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칭찬과 싸가지는 별개의 문제
의뢰문의 중 감사하게도 포폴이 인상 깊어 꼭 하고 싶어서 연락드렸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 근데 사실 일부는 별로 감사하지 않다. 왜냐면 칭찬을 해준다고 그 사람들의 태도도 예의 바른 건 아니기 때문이다.
일단 내가 견적을 부르면 일단 주춤한다. 작품은 맘에 들지만 그만큼 돈은 지불하기가 부담스러워한다. 그건 이해가 가고 문제될 건 전혀 없다. 디자인 시장이 워낙 하향평준화된 가격이니까
그런데 이 사람은 돈이 아까운지 계속 정말 본인이 상상하는 대로의 퀄리티가 나오냐고 재차 물어보는 의뢰인이 있어서 정말 대중없고 싸가지도 없구나 싶었다.
큰돈을 썼는데 돈을 날리는 건 아닐까 걱정할 수는 있다. 거기에 대한 확인도(말로 하는 확인이 소용이 있을까 싶지만) 받고 싶을 수 있고, 내가 걱정 마시라고 이쁘게 신경 써 드리겠다고 호언장담 한 번으로 넘어갈 일이긴 한데 그러고 싶지 않았다.
기분도 나빴지만 그보다는 그 기준이 추상적이고 주관적인 것을 확답받으려는 게 문제다.
작업을 해도 자신이 말하는 그 상상이라는 걸 내가 맞출 수 있을지.. 그 주관적인 기준 때문에 감정노동에 시달려왔으며 최악의 경우 전액 환불까지 해주기도 했다.
좋게 속뜻을 해석해 보자면
: 내 작업이 맘에 드는데 생각보다 큰돈이고 나와는 첫 거래라서 정말 자기가 원하는 대로 잘 나올 수 있을까 조금 걱정이 된다.인데
그럼 정중하게 물어볼 것이지 냉면 시켜놓고 이거 진짜 맛있어요? 하면 내쫓고 싶지 않을까?
오늘도 이렇게 쎄함 데이터는 쌓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