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아싸 직장러 관점에서 본 직장인 이야기
일도 못하고 늦은 시간까지 놀다가 메일을 보내는 '잠만보'가 1) 나이가 많아서, 2) 승진할 기간이 되어서 라는 이유로 본인의 평가를 또 내려놓아야 한다는 소식에 한껏 열받은 피카추는 이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화가 났었다. (본 글의 전편은 하단 링크를 참고)
나 역시 그랬다. 가장 중요하다는 내 감정을 정화하지 못했다. 아니, 나는 감정을 정화하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 방법이 실질적으로는 정화가 아니라 더욱 상황을 악화시킨다는 것을 모른 채 말이다.
폭발할 것 같았던 상황에서, 술을 먹으면 왠지 이 상황이 해소되는 기분이 든다. '단주 이야기'에서도 다뤘지만, 알코올이 분비되면서 초기에 뇌를 즐겁게 해주는 것에 자꾸 의존하게 되고, 폭음을 이어가고 또 내 몸이 이겨내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서, 결국에 문제는 그대로 남아있는 상황이 된다.
그리고 몸이 축나 있으니, 비슷한 감정의 문제가 다가오면 아주 작은 감정의 변화에도 사무칠 만큼 힘들어한다.
편한 사람들에게 내 상태를 많이도 호소했었다. 그 호소라는 것도 한두 번이지, 반복되다 보면 상대는 괴로울 수밖에 없다. 물론 정신과 의사분들처럼 그 행위를 업으로 하는 분들이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나쁘지 않았던 선배로 나를 생각하고 있었던 친했던 사람들에게 기댔던 것은 참 모자란 행동이었다.
실제로 내가 상태가 좋아진 후에, 누군가가 나에게 기대는 것을 느끼면 그 또한 부담이 된다는 사실을 제대로 느꼈다. 법정 스님 정도는 되어야 누군가의 힘든 감정을 매번 들어줄 수 있지 않을까?
퇴근 후든 주말이든 시간이 비면 닥치는 대로 누워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심각할 정도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물론 피곤하면 잠을 잘 수 있겠으나, 내 상태는 병적이었다. 30초면 끝나는 일을 하기 싫어 미루고 또 미뤘다. 아이들 보기 부끄러울 정도로 지금 돌이켜 보면 심각한 상황이었다.
회사에서는 눈 뜨고 있는 것도 버거웠고, 없는 사람처럼 지냈었다. 긴급하다는 요청 메일을 못 본척하고, 플래그만 지정해놓고는 움직이지 못했다. 내가 감히 할 수 없는 일들이라 생각하고, 더욱더 동굴로 들어가게 되었다.
내 감정의 악순환에 일등공신이었던 술을 인생에서 지우기로 했다. 술을 마시고 나면 다음날 아침부터 그다음 날 아침까지 통째로 사라지는, '최강 허약체'인 나였기에 술을 끊으면 대체 어떤 변화가 있을지 궁금했다.
단주를 시작하고 약 150일 정도 지난 후부터 조금씩 효과가 생겼던 것 같다. 절대로 쌓이지 않던 에너지가 몸속에서 조금씩 축척되고 있음을 느꼈고, 그렇게 소중하게 쌓인 에너지들을 매일 아침 5시 30분에 일어나, 10분 도서 & 20분 글쓰기에 쓰고 있다.
'정신과 의사 정우열'님의 영혼이 담긴 도서 "힘들어도 사람한테 너무 기대지 마세요"를 우연히 알게 되고 나서, 너무나 좋은 사례들과 지침들에게서 큰 도움을 받았다. "사람은 생각보다 별로다"로 시작하는 이야기부터 터 "내 안의 짐승을 인정하면 마음은 편해지기 시작한다",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면서 듣기", "나의 감정은 날씨와 같은 것"부터 하나하나 나에게 와닿지 않은 것이 거의 없었다.
특히나 마지막 챕터의 "마음을 회복하는 세 가지 방법"에서 '잠 잘 자기, 잘 먹기, 운동하기'의 지침은 내게 큰 도움이 되었다.
"잠 7시간 챙겨 자기(모자랄 경우에는 꼭 낮잠으로 보충하기)"
"밥 세끼 꼭 챙겨 먹기(컨디션 안 좋을 때는 간헐적 단식도 잠시 중지)"
"하루 30분 정도 땀나는 운동하기"
이 3가지를 통해서 몸이 좋아지면 인간관계에 대해서는 저절로 회복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 잠이 모자라거나, 밥을 안 챙겨 먹거나, 운동을 하지 않거나 이 중 한 가지라도 소홀하게 하지 않는 것이 정말 중요함을 몸으로 체감할 수 있었다. (책 내용이 궁금하실 분들은, 제일 하단의 교보문고 상세 페이지 링크 참고)
외벌이 직장인에게 혹시나 단 하나의 불이익이 있을까 봐 정신과 방문을 참 주저했었다. 정신과를 방문했다는 이유로 운전 중에 발생한 사고도, 고의에 의한 사고일 것이라는 일부 보험사의 '비용 절감 행태' 때문에 선뜻 갈 수가 없었다. 구글에서 끊임없이 정신과에 대한 후기를 찾았지만, 몸에 맞는 약물과 선생님을 찾아다니기까지의 기회비용은 물론, 또 찾았다고 해서 약을 끊는 것이 참 어렵다는 이야기를 보면서 마음을 다잡았었다. (매일 먹어야 하는 약은 "탈모약" 하나만으로도 벅차다.)
그때 참 많은 이야기를 찾았던 곳이 이곳 "브런치"였다. 궁금하신 분들은 구글 검색창에
"조울증 브런치"
"정신과약 브런치"
"단주 브런치"
로 검색해 보자. 브런치 작가님들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볼 수 있다.
그러다가 마음의 정화에 대한 이야기까지 이어졌고, 가장 손쉬운 정화 방법인 "호오포노포노"까지 이르게 되었다. 자세한 정보들은 너무나 많이 있으니, 핵심만 뽑아 1분 컷으로 요약해 보겠다.
"호오포노포노"는 하와이에서 전해지는 문제 해결방법이며, 불교의 "공"사상과 비슷하다.
"미용고사"라는 네 가지 말로 이어진다. "미안합니다, 용서하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이 네 가지 말을 나의 내면의 존재에게 전한다고 생각하며 반복한다.
모든 문제는 "나의 책임"이며, 이 네 가지 말로 "나의 내면"을 정화시킬 수 있다.
요 네 가지의 말들을 비타민을 먹듯이, 마음의 답답함이 차오를 때마다 반복했고 생각보다 큰 효과를 볼 수 있었다. (본인이 직접 효과를 본 방법이다. 특정 종교와는 큰 상관이 없다고 느끼는 부분이 나는 냉담교이긴 하지만 2002년에 세례를 받은 후 천주교 신자로 살아가고 있는데, 내 믿음에 1의 변화도 없었다.)
오늘이 연차라 여유가 있는 날이긴 했지만, 이렇게까지 길게 쓸 생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시작만 하면 길어질까요. 아직 내공이 없어서겠죠;;;) 저와 비슷한 고민을 했던 분이 계시다면, '먼지만큼'이라도 도움이 되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적었습니다. 보시다가 궁금한 부분이 생기시면 편히 댓글로 남겨주세요. , 제 필명이 부끄럽지 않도록 피드백해드리겠습니다. 그럼 모두 즐거운 한 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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