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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늦가을에 정한 나의 묘비명

"덕분에 잘 놀다 갑니다"

by 차칸양



활기차게 맞이한 2025년도


이제 한 달 하고도 일주일여 밖에 남지 않았다. 어떻게 보낸 한 해인가. 돌이켜 보면 열심히 달려온 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마냥 즐겁기만 했던 시간들은 아닌 것 같아 다소 의아스럽다. 왜 그럴까.


강의 면에서는 확실히 홀로서기를 한 듯 싶다. 그전에는 에이젼시의 소개를 받은 강의가 꽤 있었지만 올해는 2번밖에 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직접 연락을 받아 진행한 만큼 나의 인지도(보잘것없긴 하지만)가 그래도 조금은 올라간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횟수 면에서는 지난해를 넘어섰다. 작년, 재작년과 다른 것이 강의를 의뢰한 기관의 수는 오히려 더 적지만, 대부분 특강이 아닌 최소 4~5회, 혹은 10회 이상의 시리즈 강의가 많다 보니 횟수는 내 커리어상 가장 많았던 2022년 이후 최고 수준이라 할 수 있다. 그만큼 바쁜 시간을 보냈다 할 수 있겠다. 실제로 일주일 내내 강의를 했던(마치 직장 다니듯?) 적도 꽤 되었으니까.


최근에 드는 약간의 무력감을 감안한다면 아무래도 조금 지치지 않았나 싶다. 아니 정확하게는 반복되는 강의에 열의가 다소 시든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여기서 했던 이야기를 저기서 하고, 또 다른 곳에 가서 해야 되는 상황이 벌어지니, 심지어는 수강생분들에게 내가 그 얘기를 했었는지 되묻는 경우까지 생기기도 했으니까. 내가 그렇게 싫증을 잘 내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뭐랄까 정체되어 있다는 느낌 때문에 그렇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성장하고 발전해야 하는데 앵무새처럼 한 얘기를 계속 떠벌리고 있다는 자아비판적 사고랄까.


그럼에도 강의 면에서는 꽤나 큰 호평을 받고 있다. 아주 감사하게도 말이다. 2022년 서대문노인복지관의 어르신이 강의가 끝난 후 담당자에게 내 강의를 꼭 다시 듣고 싶다 말했던 것처럼 그런 반응들이 꽤 있는 편이다. 강사로서는 감동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올해 고창군립도서관뿐 아니라 전주의 인후문화생활센터, 조치원읍도서관 그리고 영등포 YDP미래평생학습관 등 여러 곳에서 재강의에 대한 요청이 들어왔다. 특히나 영등포의 경우는 올해 2번 연속 진행했고, 추가로 내년 1월에 다시 새로운 주제로 강의를 시작한다. 설문평가의 힘이다.



다행스럽게도(?) 강사에게는


비수기(물론 강사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가 있다. 12월에는 강의가 2번밖에 없다. 그만큼 놀 시간이 많다. 기쁘다. 하지만 아쉽게도 꼭 그렇지는 않다. ‘2030 세대를 위한 돈습관’이라는 주제의 책(8월에 계약한)을 써야 하기 때문에 어쩌면 12월이 더 바쁠 수 있다. 원고도 써야 하고 더불어 자료도 찾아야 할 테니까. 뭐 이게 내 팔자려니 해야지 어쩌겠는가. 아니, 오히려 감사할 일이지. 이렇듯 할 일이 착착 준비되어 있다니 말이다.


겨울의 초입에 서서 지난 1년을 돌아보니, 그리고 회사를 나온 이후를 생각해 보니 제법 많은 시간이 흘렀음을 인지하게 된다. 8년이다. 직장에서 직장 이후의 삶을 열심히 준비했다고는 하지만 그럼에도 이렇듯 연착륙할 수 있음에 다시 한번 감사하게 된다. 사실 내 능력 이상의 것이 내 앞길에 놓인 듯싶다. 어쩌면 감당하기 조차 어려운 것일 수 있었는데, 그럼에도 이렇듯 적응할 수 있다는 것에 머리를 조아리게 된다. 평생 감사의 마음으로 살아가야지. 이런 삶을 누릴 수 있게 도와준 당신에게.


최근 경제인문학과 자기경영에 대한 강의를 준비하며 묘비명에 대해 보다 깊이 생각하고 있다. 더불어 나의 묘비명은 어떻게 지어 놓으면 좋을까? 여기에 대해 미리 생각해 놓은 바가 있다. 바로 “잘 놀다 갑니다”이다. 하지만 찾아보니 꽤나 흔한(?) 묘비명이었다.


헐. 뭐 내가 좋으면 그만이긴 한데 그래도 쫌... 그래서 앞에 형용구를 붙이기로 했다. 처음에는 “신나게”를 썼다. 하지만 그래도 조금 아쉬웠다. “즐겁게”도 떠올렸지만 이 또한 평범했다. 뭐가 좋을까 하다가 나온 단어가 바로 이것이었다.


“덕분에 잘 놀다 갑니다”


나의 묘비명은 “덕분에 잘 놀다 갑니다”로 결정했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 남은 시간들을 사람들과 함께 더 잘 놀고 신나게 즐겨야만 한다. 그래야 묘비명에 그렇게 쓸 수 있으며, 그래야만 “덕분에”란 표현에 충분히 고개를 끄덕일 수 있지 않겠는가. 몇 년이 남았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신만이 알고 있을 뿐. 그저 나는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해 일하고 놀며 사랑하면 된다. 그게 바로 내 남은 인생에 할 일이자 책임이고 권리 그리고 의무일 것이다.






차칸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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