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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칸양 Oct 10. 2024

당신이 대박으로 부자가 될 수 없는 이유

(표지 이미지 출처 : 넷마블 대박맞고)




경제는 어디로 흘러갈까?


경제는 흘러간다. 하지만 무작위적 무방향성으로 흐르는 것은 아니다. 잘 보면 그 방향이 정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흐르는 강물처럼 끊임없이 쉬지 않고 바다라는 최종 목적지로 향해 흘러가는 것이 바로 경제다.


그렇다면 대체 경제의 최종 목적지라 할 수 있는 바다는 무엇인가? 사실 애초부터 경제가 도착할 곳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18세기부터 시작된 근대 자본주의가 그 시발점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경제의 방향성은 자본가의 주머니, 즉 부자의 곡간으로 흘러가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다. 부익부빈익빈이란 용어가 그냥 나온 말이 아니라는 것을 모두 잘 알고 있지 아니한가.


맞다. 자본주의를 움직이는 ‘피’라 할 수 있는 돈은 다만 시간을 요할 뿐 지속적으로 자본가들의 금고 속에 쌓이고 더 이상 밖으로 흘러나오지 않는다. 부자들의 계좌에 적힌 숫자는 점점 커져가고 중산층 혹은 빈민층의 입과 배는 점점 홀쭉해져만 간다. 이것이 바로 자본주의의 냉엄하고 적나라한 현실이다.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음에도 이 사실을 외면할 수 있는 이유는 평범한 소시민들을 향한 이러한 무자비한 침공이 가랑비 옷 젖듯 천천히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이러한 큰 변화를 대비하거나 준비하지 못한다. 그저 그려려니 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혹은 그 가운데서도 나만은 잘 살아야지 하며 아등바등 지내는 것이다.



당신이 대박으로 부자가 될 수 없는 이유


냉엄한 자본주의의 현실이 이러함에도 당신은 잘 살고 싶은가? 자본가처럼 돈을 많이 벌어서? 그럴 수 있다. 돈만 많이 벌면 마치 자본가처럼, 부자처럼 떵떵거리며 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수십, 수백 억의 부자는 아무나 되는가. 운칠기삼(運七技三, 행운이 70%, 실력이 30%)이라 했다. 아니다. 지금은 운구기일(運九技一), 더 나아가 운구점구기영점일(運九点九技零点一, 행운 99%, 실력 1%)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거엔 ‘개천에서 용 났다’, 혹은 대기만성(大器晩成)이란 사자성어가 자주 회자되었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이런 말들이 쏙 들어가서 나오지 않는다. 왜 그럴까? 더 이상 쉽게 볼 수 있는 현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주 드물게, 그래서 나와는 전혀 무관한 일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부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부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면 된다. 단 죽을힘을 다해 미친 듯 달려야 한다. 모든 것을 다 걸어야 한다. 그래야만 성공 가능성이 1%에서 (고작) 2%(어쩌면 3%)로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적당한 노력으로 부자가 되고 싶다고? 포기해라. 빛은 결코 당신을 포용해 주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당신이 큰 부자가 될 수 없는 결정적안 이유가 있다. 아니 당신뿐 아니라 대부분의 일반인은 대박을 칠 수 없다. 왜냐고? 그 이유를 들어보겠다.


한창 가상화폐가 뜨던 때, 고작 500만 원으로 무려 40억을 벌었다는 한 사람의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언론에서도 나왔고, 아마 책으로도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500만 원이 40억 원이 되었다? 수익률로 따지면 100%, 200%가 아닌 무려 80,000%다. 1~2배 정도가 아니라 800배란 거다. 아니 10배도 입이 떡 벌어질 정도인데, 100배도 아닌 800배? 여기까진 그냥 그러려니 할 수 있다. 보다 현실적인 상황으로 이야기를 풀어 보자.



가상화폐가 앞으로 뜰 거라는 소문에 거금 500만 원 투자를 했다. 사실 100만 원만 하려 했는데 어찌 보니 큰 금액이 들어갔다. 소문이 잘 맞아야 할 텐데... 그리고 어느 날 가상화폐 순풍을 타고 투자금이 1,000만 원이 되었다. 100% 수익이 난 거다. 너무 기분이 좋다. 다만 수익률은 높지만 수익금액(500만 원)이 좀 아쉽다. 더 기다려 보기로 한다. 며칠 주춤하던 가상화폐가 갑자기 폭등하며 2,000만 원이 되었다. 이제 수익률은 300%, 1,500만 원이다. 흐뭇하다. 500만 원으로 1,500원을 벌다니.


동시에 고민이 되기 시작한다. 이제 그만하고 팔까? 그러던 사이 살짝 수익률이 떨어진다. 아, 팔 걸... 그래도 좀 더 기다려 보기로 한다. 하락하던 가상화폐 가격이 재차 폭등을 시작한다. 어 어 하는 사이 투자금이 3,000만 원으로 불어 났다. 헉... 500%, 2,500만 원 수익이다. 이젠 팔아야 한다. 그래도 한줄기 미련이 남아 주변에 가상화폐 투자를 잘하는 지인에게 물었더니 앞으로 더 오를 테니 팔지 말고 가지고 있으란다. 그래, 분명 더 갈 거야. 팔고 싶지만 꾹 참아야지.


드디어 5,000만 원을 돌파했다. 투자금 대비 10배 금액이다. 이제 잠이 잘 오지 않는다. 24시간 하루 종일 거래가 되는 만큼 가상화폐 거래창에서 눈을 떼기 힘들다. 오를 때는 좋지만, 떨어질 때는 가슴이 덜컥 거린다. 전문가가 더 오른다고 했으니 힘들어도 참으면 분명 더 큰돈을 벌 수 있으리라. 6,000만 원. 1,100% 수익률이다. 하지만 이젠 큰 감흥을 느끼지 못한다. 그저 1,000만 원 증가한 금액일 뿐. 8,000만 원을 넘어섰다. 그러자 목표가 섰다. 그래, 상징적인 숫자라 할 수 있는 1억. 이 금액이 되면 무조건 매도하리라. 500만 원으로 1억이면 2,000%, 20배다. 가슴이 뛴다. 쿵. 쾅. 쿵. 쾅.


오르락내리락하던 가상화폐 가격이 드디어 9,000만 원을 넘어섰다. 고지가 멀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웬 걸, 자꾸 주춤주춤 한다. 며칠 사이 1,000만 원이 빠졌다. 괜한 욕심을 부렸나. 그동안 번 7,500만 원보다 하락한 1,000만 원이 더 아깝다. 여기서 더 떨어지면 어떻게 하지? 잠도 잘 오지 않을 뿐 아니라 숙면을 취하기도 어려운 밤이 계속 이어진다. 하, 이런 걸 행복한 고통이자 괴로움이라 말하는 걸까?


한동안 조정받던 가격이 드디어 힘차게 상승하며 1억을 넘어섰다. 이제 더 이상 버틸 힘이 없다. 무조건 팔아야 한다. 최종 매도가격은 1억 500만 원. 딱 1억을 벌었다. 너무 행복하지만 한편으로는 왠지 모를 허탈감이 든다. 500만 원이 아니라 1,000만 원을 투자했으면 2억이 되었을 것이고, 3,000만 원이었다면 6억을 벌었을 텐데. 팔고 보니 더 가지고 갈 걸 하는 미련도 남는다. 걸쩍지근스럽게. 뭐 그래도 대박이지 않은가. 500만 원으로 1억을 만들었는데. 오늘은 살면서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가장 비싼 스테이크를 썰어봐야겠다.



어떤가, 이 글을 읽으면서도 살짝 두근거리지 않았는가? 1억을 버는데도 이토록 힘든 여정을 거쳐야 하는데, 40억이라고? 분명 40억을 만든 사람은 셋 중에 하나라고 본다.


첫째는 비정상적으로 감정에 동요되지 않는 사람이다. 나쁘게 말하면 싸패(사이코패스)라 할 수 있을 정도의 사람이란 뜻이다. 그냥 숫자로만 볼 뿐 자신의 감정을 투영하지 않아야 40억까지 견딜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오르는 것을 모르고 있던 사람이다. 500만 원의 투자금을 가상화폐에 투자했는 지를 까먹고 있었다거나 혹은 가상화폐 거래가 잘 되지 않는(인터넷 환경이 좋지 못한) 외국에 오랫동안 가 있다가 귀국해서야 가상화폐 투자 내역을 확인한 사람이다. 그야말로 네 잎 클로버 한, 두 개가 아닌 아예 네 잎 클로버 밭을 통째로 발견한 사람이라 할 수 있다. 고생도 안 하고 엄청난 대박을 친.


마지막은 정말 고수다.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인내×인내×인내의 미덕을 보여준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신선의 경지다. 결코 일반인이 범접할 수 없는 내공이라 절대 따라 할 수 없는 수준이라 할 수 있다. 머리로는 알아도, 가슴이 따라가지 못한다. 어느 정도까지 흉내는 낼 수 있을지언정 그대로 따라 하다간 가슴이 터져 죽을 수도 있다. 그래서 이런 사람을 재야의 고수라 부르는 것이다.




대박을 꿈꾸는가? 판타지 같은 현실이 만들어지길 원하는가? 판타지는 영화, 소설, 웹툰에나 존재하는 것이다. 간혹 현실에서 일어나기도 하지만, 그 행운이 나에게 온다 할지라도 그것을 잡을 수 있는 사람은 이미 엄청난 훈련으로 무장된 사람일 경우에나 가능한 일이다. 즉 고수라야 가능하단 말이다. 


그렇다면 일반인이라면? 투자는 필요하다. 결국 자신에게 맞는 투자를 해야 하고, 그래야만 투자가 나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투자도 현실이다. 현실을 돌아보고, 그 현실 속에 나의 길을 찾아라. 그래야 장기투자가 가능해지고, 투자를 통해 나의 자산을 꾸준히 불려 갈 수 있게 된다. 대박? 당신의 사전에 이런 단어가 있다면 지워버리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다시 말하지만 투자는 현실이다. 냉엄하고 혹독한.






차칸양

"경제·경영·인문적 삶의 균형을 잡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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