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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토리 Sep 06. 2022

나만의 특별한 삶

타이탄의 도구들

구글의 임원을 지냈던 크리스 사카(Chris sacca)는 실리콘밸리의 전설적 투자자로 꼽힌다. 하지만 그는 실리콘밸리가 있는 샌프란시스코에 살지 않는다. 그는 트러키(Truckee)라는 시골 마을에 있는 통나무집에 산다. 첨단 기술과 투자와는 거리가 먼 스키와 하이킹을 즐기기에 맞춤인 곳에 전설적 투자자가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그는 말한다. "공격적인 삶을 살고 싶었다. 끊임없이 커피를 들이키며 하루를 보내는 대신 좀 더 삶의 본질적 가치에 집중할 시간을 갖고 싶었다. 내가 배우고 싶은 걸 배우고, 만들고 싶은 걸 만들고, 진심으로 성장시키고픈 관계에 투자하고 싶었다."


그가 이 통나무집에 온 것은 아직 투자 게임에서 돈을 벌지 못했던 젊은 시절의 일이다. 모두가 실리콘밸리로 모여들 때 그는 가까스로 돈을 빌려 이곳으로 왔다. 크리스는 지금껏 자신의 삶에서 이 통나무집을 산 것을 최고의 투자로 꼽는다."돈을 벌려면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 아는 게 무척이나 중요하다. 내가 원하는 곳에 있어야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돈을 벌 수 있다. 원하는 방식으로 돈을 벌지 않으면, 돈을 벌어도 행복해지지 않는다."


높은 연봉 대신 그는 대도시, 고층빌딩 숲, 전화벨, 서류 더미, 회의에서의 탈출을 선택했다. 그의 시골집은 점점 입소문이 나면서 젊고 유망한 창업가들의 창조적 아이디어 구상을 돕는 아지트가 되었다. 그들은 작은 욕조와 좁은 침대긴 하지만 창밖으로는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지는 크리스의 오두막에서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인생의 중요한 가치들에 대해 마음껏 대화하고 머리를 식히고 마음을 힐링했다. 그것은 친밀한 우정과 돈독한 신뢰, 연대감, 공감, 크리에이티브한 협업의 밑바탕이 되었고, 결국 돈을 벌어다 주었다. 우버와 트위터, 인스타그램과 킥스타터는 그렇게 탄생했고, 그의 시골집엔 이제 창업가들은 물론 늘 영감을 필요로 하는 작가들과 아티스트들의 분주한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크리스는 이렇게 말했다. "인생에는 두 가지 패턴이 존재한다. 공격적인 삶과 수비적인 삶이다. 돈을 잃고 싶지 않다면 수비적인 삶을, 돈을 벌고 싶다면 공격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 수비적인 삶은 내 삶을 타인에게 맡기는 것이다. 공격적인 삶이란 내가 내 삶의 조건들을 주도해나가는 삶이다. 이 둘 중 어느 것을 택해도 좋다. 단, 돈을 벌고 싶다면 공격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 승부를 결정하는 골은 대부분 공격수들이 넣기 떄문이다."


크리스는 '오늘의 할 일 목록'을 대신해 '오직 나만의 할 일 목록'을 만들 것을 주문했다. 아침에 타인에게 받은 메일함을 뒤지는 건 수비적인 삶이다. 메일함을 빠져나와 나만의 할 일 목록으로 삶의 중심을 옮기는 것, 그것이 성공의 첫 걸음이다.


크리스는 미네소타 대학교 졸업식에서 다음과 같은 연설을 했다. 감동적인 연설의 한 부분을 인용하며 마무리하겠다.

"생각해보십시오, 여러분의 오랜 친구들이 여러분을 좋아한 이유를요. 아마도 그들은 여러분이 뭔가 독특한 부분이 있어서 좋아했을 겁니다. 유난히 개구쟁이였거나 뭔가를 유독 잘 만들었거나, 노래를 간드러지게 불렀거나 달리기를 잘했거나, 아니면 유난히 말수가 적고 조용했다거나...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친구들이 좋아했던 당신만의 독특함과 유별남을 당당하게 드러내며 살아가세요. 당신의 독특함과 유별남이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해 주고, 당신을 돋보이게 해 주고, 취업과 사업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스트레스와 압박을 받는다는 이유로 당신의 독특함과 유별남을 꼭꼭 가면 뒤에 숨겨 놓지 마십시오. 그러면 타인과 똑같은 얼굴로 살게 됩니다. 유별나게 살다 보면, 독특하게 살다 보면 최고의 행복을 발견하게 될 지 모릅니다."




크리스가 하고 싶은 말은 결국 온전히 나 자신에게 집중하라는 것 같다. 내가 좋아하던 것, 나만의 특별하고 유별난 특징을 찾아보고, 내가 편안하고 좋아하는 공간에서 나의 능력을 마음껏 펼쳐 보라는 것이다.


내가 살아왔던 인생, 만났던 사람들, 기뻤던 즐겁던 순간들을 곰곰히 떠올리면서 나라는 사람에 대해 조금 더 집중해보게 되었다. 생각하지 않으면 시간은 너무 빨리 흘러가버린다. 요즘은 그런 시간들을 붙잡기 위해서 매일 일기를 쓰려고 노력한다. 일단 쓰기 시작하면 또 할 말은 참 많은 것 같다. 묻어뒀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라 할 말이 많아진다.


책에서는 '배거본딩(vagabonding)'이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잠시 머리를 식히기 위해 여름휴가에 떠나는 여행이 아닌, 더 긴 시간을 들여 더 깊이 관찰하며 세상을 걷는 여행 전통이라고 한다. 언젠가 꼭 베거본딩을 떠나보고 싶다. 내 안의 뭔가를 그만두어야만, 뭔가가 다시 시작된다.


평생 우리의 숙제는 나 자신을 탐구하고 내 잠재력을 일깨우는 일인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 베거본딩도 떠나 보고, 나를 수없이 되돌아보고, 여러가지 도전을 해보며 깨달음을 얻는다. 나의 마음에서 들리는 작은 소리에 귀기울여 주고,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일을 하고 싶다. 내 삶에 주도권을 갖고, 공격수가 되어 골을 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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