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시
소동
김 모루
가끔은 5번이었다가
4번일 때도 있다
낮이었다가
슬픔의 밤이 된 것처럼
투명한 유리병의
안과 밖 같은 세상
진공청소기에 빨려 들듯한
중압감의 하루하루
평온한 감정은
배달될 소포 안에 있다
무심히 지나친
소음기 떨군 감정들
허리를 맞댄 벽과 등 사이
미세한 온기를 너에게 주고 싶어
발랄한 빛의 파동이
늘어진 겨울 잎을 통과한다
가지에 만개한 꽃은
이미 봄을 알리는데
빗방울에 실려온 황사는
감정의 바닥을 붉게 물들였는데
서울에서 태어나고, '월간시' 윤동주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바람의 노래>를 냈다. 동인지 <슬픔은 나의 꽃> < 혼자있을 때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