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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들큰철 Mar 03. 2023

이 aㅏㅇi가 재미를 알까요

마크 트웨인, <톰소여의 모험>

“양봉을 배워보는 건 어떨까요?”


“갑자기 웬 양봉?”


“나중엔 서민들은 공장식 농장에서 길러진 채소나 고기를 먹을 텐데 부자들은 밭에서 직접 채소랑 가축을 기르지 않을까요?”


”그래서? “


“채소를 기르려면 수분을 해야 하니까 양봉업자 한 명씩은 고용할 거 아니에요~”


“에이 너무 나갔다”


아는 형과 커피를 마시다가 나온 이야기다. 미래에 뭘 해서 먹고살아야 될까. 그만큼 ai의 발전속도가 무섭다. 없던 직업이 새로 생기고 있던 직업이 생긴다. chat gpt를 써보니 상담원 같은 정보제공 직업의 대체가 빠르게 진행될 것 같다. 그뿐만이 아니라 그림 그려주는 ai는 실사처럼 그림을 뽑아낸다. 몇 가지 콘셉트와 키워드를 넣으면  소설이나 게임의 줄거리를 뽑아줄 테고 그에 맞는 삽화까지 그려낸다면 만화가도 머지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ai는 창작의 재미를 느끼지 못할 거라는 점이다.


이번 일로 톰은 스스로는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인간의 행동을 둘러싼 아주 큰 법칙을 발견했다. 즉 어른이든 아이든 뭔가를 애타 게 원하게 하려면 그게 뭐든 간에 쉽사리 손에 넣을 수 없게 하면 된 다는 것을, 만약 그가 이 책의 저자처럼 위대하고 현명한 철학자였다면 일은 누가 됐든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고, 놀이는 꼭 하지는 않아 도 되는 것이라는 사실을 지금쯤 깨달았을 것이다.
-32p


톰소여가 울타리칠을 하다가 지나가는 친구들을 등쳐먹는 이야기는 너무나 유명하다. 지루한 울타리 칠을 놀이 인척,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척, 가장해서 친구들의 손에 페인트 붓을 쥐여준다. 그 마케팅에 친구들은 자신의 주머니까지 털어가며 너도 나도 하겠다며 울타리 칠을 돕는다. 만화를 그리는 일도 재밌는 놀이처럼 보인다면 ai의 만화와 차별화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만화를 그리는 일이 항상 재밌지는 않다. 오히려 직업이 되고 나서 스트레스가 되는 날이 더 많다. 하지만 이제는 재미가 없더라도 재밌는 척이라도 해야 할 날이 온 게 아닌가 싶다. 이 일은 재밌고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진심으로 자기를 속여서라도 사람들이 좋아해 준다면, 그거 나름대로 재밌는 일이 될 테니까.


ps. 물론 개발자들이 ai가 재미를 느끼는 것처럼 만들 것이라는 것도 나는 알고 있다. 그때는 정말 양봉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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