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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실컨설턴트 Nov 11. 2024

처방

이러다 다 죽어


지금은 약간 이런 상황이야. 이빨이 너무 아파. 충치가 심해 신경이 상한거지. 회의를 해서 결론을 이렇게 내려. '이빨을 잘 안 닦아서 그런거야' (사실 이건 원인이지 결론이 아냐) 신속하게 조치가 내려와. 앞으로 하루에 세 번, 시간 맞춰 이빨을 꼼꼼히 닦는다. 아무도 부정할 수 없어. 너무나 맞는 말이거든. 그러고는 다음날부터 관리를 해. 체크리스트를 만들고 인별, 팀별 완료율과 진척율을 보고하래. 신호등도 만들어 부쳐. 당연히 이빨은 계속 아프겠지. 조사해 봤더니 두 번만 닦는 놈도 있고, 3분 닦으랬는데 2분만 닦은 불성실한 놈도 있어. 자아 비판을 시켜. 그리고 횟수와 시간을 지킬 보완책과 KPI를 만들고 관리해. 더 혹독하게 갈구는 건 덤이야. 상황이 좋아졌을까? 이빨은 더 아파. 하지만 다 괜찮다고 해. 참고 숨기다 도저히 못 참아서 문제가 불거져. 더 이상 방법이 없으니 방향이 잘못됐다 했을까. 조치사항은 더 할게 무궁무진했어. 치약을 너무 많이 짜서 그래. 정량을 정의하고 지키도록 하자. 짜는 순서가 틀렸에. 치솔 뿌리부터 짜야해. 마지막에 물을 묻혀서 불소가 죽었어... 수 백 개가 더 나왔어. 관리할 항목은 많아지고 과로사하는 관리자가 생겨. 이게 지금 여기서 벌어지는 일이야. 넌 아니라고 자신할 수 있을까? 그런데 왜 아무도 이빨 뽑자는 얘기는 안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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