기 위한 도구로만 보이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상당히 불편할 것이다.


하지만 고객과 동료들이 모두 존중 받아야 할 인간이라는 인식을 분명히 갖고 있고, 그들의 인생의 일부와 함께 하게 될 회사를 만들어나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깊은 성찰이 있거나 그런 성찰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큰 도움이 될꺼라 생각한다.

친절하게도 우리가 보고 형광펜으로 표시해야할 부분들까지 미리 표시를 해주셨으니 바쁠 때는 그 부분만 읽어도 좋을 것 같고 자주 곁에 두고 체크리스트로 활용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나는 지금 가족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가족이자 스포츠팀이다.

당장은 가족 외의 구성원은 없는 상황이지만 관심 가져주시고 응원해주시고 적극 동참의지도 표명해주시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그분들이 함께 하게 되는 미래도 상상해보게 된다.


가족사업이라는 특성상 시작은 아주 단단하고 속도 있게 성장할 수 있을지 몰라도 확장을 하는 단계마다 엄청난 홍역을 앓게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과거의 기업들의 사례를 참고하는데에도 한계가 있고 지금 시점에 우리처럼 시작하는 기업이 있는지는 정말 금시초문이기 때문에 참고할만한 롤모델을 찾기가 어렵다.


그래서 더더욱 ‘본질’을 들여다보고 있다.

그리고 그 본질이 조금이라도 이상해보이거나 가져가야할 본질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보이면 바로 피보팅 하고 있다. (한마디로 들러엎고 수정한 방향으로 다시 오픈하고 있다.)


대체 뭘 하자는건지 알 수가 없다고 답답하게 여기는 사람들도 있고 이러다가 또 엎는게 아니냐며 불안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서너차례 크게 엎고 그 과정 안에서 수십차례 작게 엎어대는 그 상황 속에서도 꾸준히 지지해주시고 응원해주시고 점점 좋은 모양새를 띄어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씀해주시는 분들도 늘어나고 있다.


그분들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는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주신다.

내가 어떤 마음으로 이 가정을 경영하고 있는지 그 마음이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주시고 그 마음이 그대로 기업으로 이어질 것임을 알아주신다.

우리 몸에 맞으면서 고객들에게도 좋은 핏감을 줄 수 있는 옷을 찾고 있는 과정일 뿐, 수많은 피보팅 속에서도 우리가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알아주신다.


이 책 덕분에 그분들께 한층 더 무한한 감사를 드리게 된다.

그래서 이 책을 선물해주신 작가님께 진심으로 고개숙여 감사드리게 된다.

저자께서 광고해달라고 선물해주신 것도 아니고 이 리뷰에 내 진심 외에 조금의 여타 감정은 실려 있지 않음을 분명히 밝힌다.


그러니 고릴라아재의 팬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시길 바란다.

그리고 고릴라아재가 누차 언급하고 있는, 진정성 있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은 분이라면 이 책을 체크리스트로 적극 활용하기 바란다.

난 그렇게 할꺼고 분명히 몇스텝 더 성장할 것이다.

그리고 ‘작동하는 컬처덱’을 만들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어내고 말 것이다.



제이든 / 패밀리엑셀러레이터  

커뮤니티디벨로퍼 & 마인드트레이너


COO / BRAND ACTIVIST

co-founder / PRIPER

Creator / METACORP


https://linktr.ee/brandactivist

매거진의 이전글 중국시장 재진입, 새로운 목표를 수립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