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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누라비 Apr 09. 2024

그대 없이 봄은 오는가?

누군가를 생각하지 않으려고 애를 쓰다보면
누군가를 얼마나 많이 생각하고 있는지

깨닫게 된다. 부재는 존재를 증명한다. 


/황경신 '생각이나서' 中에서

더 이상 절망의 땅에서

꽃은 피어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끝끝내 슬픔의 바다에

봄은 찾아오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대 없이는 아득한

팽목항 어딘가에 발 묶인 채로

봉하마을 부엉이 바위에서

끊겨버린 시대의 노둣길

봄은 아직 그곳에 머물러 있다


폐허의 땅에서도

씨앗 하나 싹 틔워

밭을 일구고

절망의 바다를 메워

다시 배를 띄울 수 있다면

나는 날마다 돌 하나씩 으며

작은 새들과 함께

희망을 노래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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