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or Liber_책을 사랑하는 시간, 공간, 인간
내 일상에서 글쓰기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런데 한동안 글을 쓰지 못한 시기가 있었다. 쓰고 싶은 주제가 없어서가 아니었다. 글 쓸 동기가 약하거나 시간이 부족해서도 아니었다. 주된 이유는 멋진 글을 써야 한다는 부담감이었다. 탄탄한 논리, 참신한 이야기, 수려한 표현과 통찰력 있는 메시지를 담고 싶다는 욕심이 글쓰기를 가로막았다.
지나친 완벽주의가 문제였다. 이 난관을 넘기 위해 여러 방법을 시도하다가 만트라(mantra)에까지 이르렀다. 사전에서 만트라를 찾아보면 정신과 영적 또는 물리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음절이나 단어, 문장으로 정의하고 있다. 산스크리트어로 ‘만’은 마음을 지칭하고, ‘트라’는 도구를 의미하므로, 그 뜻 그대로 풀면 ‘마음의 도구’ 또는 ‘마음을 계발하는 도구’다. 만트라는 본질적 변화를 촉진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종교나 명상에서 만트라를 많이 사용하고, 만트라를 우리말로 진언(眞言)이라 부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치유 전문가들에 따르면 좋은 문장을 꾸준히 반복해서 말하면 그 문장이 품고 있는 에너지가 마음에 작용해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온다. 실제로 요가에도 만트라 요가가 있다. 아주 오래전부터 요가 수행자들은 특정 단어나 문장을 거듭 되새기면 그 문자와 음성의 진동이 몸과 마음에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이런 이야기가 신비주의적 주장으로 들릴 수도 있는데 최신 뇌과학 연구는 말과 글, 즉 언어가 뇌를 바꿀 수 있음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뇌과학자 앤드류 뉴버그(Andrew Newberg)는 언어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뇌의 신경 기능을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에 따르면 한마디의 말에도 육체적, 감정적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줄 만큼 강력한 힘이 있기 때문이다.
뇌는 신체의 활동과 유지를 관장하는 중추이므로 언어를 통한 뇌의 긍정적 변화는 몸에도 도움이 된다. 또한 뇌와 정신은 불가분의 관계이기에 언어는 정신도 바꿀 수 있다. 우리가 말을 하고 글을 쓸 때 어떤 의도로 어떤 표현을 사용하는지가 중요한 이유다.
‘말이 씨가 된다’는 속담이 있다. 모든 씨앗이 정정한 나무로 성장하지 않듯이 모든 말이 좋은 씨앗은 아니다. 씨앗이 저절로 나무가 되지 않듯이 무수한 말의 씨앗 중에서 건강한 걸 골라 성실하게 키워야 한다. 튼튼한 나무로 성장할 수 있는 말과 글이야말로 내가 생각하는 만트라(mantra)다.
그 하룻밤,
그 책 한 권,
그 한 줄로
혁명이 가능해질지도 모른다.
- 사사키 아타루
다음 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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