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양해를 구하는 양해중 씨의 19가지 그림자 (3화)
때는 양해중 씨가 갑작스러운 부서 이동으로 업무 파악에 어려움을 겪던 2018년 봄이었다. 여성가족부에서 아동·청소년 대상 강간 범죄는 아는 사람에 의해, 집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는 내용이 포함된 <2017년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동향분석>을 발표하고, 경찰청 사이버수사과에서 아동음란물 다크웹 사이트의 20대 남성 운영자 손정우를 구속했던 이때, 춘천의 어느 국도에서 일어난 이 일을 양해중 씨의 거래처 담당자였던 박내현 씨의 입장에서 살펴보자.
옆 차선에서 연속으로 추월하는 동안 고집스럽게 최저제한속도를 지키던 내현은 제부가 부탁한 서류들을 제대로 챙겼는지, 언제 어디에 어떻게 담았는지 가방 곳곳을 떠올렸다. 가족관계증명서, 기본증명서, 인감증명서, 과거의 주소 변동 이력을 모두 포함한 등본과 초본은 클리어 파일에 챙겼고 인감은 케이스에 담아 가방 제일 안쪽 주머니에 넣었다. 같은 주머니에 유정의 여권도 챙겼다. 사실 제부가 부탁한 것은 가족관계증명서와 인감뿐이었고…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