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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누라비 Mar 25. 2024

유물

그리고 유자차

언젠가는

작은 섬들을 잇는 다리가 생겨

나룻배는 유물이 되어버릴까?


신안군 천사대교(자동차 전용도로)

어느날 이 섬을 잇는 다리가 생겨도

나는 작은 배를 타고 섬으로 갈 테요

그래야 섬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듯

사람과 사람 사이도 여느 섬처럼

쉽게 아무 때나 전달되는 문자가 있지만

끄적끄적 손글씨를 담아

우체국에서 편지를 부쳐 보내오

오랜 세월 함께한 기억 속

즐거웠던 그때의 마음이

어느 순간 사라져 갈 유물이

되지 않길 바라기 때문이오


추억이란

시간이 길러내는 의 결

무수한 시간이 켜켜이 쌓여

달달해진 유자차처럼

나는 오늘도 그대에게

마음 한 켠을 눌러 담아

한 글자씩 끄적여 보내오.


브로콜리 너마저, 유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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