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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내가 잘할 수 있을 것 같아

학계를 떠나 회사로 가기로 결심하다



"병원을 한번 운영해 보려고. 

내가 잘할 수 있을 것 같아."




실력 있고 제자들에게 인정받는 가정의학과 전문의 최승희. 최승희는 대학 시절 만났던 서인호와의 불륜 관계에서 생긴 아이를 남자 몰래 낳아 키운다. 오랜 시간이 지나 최승희는 그 남자와 같은 대학 병원에서 일하며 불륜 관계를 이어간다. 능력 있고 똑 부러지는 성격임에도 남자가 이혼하고 자신의 남편이자 자기 딸의 아빠로서 존재해 주기를 바라며 다소 이성적이지 못한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남자는 오랜 세월 자신이 의지하고 가정을 지켜주었던 아내 차정숙과의 결혼 생활을 유지하고 최승희와 이별하기로 결심한다. 물론 결말은 두 여자 모두와의 이별이었다.



최승희는 대학 병원을 떠나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 그리고 자신을 필요로 하는 일을 찾아 선택한다.  그리고 서인호에게 자신 있게 말한다. "내가 잘할 수 있을 것 같아."


학계에 계속 남아 있을 것인지, 아니면 회사로 갈 것인지 오래 고민했다. 학계에 있고 싶은 마음뿐이었던 나의 생각은 어느새 변해 학계를 떠나 회사로 가고 싶다는 마음으로 변했다. 마음은 변한 지 오래인데 자신은 없었다. 자신 있음을 따지자면 사실 학계에 계속 남아 있는 것도 딱히 자신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학계는 익숙했다. 회사는 완전히 다른 세계이다. 내가 회사를 갈 수 있을까? 내가 회사에 가서 잘할 수 있을까? 학계에 오래 있었던 내가 회사에 가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그러던 어느 날 내 머릿속에 산뜻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잘할 수 있을 것 같아.". 잘못된 선택들과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 슬픔으로 자책과 자괴감이 가득할 수 있는 삶에서 나아가며 최승희가 한 말이었다. 내가 정말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믿음이 가득 담겨 있던 그 말. 난데없이 들려온 그 목소리가 나에게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믿음을 주었다.






내가 잘할 수 있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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