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박 6일 싱가포르-말레이시아(랑카위, 페낭)-태국(푸껫)-싱가포르
크루즈 승무원으로 3년을 일했지만, 크루즈=직장이라는 생각이 강해서 그런지 크루즈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승무원 생활을 그만두고 나서야 내가 근무했던 직장이 여행지로 보이기 시작했고, 여행자로서 탔던 나의 첫 크루즈는 2014년 12월, 로열캐리비안 인터내셔널 마리너호(Mariner of the Seas)의 5박 6일 싱가포르-말레이시아(랑카위, 페낭)-태국(푸껫)-싱가포르 노선이었다.
마리너호는 2003년에 처녀 운항을 시작하여 주로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홍콩, 중국, 일본 노선을 중점으로 운항하며, 총 3807명의 승객이 승선할 수 있는 13만 톤의 로열캐리비안의 보이져 클래스 선박 중 하나이다.
지금은 선박이 대형화, 최첨단화, 공간의 다양화되어 가는 추세이지만, 로열캐리비안이 처음 보이져 클래스를 건조할 당시 선내 아이스 링크장과 암벽등반 그리고 로열 프로메나드(Royal Promenade)로 크루즈 업계에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켰었다.
마리너 호안에도 역시 다이닝룸, 바, 라운지, 스파, 피트니스, 수영장, 대극장 등과 같은 기본 시설 이외에도 스튜디오 B(아이스링크장), 암벽등반 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특히 스튜디오 B에서는 낮에는 아이스 스케이팅을 즐길 수 있고, 저녁에는 아이스쇼가 열리니 꼭 보길 바란다.
보통 크루즈에 승선을 한 첫날에는 먼저 식당을 찾아 간단하게 요기를 한 다음, 가장 높은 층의 오픈 덱에 올라가 처음 승선한 기쁨을 만끽하며 눈앞에 펼쳐진 신세계를 사진에 남기기 바쁘다.
물론 여행에 순서는 없지만 조금 더 편안한 크루즈 여행을 즐기기 위해선 승선한 첫날 해두면 좋을 몇 가지 일들이 있다.
1. 크루즈 컴퍼스, 층별 안내도, 기항지 관광 안내문 챙기기
크루즈 컴퍼스는 (Cruise Compass)는 선상 신문이라고 생각하면 좋다. 선내에서 진행되는 액티비티, 시설물 이용시간, 공연정보, 기항지 정보, 날씨 등 A3 종이 한 장 양면에 알아두면 좋을 정보들이 담겨있다. 보고 싶은 공연, 면세점 프로모션 등 미리 시간을 알아두면 그에 맞춰 일정을 짤 수 있기 때문에 컴퍼스는 늘 소지하고 다니길 추천한다.
층별 안내도는 한번 보는 것이 좋다. 선내 시설물의 위치를 대충이라도 한번 훑어 보고, 자주 이용할 공간이 있다면 층수 정도는 알아두는 것이 길을 헤매지 않고 쉽게 찾을 수 있다.
기항지 관광 안내문은 Shore excursion 데스크에서 받을 수 있다. 기항지 부두에 정박한 후 승객들은 개별관광을 할 수도 있고, 선내에서 투어를 구매해서 단체로 관광을 할 수 있다. 인기가 많은 투어는 일찍 마감이 되기도 하기 때문에 투어를 구매할 생각이라면 일찍 구매하는 것이 좋다. 또한 안내문에 나와있는 관광지를 보고, 선사에서 추천하는 관광지는 어디인지를 파악해 볼 수 있고, 이 관광지에 개별적으로도 갈 수 있는지 알아볼 수 있기 때문에 크루즈의 저스트 고라고 생각하고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2. Guest Services Office 위치 파악하기
Guest Services Office는 핵심 장소이다. 호텔의 프런트 데스크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시패스카드(Seapass card: 방키)가 고장 났거나, 여행 동반자를 찾을 수 없거나, 물건을 잃어버렸거나 등 크루즈 여행 중 문제가 발생했거나, 도움이 필요할 때 찾아야 하는 SOS 같은 곳이다. 선실 및 선내에 있는 전화로 '0'을 누르면 연결되며, 첫날에 이곳 위치를 파악해 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3. 음료 패키지
선내에는 여러 가지 음료 패키지가 있는데, 소다, 커피, 맥주, 와인, 칵테일 등 술, 음료를 많이 마시는 여행자라면 한번 고려해볼 만하다. 처음엔 나도 많이 안 마실 줄 알고 구매를 안 했는데, 마지막 날 전체 계산을 해보니, 패키지를 구매하는 것이 더 저렴했다. 여행자의 기호에 따라 종류가 다른 음료 패키지를 선택할 수 있으니, 음료 패키지를 구매할 생각이 있다면, 첫날에 바로 구매하자!
(*Tip: 첫날에 프로모션을 하므로 더 저렴하다 +_+)
4. 출항 액티비티(Sail away activity) 즐기기
크루즈의 출항을 알리는 출항 액티비티(Sail away activity)는 크루즈의 출항을 알리는 동시에 나의 여행의 시작을 알리는 일종의 기념활동이라고 볼 수 있다. 액티비티가 열리는 위치는 컴퍼스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보통은 오픈 덱, 또는 로열 프로메나드(Royal Promenade)에서 열린다. 승선 후 바쁘게 이리저리 둘러보느라 어리둥절한 상태였다면, 이 액티비티를 참여한 후, '내가 정말 크루즈 여행을 하는구나'하고 느낄 것이다.
액티비티가 끝나면 브리지(Bridge:함교)에서 선장이 기적을 울린다.
"부앙 부앙"
힘찬 기적소리와 함께 나의 설레는 크루즈 여행은 드디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