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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STR Mar 14. 2023

산부인과를 갑니다

처음, 떨리는 마음 붙잡고

두 줄이 나온 이후, 마음의 분주함을 가라앉힌 뒤 가장 먼저 정해야 했던 일은 바로 병원 정하기였다. 집 근처에 산부인과로 애초에 B와 나는 두 군데 중 하나를 가자고 두리뭉실하게 이야기해 놨었다. 이야기를 나눠보니 좁혀졌다.


나는 A 산부인과에 붙어있는 소아과로 백신 접종을 받은 적이 있는데 그때 기억이 좋아서랄까. 그때 간호사 분이 내 나이를 물어보면서 아이 생기면 꼭 오세요! 했던 것도 좋은 기억이었고, 거기서 본 천사 같은 아기들은 백신 주사 기다리는 내내 나를 행복하게 했던 일이었다. 그래서 문득 A 산부인과에 대한 기억이 좋았던 터다.


B는 A 산부인과에서 아기를 낳은 가까운 친구가 있다. 이 친구에게 솔직한, 여과 없는 후기를 들었던 병원이었다. 무엇보다 B가 진료를 한번 봤던 병원이기도 했다. 그때 따뜻하게 대해준 의사 선생님을 기억했고 우선 A 산부인과에 예약 전화를 걸었다.


“다다음주나 돼야 예약이 된대. “

“그냥 진료인데? 무슨 일이야.”


세계적인 저출생 국가 라벨을 달았으면서, 임신 진료를 받기 위해 2주를 기다려야 하는. 조금은 기가 찼지만 금세 정신을 차리고 차안으로 갔다. B 산부인과다. 자연주의 출산을 표방하는 병원이고, 최근에 리모델링. 우리 집에서 조금 가깝지만, 주변의 후기가 없다는 단점. 하지만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다. 전화 따르릉.


“오! 내가 여기서 진료를 본 적이 있었네! 그 선생님한테 금요일 날로 예약했어.”

“휴, 다행이다.”


나는 바로 반차를 썼고, 언젠가 B가 한번 본 적이 있는 그 선생님에게 진료를 받으러 가기로 했다. B의 후기로는 친절했었던 기억이란다. 흠, 이제 기다림이다. 우리에겐 어떤 금요일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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