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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찰리의 퇴근학교 Nov 02. 2024

이직에 성공한다는 것의 진짜 의미

커리어를 도약시키고 은퇴를 늦추는 방법



들숨에 현타, 날숨에 퇴사생각,

이직, 잘하고 있는 걸까?


우리가 이직을 멈추지 못하는 이유는 자신에게 잘 맞는 완벽한 조직이 거의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조직을 찾을 시간에 창업하는 것이 차라리 빠르다만, 해본 분은 아시겠지만 또 다른 더 큰 고통이 밀려온다. 이직이 쉬워진 지금도 이직을 고려할 때 많은 경우 연봉, 직주근접, 워라벨, 회사의 네임벨류 등 현실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보인다. 연봉 앞자리가 바뀌었다고 성공한 것일까? 사람들이 더 많이 아는 회사로 이직해서 마음이 편해졌을까? 이러한 방향의 이직 만족도는 이내 짧게 그칠 가능성이 높다. 보통의 월급 수준으로 단번에 번듯한 아파트를 산다던가, 삶이 개벽되는 경험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새로운 곳에서 또 아쉬운 부분을 발견하기 대문이다.


요즘은 이직 후 만족감이 더 빨리 소진되는 느낌인데, 아마도 살날이 더 길어졌고, 그만큼 돈을 벌어야 하는 기간을 더 가져가야 하기 때문일 수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 이직의 본질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가끔 이직을 리프레시 차원에서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여전히 위와 같은 현실 개선 방향의 이직은 무한한 이직 욕구에 나를 노출시키는 것과 같아 보인다. 




차별화된 커리어를 만드는 사람들

이직할 때 무엇을 고려했을까?


내 가까운 지인 중에는 1997년 서울대 공대 학사를 졸업하고 회사를 재직하다가 석사에도 재직하며 2군데의 회사를 놓고 이직을 저울질했던 분이 있다. 삼성 등 기존 대기업을 가기보다는 웹 브라우저가 제대로 구현되지도 않았던 시절, 새롭게 열리는 산업이 어디이며, 그중에 어떤 회사를 갈지 고민했다고 했다. 그 2군데 중 한 회사는 네이버였다. 결국에는 네이버가 아닌 다른 회사를 선택해 술자리에서는 네이버를 가지 않은 것을 안타깝다고 하면서도, 퇴직을 앞둔 그는 여전히 현업에서 CTO를 하고 있고, 상당한 주식 부자의 반열에 올라 있다. 


또 다른 내 가까운 지인 중에는 2012년 적당한 인서울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엄빠가 대단히 자랑스러워할 만한 한 금융사를 취업했다. 근 1년을 재직하다가 들들 볶는 내부 사람에 못 이겨 퇴사하고, 이후 1년 간 세상 돌아가는 공부를 했다. 고등학교를 함께 다닌 동네친구였기 때문에 회사를 다니던 나는 매월, 혹은 격주로 저녁에 만나 치맥하며 무슨 공부를 하고 있냐고 물었던 기억이 있다. 당시에 친구는 돈 잘 버는 정체된 조직보다 돈을 잘 벌 수 있고, 전에는 많이 해보지 않은 일이라 나중에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이 적어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를 고민한다고 했다. 그 친구는 곧 한 작은 회사에 취업했는데, 토스, 컬리, 배민 중 한 기업의 초기 창업 멤버이며 아직도 재직 중이다. 당연히 앞으로의 커리어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 상태이다.


몇몇 실제 사례가 더 있지만, 성공적인 이직이었다고 나중에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은 우리가 자주 고민하는 초봉, 회사의 네임밸류, 직주근접, 워라밸이 아니었다. 물론 삼성 등 최고의 대우를 해주는 기업에서 만족하는 일부의 경우를 빼고 말이다. 몇몇 커리어를 잘 쌓는 사람들에게서 얻은 인사이트는 처우를 생각하기 이전 단계에서 해당 국가에서 새롭게 발 돋는 산업을 지켜봤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선택을 할 당시에는 아무도 모르는 소규모의 회사에서, 자신의 선택을 믿고 꽤나 만족하면서 회사를 재직했다는 것이다. 




진심으로 이직이 고민될 때,

산업 발전 단계를 확인해 보자


지금은 어떨까? 하나도 다르지 않다. 제조업의 성장률이 정체됐지만, IT산업이 부흥했고, 특히 플랫폼 사업이 떠올랐다가 정체기로 접어들었다. AI, 소재, 헬스케어, 물류 등 새로운 산업이 떠오르고 있다. 이직을 통해 정말 현생을 나아지게 하고 싶다면,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어떤 새로운 영역에서 펼쳐볼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지 않을까 싶다. 그 결정으로 망할 회사에 입사하게 될 수도 있지만 현실에서는 위메프에 재직했던 사람이 쿠팡을 가고, 반찬 프랜차이즈 회사를 다녔던 사람이 컬리에 간다. 새로운 영역에 용기 있게 몸담았던 사람들은 그 새로운 영역에서 성공한 회사에서 또다시 기회를 부여받는다. 그리고 새롭게 펼쳐진 산업에서 메인 플레이어로서 활동할 수 있는 무한한 기회가 주어진다


커리어를 잘 쌓고, 경제적으로 적당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오랫동안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 이 3가지는 이직이나 인생에 있어 따로 생각하고 결정하는 토픽들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반드시 창업을 하지 않더라도,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에 귀를 잘 기울이고 있다면 자신이 맞다고 생각하는 방향의 산업 내에서 취업하는 것도 매우 좋은 의사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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