룬드대학교 사회복지학 석사과정
지난 5월에 스터디인스웨덴코리아에서 2021년 스웨덴 석사과정 합격자를 대상으로 합격 수기 공모전을 개최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예비 유학생 독자분과 나누면 좋을 유익하고 알찬 내용을 보내주셨고, 고심 끝에 우수작 3개를 선정해 브런치에 연재합니다.
두 번째 이야기를 전해주실 분은 룬드대학교 사회복지학 석사과정(MSc in Welfare Policies and Management)에 합격한 류희원 님입니다. 류희원 님은 학부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고, 오는 9월부터 룬드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계획입니다. 그럼, 류희원 님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들어볼까요?
2021년 가을학기 스웨덴의 룬드대학교, MSc programme in Welfare Policies and Management 석사과정을 1 지망으로 지원했고, 감사하게도 좋은 결과를 얻게 되어 합격했다. 우선, 이 수기를 쓸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너무 기쁘다. 사실 지금은 합격을 했기 때문에 웃으면서 수기를 쓸 수 있지만, 석사 지원을 결정하고 준비하고 합격을 하게 되기까지 과정이 마냥 쉽지만은 않았기 때문에 정말 말 그대로 눈물 나는 합격 수기를 써보고자 한다. 어떻게 지원을 결정했는지부터, 지원 과정, 준비과정을 단계별로 상세하게, 그리고 마지막에는 무려 장학금을 받게 된 계기까지 적어보도록 하겠다.
우선, 합격을 하게 되면 www.universityadmissions.se (스웨덴 학사, 석사 지원 및 수강신청 웹사이트)에서 다음과 같은 화면을 볼 수 있다.
합격 시 비 EU 국가 학생들은 conditionally admitted가 바로 합격을 의미한다. (학비를 내야 하기 때문)
스웨덴에서 석사를 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이유를 이야기하자면,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3년 전 학부생 3학년이었던 나는 사회복지학과를 전공하며, 사회복지학 안에서도 북유럽의 사회민주주의 복지 모델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스웨덴과 같은 북유럽 국가에서 사회복지 정책들이 어떻게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실제 사람들이 체감하는 만족도는 어떤지 직접 배우고, 경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해외에서 살아보기라는 나의 오랜 버킷리스트와 학문적인 욕구가 맞물리면서 스웨덴으로 교환학생을 떠나게 된다.
그렇게 2018년 8월부터 2019년 6월까지 약 1년간 스웨덴 북부의 우메오대학교에서 교환학생을 하게 되는데, 그때의 1년이 나의 인생의 터닝포인트였다. 다양한 국가, 인종의 친구들과 같이 공부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생각의 전환이 크게 일어났다. 또한 좋은 기회로 약 한 달 반 정도 우메오에 있는 Karnhuset이라는 정신장애인을 위한 지역복지센터에서 인턴십을 하며, 스웨덴의 복지 현장을 가능하게 만드는 원동력인 복지정책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학부 졸업 이후 스웨덴에서 석사의 길을 걷겠노라 결심하는 계기가 되었다.
우선 석사에 대한 결심은 학부 때 미리 했지만, 본격적인 석사 준비는 2020년 8월에 학부 졸업을 하고 나서 시작했다. 당시 하고 있던 일과 병행하여 준비했지만, 어학성적을 취득하는 일을 제외하면 시간을 많이 소요되는 요소는 없었기 때문에 석사 준비를 시작한 8월부터 실제 지원을 완료한 2020년 12월까지 약 5개월 동안 촉박하지 않게 준비를 할 수 있었다.
시간 순서대로, 준비에 걸린 시간을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1) 8월~9월: 어학성적(1~2개월 걸림/ 시험을 3번 치렀기 때문에)
2) 10월~11월: 주한 스웨덴 대사관 유학박람회 참여/ 지원 학교 및 프로그램 탐색과 결정/ 지원 및 지원료 결제
3) 12월: SOP 작성(3주 걸림/2주 내용 쓰기, 1주 꼼꼼히 번역) 제출서류들 준비
4) 12월 24일: 모든 서류 제출(모든 지원 마무리)
그럼 이제 전반적으로 지원을 준비하며 필요했던 것들을 단계별로 설명하겠다.
Step 1) 학과(프로그램) & 학교 결정하고 지망 순위 정하기!
아마 스웨덴으로 석사를 지원하려고 준비하시는 많은 분들이 공부하고자 하는 프로그램과 대학, 각 프로그램별 지망 순위를 정하는 과정이 다소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다행인지, 아쉬운 일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석사 프로그램에 사회복지 관련 프로그램이 정말 한정적이었기에, 학교와 프로그램을 결정하는 일이 생각보다는 단순하고 빠르게 끝났다. 룬드대학교의 '복지정책과 관리'학 과정은 내 관심 분야와 가장 부합하면서 프로그램 웹페이지를 통해서 강의 syllabus와 학과 소개, career path 등을 꼼꼼히 살펴봤을 때, 배우고자 하는 내용이 가장 잘 들어 있는 것 같아서 1 지망으로 고민 없이 지원을 했다. 2 지망은 예테보리 대학교의 'social work and human rights' 프로그램으로 지원을 했다. (3, 4 지망은 쓰지 않았다) 앞으로 지원을 준비하실 분들도 스웨덴 석사 지원 웹사이트 www.universityadmissions.se에서 필터 기능과 키워드 검색 기능을 통해 지원 가능한 프로그램들의 홈페이지를 하나하나씩 들어가서 꼼꼼히 학과 소개, 커리큘럼, 강의 syllabus, 졸업 후 진로 방향을 잘 읽어본 후 1 지망부터 결정하시면 될 것 같다. (이건 꿀팁인데, 학과 교수님들 명단을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기 때문에 구글링을 통해 교수님들이 발행한 논문 초록 정도를 간단히 읽어보면 학과가 어떤 분야의 연구를 활발히 하는지 참고를 할 수 있어서 결정에 도움이 된다.)
Step 2) 지원자격조건 충족 & 어학성적 취득하기 (TOEFL IBT 90 or IELTS 6.5)
Entry requirements라고 한다. 학교마다, 프로그램마다 지원을 할 수 있는 자격 조건이 제 각각 상이하기 때문에 Step 1에서 프로그램을 결정하면서 지원 자격 조건을 확인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했다. 1 지망으로 지원한 룬드대학교의 복지정책관리 프로그램은 첫째, 정치학/사회복지학/ 사회학의 세 가지 중 한 가지의 학부 학위(졸업증명서) 둘째, 어학성적(토플 IBT 90점 이상, 아이엘츠 6.5 이상)을 지원 자격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었다. 2 지망으로 지원한 예테보리 대학교의 경우엔, 어학성적만을 지원 자격으로 요구하고 있었고, 학부 전공은 상관이 없었다. 사회복지학과의 학위는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나에겐 최소 어학성적을 맞추는 일만 남아있었는데, 이 과정이 참 눈물겨웠다. 토플 90점 이상이라는 기준이 라이팅에서는 최소 20점 이상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기 때문이다. 처음에 시험을 봤을 때, 총점은 90점을 넘겨서 좋아했지만, 라이팅 최소 20점 기준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다시 시험을 치렀다. 그러나 2번째 시험에서조차 총점은 100점의 꽤 좋은 성적을 받고도, 라이팅 17점이 나와 멘붕에 빠진다. 설마 어학성적 기준을 못 맞춰서 지원도 못 해보고 끝나는 건가 불안했는데, 다행히 3번째 시험에서는 총점 104점에 라이팅 24점을 받아내면서 어학성적 기준을 맞추게 되었다. 혹시 이 글을 읽고, 나처럼 라이팅 최소 기준에 대해 고민이신 분이 있다면, 댓글 혹은 이메일(ledd47@naver.com)을 통해 남겨주시면, 내가 울면서 습득한 라이팅 성적 올리는 꿀팁을 전부 공유해드리려 한다.
Step 3) 온라인 지원 & 서류 제출
2021 가을학기 스웨덴 석사 지원 가능 시기는 2020년 10월 말 ~ 2021년 1월 15일까지였고, 2021년 1월 31일은 서류제출을 완료해야 하는 마감일이었다. 한국에서 대학교 수시 원서 접수할 때와 비교하면 굉장히 긴 시간이라, 다소 여유를 갖고 서류를 준비할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좋았지만, 주한 스웨덴 대사관 주최 스웨덴 석사 유학박람회에서 일찍 서류를 제출할수록 혹시 서류상에 문제가 있을 경우에 연락을 받아 수정할 기회를 얻는 경우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2020년 12월 말을 지원과 서류 제출의 마지막 마감기한이라고 생각하고 준비했다. 앞서 말한 스웨덴 석사 지원 웹사이트를 통해 11월 유학박람회 참여 이후 지원하고자 하는 학교, 프로그램과 지망순위를 완전히 결정 내리고 웹사이트 application에서 선택한 후 한화로 약 12만 원이 되는 돈을 결제하니, 결제 완료를 안내하는 창이 뜨면서 application이 완료되었다. 이후, 1 지망이었던 룬드대학교 복지정책관리 프로그램에서 요구한 서류 첫째, 사회복지학 졸업증명서. 둘째, 학부 성적(성적증명서). 셋째, 어학성적. 넷째, SOP(지원동기서). 다섯째, 학부논문(첫 5페이지)을 준비해야 했다. (2 지망은 요구 서류가 없었다.)
SOP는 제가 지원한 프로그램에서는 요구하는 질문이 있었고, 그에 대한 답을 하는 방식으로 500~600 단어를 작성해야 했고, 학부 논문은 내 졸업논문 앞 5페이지를 영문으로 번역하는 작업을 해야 했다. (SOP와 학부 논문에 대한 자세한 내용과 꿀팁은 3번에서 더 다뤄보도록 하겠다) 이 다섯 가지 서류를 다 준비해서 업로드를 목표했던 2020년 12월 말까지 모두 pdf 업로드를 하면서 사실상 석사 지원의 모든 과정이 끝이 났다.
Step 4) 기다림 & 부지런히 메일 박스 확인
석사 지원을 완료하고 결과가 발표된 4월 9일까지는 하루에 한 번씩은 꼭 지원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로그인하고, mail box에 온 안내는 없는지 항상 체크했다. 그리고 겸허히 결과를 기다렸다.
첫째, 학부 학점이 전부는 아니지만, 고고익선!
대사관 유학박람회에서 스웨덴 석사 입학담당자님들이 직접 "한국 학생들이 학점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는 것은 알지만, 학점이 절대 전부가 아니라고" 강조하신 만큼 학점이 합격 당락을 결정하는 전부는 절대 아니라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당연한 말일 수도 있지만, 학점이 높을수록 합격 확률이 높아진다고 생각한다. 이미 학부를 졸업하고 학부 성적이 결정된 이후에 석사를 결정하게 된다면, 당연히 이미 정해진 학점을 바꿀 수 없기 때문에 학점 이외의 것들을 꼼꼼히 준비해서 지원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겠지만, 나와 같이 학부 중간에 석사를 결정하게 된다면 최대한 학부 성적을 높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나는 이전에도 학점 관리를 하긴 했지만, 석사 결심 이후 학기부터는 학부 공부를 2배로 더 열심히 했다. 그래서 4.41의 학점으로 졸업을 했고, 이것이 학업에 대한 의욕을 보여줄 수 있었던 요소였기 때문에 SOP 작성 때 강조하여 언급하면서 큰 도움이 되었다.
둘째, 지원하고자 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많은 서치!
나는 지원하고자 하는 프로그램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얻을 수 있는 최대한의 정보를 얻으려고 노력했다. 예를 들어, 홈페이지에서 교수님들의 이름과 발행하신 논문 제목을 직접 구글링 해서 논문 초록을 읽어봤고, 관심 분야가 비슷한 교수님의 논문을 실제 SOP에 언급하여 학과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보일 수 있었다. 또한 학과에서 매주 학생들을 대상으로 여는 워크숍의 내용도 읽어보고 SOP 학업계획을 쓰는 데 참고했다. 무엇보다 이 학과가 내가 공부하고자 하는 분야와 잘 맞는가에 대한 탐색이 덤으로 가능하기 때문에, 프로그램에 대해 정보를 찾으면 찾을수록 더 자신감을 가지고 지원할 수 있었다.
셋째, SOP를 매력적으로 쓰는 tip!
SOP의 첫 문단은 읽는 사람의 관심을 끌 만한 이야기로 시작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나는 학부 때 스웨덴 교환학생을 하고 그곳에서 인턴십을 하며 생겼던 일화를 소개했고, 그 일화부터 시작해서 어떻게 스웨덴 석사 결심으로까지 이어졌는지를 풀어썼다. 각자 스웨덴 석사를 결심하게 된 이유에 대해 관련된 사건 혹은 경험으로 SOP를 시작하면, 다른 지원자와 '차별화된 매력적인 SOP'를 만들 수 있는 것 같다. 두 번째 문단은 학문적인 부분에 있어서 자기 자랑(?)과 함께 내 연구 관심 분야를 적었는데, 학부 시절 꾸준히 했던 학회 활동을 통해 가지게 된 관심 분야와 나의 강점들을 엮어냈다. 마지막 문단은 학업계획과 졸업 이후 계획을 중심으로 적었다.
SOP에 있어서 학부 시절 친하게 지냈던 교수님께 한 번 읽어 봐주실 것을 부탁했는데, 아무래도 교수님들은 직접 한국에서 석사생들을 선발하시기 때문에, 도움이 되는 조언을 많이 얻을 수 있었다.
넷째,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통로 & 네트워킹 백배 활용!
나는 스웨덴 교환학생을 할 당시에 알고 지냈던 우메오 대학교 석, 박사 한국인 언니, 오빠들을 통해서 지원 시 주의할 점, 꿀팁들을 얻기도 하고, 마음의 위안도 많이 얻을 수 있었다. 나처럼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이 없더라도, 주한 스웨덴 대사관에서 석사 유학박람회를 개최하고 도움이 되는 정보를 브런치를 통해 많이 올리기 때문에 이런 기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실제로 나도 90% 이상의 정보를 주한 스웨덴 대사관 박람회와 브런치에서 얻었다) 또한, 유튜브나 브런치, 네이버 블로그에 스웨덴 유학 관련 글을 올려주시는 감사한 선배님들께 적극적으로 댓글, 메일을 보내며 이것저것 궁금한 것들을 해결할 수 있었다. 나 역시 앞으로 꾸준히 블로그, 브런치, 유튜브 등에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자 하오니, 언제든 찾아주세요!
https://www.youtube.com/channel/UCud5r69kRJU2gLcd7aIp7qQ
사실 석사를 위해 열심히 재정을 모아놨지만, 2년 동안 생활비 및 학비를 다 내기에는 많이 부족한 금액이라, 여러 가지 고민이 있었다.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Lund Global Scholarship에 지원했고, 합격 발표가 난 당일에 이메일로 장학금 안내 메일이 왔다. 장학금은 Motivation Letter를 써서 냈어야 했는데, SOP와 비슷한 맥락으로 썼지만, 편지 형식이면서 장학금을 받아야 하는 이유를 호소하는 방식으로 썼다. 장학금에 대한 내용은 석사를 준비하시는 분들 대다수 궁금해하실 분들이 많을 것 같기 때문에 개인 블로그에 더 자세히 게시해놓았다.
장학금을 받는다는 소식을 들은 날, 정말 가족들이랑 부둥켜안고 웃다가 울다가 방방 뛰었던 기억이 난다. 석사를 결심하고, 스웨덴 석사 지원 과정을 찾아보면서 생각보다 간단하다고 처음엔 생각했는데, 막상 준비해보니, 미래가 결정되는 일이어서 인지 모든 것이 결정하기에 어렵고 SOP도 한 글자 한 글자 쓰는 것이 고민되고, 어학성적 받는 것부터 난관이 있어서, 쉽다면 쉽고, 어렵다면 어렵게 울다가 웃다가 하면서 준비를 했던 것 같다. 그래도 내가 하고 싶은 꿈을 위해 나아가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돌이켜보면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해서 준비한 내가 대견스럽기도 하고, 더욱더 겸손하게 주어진 기회에 감사하면서 열심히 공부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이 사회에 보답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상으로 눈물겨운(?) 스웨덴 석사 합격 수기 및 소감을 마치도록 하겠다.
주) 본 수기의 내용은 주한 스웨덴 대사관 스터디인스웨덴코리아 프로그램의 공식 입장과 무관하며, 수기 작성자 개인의 의견임을 밝힙니다.
커버 이미지 해설: 스웨덴 우메오 대학교 교환학생 당시 겨울, 숲에서 친구들과 스웨덴에 다시 돌아오고 싶다는 소원을 빌던 때 (출처: 류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