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시
서시
바람이 분다
/ 모루
바람이 분다
변화의 열망을 품고
오늘의 대륙에서 내일의 해양으로
잠든 부두의 안위에서 닻을 올리고
가장 빠르게 바람은 분다
이미 등을 돌린 이에게
긴 눈물을 훔친 이에게
눈 감고 잠든 이에게
바람은 제발 외면치 말라고
가장 거세게 불어댄다
몸을 통과하여
생각의 파장을 일으키며
창공에서 지상까지
고개 숙인 네 머리 위로
바람은 불어온다
봄에서 한여름까지
가물어 갈라진 청춘의 근심까지
바람이 분다
물꽃을 흩뿌리는 생명의 바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