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대한민국 언제부터였을까, 내가 글을 쓰기 시작했던 게.
칠흑 같은 이생을 외롭게 버텨낼 자신이 없을 때부터였다.
고독을 이길 힘없어 꾹꾹 눌러 적던 글 속에 나는 내 모든 두려움을 담았었다.
그때 나의 신발장 주홍색 불이 켜지면 보이는 신발 한켤래.
괜히 신발장에 있던 다른 신발들을 어지럽게 꺼내놓았다.
나는 사랑받았으나 늘 외로웠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늘 비밀이었다.
혼잣말이 늘어날수록 글이 쌓여갔다.
글이 늘어날수록 나는 말이 없어졌다.
다른 친구들에게 내 맘을 열어놓지 않았다.
담배가 참 많이 생각났다.
그것만은 언제나 제 한 몸 불살라 기꺼이 희생했다.
그때 제물은 내 괴롬이었고, 제사장은 내 외롬이었다.
누군가가 이런 나를 구원해 주길, 멈춰버린 밤에서 꺼내주길 바랐다.
울고 발버둥 치며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매일같이 적었다.
그래, 살려고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